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품격 있게 일한다
한기연 지음 / 책장속북스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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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직장생활 한 지 10년이 넘었습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경력 속 다사다난했습니다. 혼나는 이유도 모르던 신입시절, 그래도 즐겁게 생활했던 20대를 거쳐 야근이 기본이던 30대 시절, 이제는 마흔 살이 됐지만 여전히 일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30대 언젠가부터는 자기계발, 시간관리에 대한 책을 읽으며 좀 더 나아져야지 노력하며 직장생활 중입니다.

나이 마흔이 되어서 좀 더 어른이 되었나? 라는 생각이 듭니다. 시간은 연속성을 띄고 서른 아홉과 마흔을 규정 지은 건 결국 사람이 만든 개념이니 생물학적으로 어제와 오늘 크게 변할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마흔이라는 두 글자는 스스로에 대해서 생각하게 됩니다. 아직도 고등학교 시절이 생생한데, 마흔입니다. 뭔가 크게 바뀌는 것도 없고 의외로 시시합니다. 아, 배는 많이 나옵니다.

그러던 읽게 된 이 책은 제목부터 저를 스스로 상상하게 만들었습니다. 조금 중후해 보기도 하면서 이제 직장인으로서 베테랑의 모습도 얼핏얼핏 보이고, 직장에서 멋있게 인정받는 모습을 상상했습니다. 아마도 지금 저의 업무능력에 결핍을 느끼고 있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외적으로도요.

결핍을 인지하고 나니, 나에게 필요하다고 생각이 되서인지 글귀 하나하나에 뇌가 반응을 하는 것처럼 착착 달라붙습니다. 어렵지 않은 문장으로 간결하게 잘 쓰신 글이라서 그럴수도 있습니다. 마치 씩씩한 큰누나가 동생들을 위한 글을 쓴다면 이런 책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노트를 끄적끄적하며 단시간만에 다 읽었습니다.

나는 품격있게 일한다.

책은 보라색 표지 한가운데 '나는 품격 있게 일한다' 제목이 흰 글씨로 쓰여 있습니다. 보라색 표지가 인상적입니다. 복주환 작가님의 생각정리법에서 책 표지에 대한 글을 읽었었는데, 우리가 가볍게 지나가는 책 표지는 그 책의 A to Z를 함축적으로 나타낸 것이다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저는 그 글이 인상깊이 머릿 속에 남아서 책을 볼 때는 표지를 유심히 살피는 습관이 있습니다. 이 책의 표지가 보라색인 이유를 생각해봤습니다.

보라색은 과거 천, 염료를 얻기 어려운 시절, 보라색 염료는 그 중에서도 생산이 힘들었던 색입니다. 그래서 염료를 사용할 수 있는 신분은 제한적일 수 밖에 없었고 자연스레 왕가나 소수의 귀족들만이 사용할 수 있는 색, 고귀함을 상징하는 색이 되었습니다. 표지에 보라색을 사용한 이유는 아마도 이러한 유래로 인해 '품격'이라는 제목을 부각시키기 위함이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고귀함, 품격의 상징 보라색 표지를 보며 상상을 해봤습니다. 품격 있게 일한다. 사장님과 상사에게 회사의 미래를 논의하고, 후배들에게는 '역시 00님' 소리가 나오며, 고객들과 다른 업체들에게 신뢰를 주는 상상. 나이가 마흔인데 아직도 그런 상상을 하면 흐뭇합니다. 제 결핍이 생각보다 심한가 보다라는 생각이 드네요.


한기연 작가님은 현재 에스테틱 대표님이십니다. 아이가 둘이었던 30세에 처음으로 관련 일을 시작하셔서 경력이 40년이 되어 간다고 하십니다. 처음 에스테틱을 수강하실 때부터 항상 열정적이고 발전을 위해 노력하시고, 그 배우고자 하는 열정이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계신다고 합니다. 미용계 종사자로서 자기관리는 물론 외적인 모습도 중요하기에 항상 가꾸고자 노력하신다고 합니다. 정확한 나이가 안 나오지만 대략 가늠해보고 책날개의 작가님 프로필 사진을 보니 확실히 젊어보입니다. '마흔이 넘으면 자기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 '사람의 얼굴을 보면 지나온 모습을 알 수 있다'라는 말이 있는데, 단지 젊어보인다보다는 말씀하시고자 하는 '품격'에 부합하는 외모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웃고 계신 얼굴에 자신감이 가득 차 보입니다.

책은 작가님께서 일을 시작하시면서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일들을 사례로 하여 열정과 자신감이 가득 찬 글로 적혀 있습니다. 스스로를 슈퍼 우먼이라고 지칭하는 작가님의 책을 보는 것만으로도 같이 열정이 차오르는 느낌입니다. 저는 마흔의 남자이고, 피부관리실은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데도 읽으면서 일하는 모습이 상상되었습니다.

사실 저 같은 남자들은 잘 모르지만 미용 분야가 일이 참 고되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분야든지 40년 가까이 열정을 가지고 일한다는게 상상하기 힘든 일입니다. 이제 10년 넘은 저 같은 경우에는 말은 쉽지, 참 저런 마인드가 어렵거든요. 그게 제가 자기계발서를 읽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일이고 뭐고 권태감을 느낄 때, 열정 주사 한대 맞는 느낌입니다.

'나는 과연 기술자인가, 전문가인가?'

작가님이 책의 62페이지에 적어두신 한 줄입니다. 요즘 들어서 스스로 근무년수가 꽤 되었다고 느끼니 슬슬 꾀가 생깁니다. 책을 읽으면서 작가님이 말씀하시는 슬럼프가 이것인가 라는 생각도 듭니다. 책을 읽면서서 가장 눈길이 가는 한 줄이 바로 저 문장이었습니다. 작가님께서도 여느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슬럼프를 느끼셨을 때 스스로에게 많은 질문을 던지셨다고 합니다. 그리고 배움을 통한 전문가의 길을 택하시면서 다시 열정을 찾으셨다고 합니다. 끝없는 배움의 자세와 열정이 곧 품격이 되는 것입니다.

이 책에서는 크게 품격을 내면에서 나오는 당당함과 배우는 자세, 외적으로는 스스로를 가꾸어 품격을 만들고, 고객과의 관계, 환경 개선을 통한 품격으로 소개합니다.

사실 다른 자기계발서에서도 스스로의 발전과 사람과의 관계를 말하는 책들이 많습니다. 이 책에서는 그것과 더불어 외적인 모습의 중요성도 역설합니다. 작가님의 본업과도 연결되어 있겠으나, 품격이란 결국 상대적인 개념이니 항상 정갈한 자세, 자기관리로 자신만의 품격를 스스로 만들어나가는 것도 참 좋다고 생각합니다. 디테일의 차이가 품격을 만든다고 할 수 있겠네요.

"매일 새벽 5시 30분에 기상해서 3시간 가까이 외적인 아름다움에 시간을 쏟는 사람이라면, 이후의 시간은 어떨 것 같은가? 그 정도로 부지런하게 자신을 아끼고 관리하는 사람은 이후로 이어지는 시간 또한 결코 헛되이 쓰지 않는다."

'시작이 반'이라는 말을 좋아합니다. 실제로는 그렇지 않겠지만, 자기계발에 관한 책을 읽기 시작했으니, 50%는 도달했다는 공짜 뿌듯함을 느낄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마음 속에 변하고 싶다는 생각이 지금까지도 자리잡고 있으니, 드라마틱한 성장은 없더라도 분명 도움은 됐을 거라고 확신합니다.

저는 이제 한기연 작가님께서 쓰신 '나는 품격 있게 일한다'를 읽었고, 서평을 쓰기 위해 한 번 더 읽고, 서평을 쓰면서 한 번 더 읽고, 메모합니다. '시작이 반'이니 벌써 50% 품격있어졌다는 생각에 뿌듯합니다. 그리고 나머지 50%는 실행으로 옮겨야 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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