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가짐 - 세상에 나로 서는 말하기의 힘
채자영 지음 / 블랙피쉬 / 2022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을 읽기 전에는 말하는 스킬, 프리젠테이션, 상사에게 업무보고 등에 대한 업무 능력의 향상을 바라고 선택하였습니다. 내 의사를 적극적으로 관철시키거나 나서기를 좋아하는 성격은 아닙니다. 하지만 사회생활을 하면 할수록 거침없이 자신감있게 자기의 의견을 피력하는 사람들을 보면 멋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나이 마흔에 찾아온 질풍노도의 시기같습니다.

책은 세가지 구성으로 나누어졌습니다. 가치관, 말하기, 경청하기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위에서처럼 저는 업무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스킬'에 초첨을 두었었습니다. 이 책은 스킬에 대한 책이 아니지만 읽으면서 말가짐에 대해 깊게 생각하게 되었고 새로운 가치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이 책은 말을 잘하기 위한 책이 아니라 좋은 말을 하기 위한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말하기 스킬이 아닌 본질에 대한 책입니다.

작가님께서는 프리젠테이션 전문가이신데 어릴 적부터 말하기나 발표를 잘 하셨다고 합니다. 어느 순간부터는 말하기의 스킬보다 나다움을 찾는 방법에 몰두하게 되셨다고 합니다.'내 가치관을 드러내고 나를 증명하는 힘, 그것은 결국 나만의 이야기에서 나온다'라는 문장이 인상깊었습니다.

책의 부제는 '세상에 나로 서는 말하기의 힘'입니다. 세상에 / 나로 서는 / 말하기의 힘. 지나칠 수 있는 단순한 한 줄이었지만 읽으면서 이런저런 생각을 했습니다. 프롤로그에서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부분이 있습니다. 나는 누구인가는 고전부터 시작해 많은 책들에서 인용되는 철학적 질문이기도 하고 제가 읽었던 책들에서는 보통 메타인지로 귀결되고 '조하리의 창' 등이 방법론으로 제시되곤 하였습니다. 이 책에서는 '나는 누구인가'의 질문에 대한 답이 결국 '내가 하고 싶은 말'이 되고 말이란 상호작용이기 때문에 서로를 이해함에서 좋은 말이 나올 수 있다고 합니다. 이 관점이 참 신선하게 다가왔습니다.

준비된 무대에서 말을 잘하는 방법은 결국은 연습, 또 연습

책을 읽으면서 제 경험 두가지가 생각났습니다. 하나는 대학생 때 조별과제 발표였고, 다른 하나는 어학시험에 있었던 교수님과 1:1 대화였습니다.

조별과제는 제 생에 처음 PPT 발표였습니다. 제 앞조 발표가 끝날 때까지 자료와 대본을 보고 또 보면서 엄청난 긴장속에 준비를 하였습니다. 내성적인 성격이어서 스크린 앞까지 어떻게 걸어가는 지도 기억이 안나는데, 오히려 발표가 시작되고서는 긴장감이 사라지고 대본을 거의 보지 않고서 발표를 마무리하였습니다. 객관적인 결과는 기억이 안 나지만 스스로 만족스러운 발표였습니다.

다른 경험인 어학 스피킹 시험에서는 세 번째 보는 시험이었습니다. 앞선 2회차는 외국인 교수님이셨는데, 이번에는 한국인 교수님이셨고, 3회차다보니 크게 긴장하고 가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정작 대화가 시작되는데 입이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기본적인 질문에도 이상하게도 입이 떨어지지가 않았습니다. 시험은 완전히 망쳤고 갑자기 머리속이 하얘지는 걸 처음 느꼈던 날입니다.

"자영 씨도 연습하나요?" / "당연하죠!"

채자영 작가님께서도 연습을 '당연히' 합니다. 오히려 몇 시간씩 연습을 하신다고 합니다. 연습을 하고 하다가 '이제 됐다!'싶을 때까지 연습하신다고 합니다. 물론 발표의 중요성에서 엄청난 차이가 나겠지만 전문 프리젠터가 저렇게 연습을 하는데, 발표에 익숙하지 않은 일반인의 입장에서는 더욱 열심히 하였어야 합니다. 하지만 저는 앞선 두 번의 경험을 믿고서 연습을 게을리 했던 것이 패착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오만했던 것이죠. 준비가 채 마쳐지지 않은 상황에서 이유없는 자신감은 크나큰 결과를 낳는다는 것을 배우는 순간이었습니다.

책을 읽고서 제가 처음 읽게 된 목적보다 더 큰 도움을 받은 책이 되었습니다. 말하기의 스킬도 당연히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연습'이었고, 잊고있었던 당연한 사실을 일깨워줬습니다. 외형보다 본질이라는 가치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또 '왜?'라는 질문을 일상과 업무에 적용을 해보았습니다. 업무를 할 때, 집에 행사가 있을 때, 아이와 놀러갈 때, '왜?'라는 질문은 중심을 탄탄하게 잡아주는 코어가 되었고 명확한 길을 제시해 주었습니다. 여러 갈래의 길 앞에서 '왜'라는 질문의 해답을 찾으면 의문이 확신으로 돌아서며 성과로 돌아왔습니다. 아마도 이 책에서 얻은 가장 큰 성과는 '왜?'의 힘일 것입니다.


*책을 제공받아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