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비서는 다이어리입니다 - 시간 관리 전문가는 다이어리를 어떻게 활용할까
윤슬 지음 / 담다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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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디자이너 윤슬


일반적인 책보다 작은, 말그대로 다이어리만한 빨간 책 표지에서 '기록디자이너'라는 단어가 한 눈에 들어왔다. '기록'은 나에게는 참 불편한 단어이다. 빼곡하게 잘하고 싶지만 애초에 정리정돈과 담쌓고 살았던 나에게는 요원하기만 한 명사다. 닿고싶지만 닿을 수 없는, 뭐 그런 단어이다. 맞지 않는 옷을 입으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마흔, 이제 며칠 있으면 마흔 하나인데 흐르는 세월 속 낭비되는 시간을 틀어막고 싶고, 남들보다 값진 삶을 살고 싶고, 나와 우리 가족의 이야기가 기록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서랍속 처박힌 구형 스마트폰이나, 네이버 클라우드에 띄엄띄엄 사진으로 기록된 지나간 세월이야 어찌할 수 없지만 지금과 앞으로는 더 기록을 잘 하고 싶다. 그러다보니 시간관리와 다이어리에 관한 책에 관심이 많고, 윤슬 작가님의 '나의 비서는 다이어리입니다'라는 책을 읽게 되었다.


기록을 향한 다양한 시도, 원래 그런가보다


멀지 않은 과거에는 다이어리도 사보고, 탁상달력을 이용해보기도 하고, 업무수첩을 쓰다가 심지어는 직접 만들어보기도 했었다. 그나마 성과가 있었던 것은 직접 만든 플래너와 업무노트에 리스트화한 기록들. 아마 집에는 책장 사이사이 또는 서랍 속 어딘가에는 한 두 장 쓰고 처박은 다이어리 들이 지금도 빛을 못 보고 있을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그나마 위안이 되는 부분은 윤슬 작가님도 이것저것 많은 시도를 해보았다는 것이다. 작가님은 예쁜 다이어리 위주로 구매하셨다는 점에서 기록 자체를 포기하는 나와는 결이 다르긴 하지만, 어쨋든 나와 같은 실패(?)를 겪었다는 점에서 위로가 되었다.


목적은 분명할 수록 좋다


책을 읽어나가면서 위처럼 내가 이 다이어리 저 다이어리 갈피를 못 잡았었던 이유를 다시 한번 상기할 수 있었다. 다이어리를 잘 쓰고 싶었지만 그 목적이 뚜렷하지 않았다. 목적이 희미한데 어떻게 잘 쓴단 말인가. 쓸래야 쓸 내용이 없을 텐데. 적어도 나에게는 단지 내 하루 일과를 기록한다는 것이 목적 자체가 될 수 없었다. 나는 내 일거수일투족에 의미를 찾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다. 최근에 사용하고 있는 업무노트에 리스트화하는 방법을 잘 써먹고 있는데, 나같은 사람에게는 참 잘 맞는 방법인 것 같다. 업무와 같이 분명한 목적에 대해 리스트화하고 끝난 일에 대해서는 두 줄 쫙 그어버리는 맛도 있고 그 다음 일이 명확해진다. 다만, 현재와 앞으로 가까운 미래에 다가올 일을 시원시원 쳐내는 장점은 있지만, 과거를 돌아보기는 힘든 단점이 있다. 내 몸에 맞는 옷을 입느냐, 옷에 내 몸을 맞추느냐라는 선택을 해야 한다. 작가님은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다이어리가 제일 좋은 다이어리'라고 하시지만, 나는 지나온 길을 포기하기가 힘들다.


작가님의 다이어리가 보고 싶었지만


책에서는 작가님의 다이어리를 볼 수는 없다. 사진이 한 장도 없기 때문이다. 기록디자이너의 특별함을 눈으로 볼 수가 없다. 이 점은 벤치마킹하고 싶었던 나에게는 조금 섭섭하다.


새해를 맞아 기록하고 싶은 사람들이 읽어볼만한 책


새해가 며칠 안남은 이맘때는 매년 하는 고민이 있다. 어떤 다이어리를 사야하나. 올해는 잘 쓸 수 있을까? 책의 좋은 점은 간접 경험이 되고, 멘토가 되어 준다는 것이다. 무작정 다이어리를 고를 것이 아니라, 기록에 관한 글 한 편이 구매에 대한 가이드가 되어 줄 수 있다. '나의 비서는 다이어리입니다'는 새해가 오기 전 한 번 읽어볼 만한 책인 것 같다.


*책을 제공받아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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