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도 처음이라 그래
이승한 지음 / 메이킹북스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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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을 보고는 우리 아이를 어떻게 보살펴야 하는지를 몰라서 어리버리했었던 시절이 생각났습니다. 저는 아이가 태어나자마자 육아휴직을 1년 했는데, 노는 줄 알고 좋아했다가 차라리 출근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던 바보아빠였습니다. 정말 힘들었지만 아이도 어설픈 엄마아빠때문에 편하진 않았을 것 같습니다. 정말로 갓난 애기 우리아들을 물끄러미 보면서 '아빠도 처음이라 그래' 하고 속삭였던 적도 있었습니다. 제가 육아서를 많이 보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육아서 여러권을 읽어보며 식을 쌓고 행동하고 반성하며 점점 육아법을 개선할 수 있었습니다. 요즘에도 기회될 때마다 틈틈히 보는 육아서는 정말 저에게는 한줄기 빛과 같은 존재입니다.

책을 읽을 때, 점심시간마다 짬을 내어 한 장 씩 읽었습니다. 총 5장이어서 1주일의 점심시간이 기다려졌습니다. 읽은 첫 날 정말 몰입해서 읽었습니다. 이렇게 해야 한다 저렇게 해야 한다 하며 육아에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주는 책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부정하지 않는 사교육, 게임을 좋아하는 아이들, 갈등, 부부싸움 등 일상이 그대로 묻어나는 책인데, 또 그게 작가님 특유의 유머코드가 더해지니 정말로 읽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게다가 아이와의 갈등을 겪는 이야기는 주위에서 듣는 선배 아빠들의 그것들과 정말 비슷해서 마치 아는 선배가 자기 경험담을 이야기하는 것처럼 친근하고 현실적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2차 세계대전 스케일의 반포대전이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그리고 게임기 에피소드에서는 제 어린시절도 생각나고 '퍼포먼스'보다는 '메세지의 전달'이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너무 강렬한 퍼포먼스는 메세지를 숨어버리게 하는 것 같습니다. 기억나는 것은 퍼포먼스뿐. 언젠가 맞닥뜨릴 비슷한 상황에서 마음 속 참을인 한 번 새기며 슬기롭게 대처할 자신이 생깁니다.

어찌보면 지지고 볶는 평범한 한 가정의 일기를 그 안에서 작가님의 반성과 개선, 피드백이 더해져 후배 아빠에게 좋은 간접 경험이 되었습니다. 좋은 말, 이래야 된다 저래야 된다가 아닌, 이래서 힘들었지만 그 때 이렇게 해서 좋은 결과를 냈다, 혹은 이렇게 했었으면 좋은 결과를 냈었을 갓이다처럼 꾸밈없고 솔직한 경험과 피드백이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초보아빠들이 꼭 한 번 읽어봐야 할 좋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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