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함도 2
한수산 지음 / 창비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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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후면 또 광복절이 돌아온다.. 우리가 쟁취를 해서 얻어낸 내 나라의 독립이 아닌, 미국의 무지막지한 무기세례로 말미맘아 두손 두발 다 들고서 항복을 한 일본을 생각하면 한때 나라 잃은 설움의 세월을 보냈던 백성들의 후손으로서 참 기분이 거시기하다.. 그만큼 대한민국의 독립과 또다시 맞이하는 광복절이 그닥 감격스럽게만 느껴지지 않는 건 나만의 못된 생각일까?

 

사람 밑에 사람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들이 있으니 바로 그 괴물들이 일본놈들이다.. 물론,, 흑인들을 노예로 삼은 무수히 많았던 백인놈들이나, 히틀러 처럼 자기네 민족과 인종만이 세상을 다스려야 한다고 생각해서 유대인들의 씨를 말리고 그 밖의 유색인종들을 무시했던, 정말로 골때리는 또라이들도 얼마 전까지 이 세상을 득세했으니 일본놈들의 그 못된 근성과 행위 역시도 그들의 위대한(?)사상과 범주에서 보면 충분히 그러고도 남을 만하다고 생각이 되어지지만 말이다..

  

매번 역사 소설을 접하다보면 조금은 답답하다고 느껴지는 게 있는데 그건 바로 힘없는 나라에서 살고지고를 반복하며 세월을 살아왔던 우리네 조상들의, 좀더 싸가지 없게 표현을 한다면 한반도에서 숨을 쉬며 살아왔던 힘없고 무능한 우리 조상들의 한심스러움이라는 감정을 갖게된다는 것이다.. 차라리 우리나라도 일본이나 독일처럼 남들을 괴롭히고 그 위에서 군림하던 민족이었다면 좀 낫지 않았을까?  빌어먹을 평화주의나 착하디착한 선한 민족 따윈 개한테나 줘버리고, 우리 조상들도 다른 민족들 개고생 좀 시키고 그놈들을 노예삼아 호위호식했더라면 이 피해의식을 치료하는 데 좀 낫지 않았을까? 그랬다면 이 작품 속에 등장하는 수많은 한국의 징용자들 같은 불행한 사람들도 없었을 테고, 꽃다운 어린 나이에 위안부라는 이름으로 팔려가 인생을 완전히 조져버린 여성들도 생기지 읺았을 텐데 말이다..

 

그분들에게 조의를 새삼스럽게 표한다.. 작품은 작품대로 그 본질을 느끼면 그만이지만,, 아무 죄도 없이 불행 속에서 살다가 자신의 묘자리 하나도 챙기지 못한 이름없는 영령들은 오늘도 소설 속의 그저그런 주인공이나 엑스트라로 등장했다가 사라지면 그걸로 끝일 뿐,,그 이상도 이하도 아님을 느끼는 순간 내 입안이 씁쓸한 맛으로 가득차버린다..

 

간만에 한수산 작가님을 뵙게 되어서 좋았다.. 어린 시절 신문의 한쪽 귀퉁이를 장식했던 작가님의 연재 소설을 이해도 못하면서 읽었던 기억이 난다.. 한수산 님의 건강을 기원하며 군함도를 한 번 더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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