인생은 어떻게 이야기가 되는가 - 경험이 글이 되는 마법의 기술
메리 카 지음, 권예리 옮김 / 지와인 / 2023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자신의 이야기를 쓰고 싶은 사람들에게 가이드가 되어주는 책.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한번쯤은 생각해 볼 것 같다. 내가 살아온 삶에 대해 글을 쓰고 책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 생각만 하는 사람이 열에 대여섯 쯤 된다면 조금 끄적여 보는 사람들은 서넛 정도 되지 않을까. 그리고 실제로 글을 완성하고 출간까지 하는 사람들은 열에 한 명도 채 안되지 하는 생각이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내 주위에 작가 타이틀을 단 지인이 있어야 할 테니깐.

과거에 내 이야기를 써본 적이 있었다. 그때는 쓴다고 썼는데 시간이 조금 지난 후 읽어보니 도저히 읽을만한 거리가 아니었고 지나친 감성에 읽기가 부끄러웠다. 혼자 보는 것도 창피해서 얼른 지워버렸다. 그러니깐 나는 열에 서넛 정도 되는 사람이었던 것이다.

책을 읽다보니 '삶을 견뎌낸 사람들은 누구나 할 이야기가 있다'라는 문장이 눈에 띄었다. 우리 부부 참 힘들었던 시절, 다 내팽겨치고 제주도에서 한달살기를 했었다. 몸과 마음을 회복하면서 그날 그날 블로그에 하루를 기록했었다. 책을 읽다보니 문득 생각나서 다시 한 번 읽어보았다. 재미있다. 그 속에 우리 부부가 힘들었던 이야기는 없지만 '쉼'은 있었고 우리 부부만 '왜'를 알고 있다. 블로그에 글을 읽는 독자는 우리 와이프 한명 뿐이었지만, 와이프도 재밌다고 웃고 나도 즐거웠다. 


제주도 한달살기 일기가 왜 민망하지 않고 재미있었을까를 이 책을 읽으며 생각해봤다. 그날 그날 선명한 기억속에 글을 적어서 스스로에게 거짓이 없었다. 지나친 불행함 또는 미화하지 않았다. 나만의 목소리로 글을 썼다. 책에서 찾은 이유이다. 이것이 아마도 전에 쓴 이야기와 제주도 글의 차이점이지 않을까 싶다. 책에서는 예전의 흐릿한 기억을 살리기 위해 고치고 고치고 또 고쳐야 한다고 했다. 블로그에 육아일기를 쓰는 이유가 명확해졌다. 그날의 사실과 감정의 왜곡이 최소화된다. 


꾸며낸 사실은 이야기가 되지 않는다.

블로그에 글을 쓸 때 고민거리가 있다. 그날의 내 기분과 사건을 솔직하게 말해야 하나. 결론적으로 좋았지만 처음에는 안 좋게 시작된 일도 있었고, 내 기분을 철저히 가리고 시선을 아이에게만 맞춰서 글을 쓰기도 했다. 거짓은 아니니깐. 안좋은 감정과 사실은 최대한 배제하고자 했다. 그러다 아이 장난감에 대해서 단점이었던 부분을 썼었는데, 그 글이 내 블로그의 인기글이 될 줄이야.

가식과 미화를 버리고 솔직한 글을 써야 한다. 하지만 정말 용기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논란을 피하기 위해 최대한 좋은 방향으로, 구체적이지 않고 모호하게 표현하지 않는가. 재밌는 것은 나만의 이야기를 쓸 때도 그렇게 쓰게 된다. 책에서는 그런 부분을 꼬집는다. 거짓된 글은 누구와도 교감하지 못한다고 한다. 꾸밈없이 쓸 용기가 필요하다.

글쓰기로 변화하고 성장한다는 것은 많이 써보는 것도 방법이지만, 이런 양서를 읽으며 반성하고 스스로 교정하는 방법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책을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