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웠던 여름이 어느덧 끝자락입니다. 가을은 금방 지나갈테고 금방 겨울이 올테지요. 우리 아이보다 제가 더 기다리는 겨울입니다. 겨울이 되면 아이랑 하고 싶은 게 많습니다. 눈싸움도 해보고 싶고 잔디밭에서 썰매도 타야 하고, 눈사람도 만들어야지요. 요즘에는 눈오리 만드는 장난감도 있으니 그것도 사야합니다.제 기대를 아이가 알 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겨울에만 할 수 있는 놀이에 빠지면 우리 아이는 이제 눈이 오는 날만 기다릴지도 모릅니다. 창밖에 내리는 눈을 보면 후자닥 뛰어나가고 싶을 겁니다. 그런데 문제가 있습니다. 추워요.급한 아이의 마음과 엄마의 걱정어린 잔소리겨울에는 나가 놀려면 참 입어야 할 게 많습니다. 우선 내복을 입어야 하고 두꺼운 겉옷에 점퍼도 입어야 합니다. 끝이 아닙니다. 감기에 걸리지 않게 목도리도 해야 하고 손이 시렵지 않게 장갑도 끼어야하지요. 장갑을 정리해놓지 않았다면 수많은 장갑들 사이에서 가장 좋아하는 빨간 장갑 한쌍을 찾아내야 합니다. 빨리 찾지 않으면 눈이 그칠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모자는 어디있나요? 머리를 따뜻하게 감싸줄 모자도 찾아야 합니다. 단, 도토리 모자는 싫습니다.신고 벗기 불편한 장화까지 신고 나갔더니 이런! 처음부터 다시!재밌는 반전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아마도 우리 아이보다 조금 더 큰 아이들은 엄청 웃을 것 같은 반전입니다. 읽어주는 엄마 아빠의 감정표현과 연기가 필요한 대목입니다. 그러고보니 이 책은 읽기 시작하면서부터 엄마아빠의 풍부한 연기가 필요합니다. 급박해야 합니다. 아이들에게는 재미가 배가 될 거고 재밌는 연극을 보는 듯 할 겁니다.저는 와이프에게 재미없게 읽는다고 핀잔듣고는 연기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아이가 긴박한 스토리에 몰입할 수 있도록 열심히 연습해야겠습니다. 제가 노력하는 만큼 우리 아이가 그림책을 재미있게 볼 수 있을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