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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들수록 멋지게 사는 여자 - 마커스 버킹엄의 여자를 위한 '강점혁명'
마커스 버킹엄 지음, 김원옥 옮김 / 살림 / 2011년 10월
평점 :
절판
여자의 나이을 크리스마스 케이크에 빗댄 표현을 언제 처음 들었는지 정확히 기억이 나진 않지만, 참 씁쓸한 기분이었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인간으로서 당연한 일인데, 유독 여자에게는 그 의미가 더 비정하게 와 닿는 느낌이라고 할까. 그래서인지 동안 신드롬도, 안티에이징을 외치는 화장품들도, 모두 여자들에게만 초점을 맞춘 것 같아 씁쓸하다. 그런데 ‘나이 들어도 괜찮다’도 아닌 ‘나이 들수록 멋지게 사는 여자’라니, 책에 대한 궁금증이 일었다.
이 책의 문제의식은 여성의 활발한 사회 진출 이후 발견한, 황당한 모순에서부터 출발한다. “지난 40년간 여성들은 자기 자신을 위해 더 많은 기회와 성휘와 영향력과 돈을 확보해 왔다. 그러나 같은 기간에 여성들의 행복도는 떨어지고 불안감을 증대했으며 스트레스는 많아졌다.”(p.32)
저자는 <오프라 윈프리 쇼>와 진행한 한 프로젝트에 대한 이야기를 바탕으로 하여 나이 들수록 더 강하고 행복한 여자의 비밀은 무엇인지, 직장과 가정생활을 병행하는 여성들의 전술은 무엇인지 다채로운 이야기들을 펼친다. 재능은 있지만 자아성취감을 느끼지 못하여 방향을 찾고 있는 여성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프로젝트와, 그녀들이 경험한 의미심장한 변화들이 생생하게 실려 있다. 미국 여성들의 이야기지만 우리의 상황과 별 다를 바 없는, 여성들의 고충과 삶의 고민들을 들으며 공감을 느낄 수 있었다.
저자는 ‘우리 개개인은 한없이 독특한 존재이긴 하지만 늘 되풀이되는 특정 패턴이 있다’고 하며, ‘자신이 타고난 주요 역할’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주요역할이란, ‘그것을 수행하는 순간 스스로가 가장 믿음직스럽고 조절을 잘하며 능률적이라고 느껴지는 역할‘을 말하는데, 이것이 개개인의 꿈을 만들고 성격과 욕구를 결정짓는다고 한다.
저자는 이 역할을 아홉 가지로 나누었는데, 조언하는 사람, 돌보는 사람, 창조하는 사람, 균형 잡는 사람, 감화시키는 사람, 동기를 부여하는 사람, 개척하는 사람, 가르치는 사람, 조직하는 사람이 그것들이다. 실제로 테스트를 해 보면서 나의 주요 역할이 무엇인지, 보조 역할이 무엇인지 찬찬히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사실 나 자신에 대해서도 막연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생각보다 많다는 것도 깨달을 수 있었고.
저자는 삶에 있어 “균형을 거부하고 불균형을 추구하라”고 조언한다. 얼핏 의아하게 들리는 말이었는데, 이 말은 “약점을 고치기보다는 강점을 키우는 것”이 인생을 성공으로 이끌기 위해서 필요하다는 것이다. 우리 뇌는 평생 새로운 시냅스의 연결을 만드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이미 연결이 많이 존재하는 부분이 새로운 시냅스를 연결해 내기가 훨씬 쉽다고 한다. 즉 내가 이미 강한 영역에서 가장 많이 배울 수 있다는 말이다. “당신을 약하게 만드는 약점은 당신의 ‘기회 영역’도 ‘개발 영역’도 아니다”라는 말에 수긍이 가게 되었다.
“인생의 대부분은 다른 것, 즉 자신의 강점을 표적으로 삼아야 한다. 내가 강해진 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 만드는 강점은 당신이 가장 많이 배울 수 있고, 가장 많은 것을 만들어 낼 수 있으며, 가장 많이 발전할 수 있고, 가장 큰 도약을 볼 수 있는 영역이다.”(208)
다양한 여러 여성들의 사례들을 제시해 보여주는 저자가 결국 말하는 핵심은, 이렇듯 자신의 강점을 찾고, 약점은 과감히 버리고 그 강점을 쪽에 치우치도록 인생의 균형을 깨뜨리라는 것이다(이 책의 주제는 아니지만 그는 ‘자녀의 약점에 집착하는 교사에 대처하는 법’ 도 조언하기도 한다.^^;;). 경험과 훈련을 통해 자신의 강점을 닦을 방법을 생각하고 실천에 옮기는 것. 자신의 강점에 대해 주의를 집중하면, 그 강점들이 나에게 성공과 행복을 가져다 줄 것이라는 것을 기억하고 싶다.
책을 덮는데 좋아하는 애니메이션 ‘하울의 움직이는 성’에서의 ‘소피’라는 소녀가 떠올랐다. 황무지 마녀의 마법에 걸려 90세 할머니의 모습으로 변하게 되었던 소피, 소피는 할머니의 몸 안에서 놀라운 경험들을 하게 된다. 90세의 신체란 움직이기 수월한 것은 아니었지만, 할머니 소피는 어린 소녀 소피보다 훨씬 더 평온하고 자신감에 차 있다. 난관에 맞서는 꿋꿋한 용기로, ‘하울의 움직이는 성’에서 마법을 푸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할머니 소피. 이 책에서 말하는 ‘강점 혁명’으로 충만하게, 멋지게 나이 들어가고 싶다. 소피 같은 멋진 할머니가 되고 싶다!
[네이버 북카페를 통해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된 서평입니다.
본 서평은 작성자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