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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리마 이야기 ㅣ 을유세계문학전집 76
바를람 샬라모프 지음, 이종진 옮김 / 을유문화사 / 2015년 6월
평점 :
별로 재미 없는 책이었다.. 수용소에서 죽도록 고생하며 결국엔 개죽음까지 당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저 재미로만 생각하고 읽을 수 있냐고 누군가 뭐라 할 수도 있겠지만,, 그 사람들이 잔인하게 대우받으며 끔찍스런 수용소 생활을 한 것에 대해서 보통 사람들, 보통 독자 이상의 동정과 연민 가슴아픔을 느끼는 것 등등의 슬픈 표현은 오버액션,,,솔직히 거짓과 위선으로 느껴져서 싫다.. 따라서 누구나 가질 수 있는 불쌍한 감정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님을 밝히고 싶다..
내가 책을 읽는 이유는 오로지 딱 한가지,, 재미를 느끼기 위해서이다.. 내게 있어 재미가 없게 느껴지는 책은 아무리 다른 사람들이 재밌다고 떠들어대도 재미없는 책이다.. 그렇다면 내게 있어 재미있는 책이란 어떤 책일까? 그걸 많은 독자들 중에 한마디로 쉽게 표현 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나 역시 재미있는 책이란 그저 내 마음 속에서 재미라는 감정이 폭풍처럼 불어닥치는 책이라고밖에 뭐라 설명할 수가 없다.. 뭐 굳이 꼭 표현하라면 오장육부를 쥐어짜내는 열정(?)으로 표현할 수도 있겠지만, 천성적으로 표현력이 서투른 탓에 오늘도 더이상의 속마음은 나타내지 않으려 한다..
이 책의 작품 해설란에도 써 있지만,, 작가는 스스로의 작품을 도스토옙스키, 솔제니친과 같은 사람들의 수용소 작품들과 언뜻 비교하는 멘트가 실려 있고, 따라서 그네들의 작품들과 이 콜리마 이야기를 비교 분석하는 독자들이 많은 것 같은데,, 난 도스토옙스키, 솔제니친의 수용서를 배경으로 한 작품은 단 한 편도 읽지 않았기 때문에 그것에 대한 비교 분석 평가(?)는 전혀 할 수가 없고, 다만 루마니아 출신의 독일 작가 헤르타 뮐러의 <숨그네>는 완독을 한 뒤에 얼마 후 또 한 번 완독을 했을 정도로 재미있게 읽었기에 그 재미의 농도에서 주관적 비교는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결론은 <숨그네>의 완벽한 승리,, 즉 콜리마 이야기 보다는 숨그네가 훨씬 재미있었다..
콜리마 이야기에 나오는 수인들은 숨그네에 등장하는 수인들보다 훨씬 더 고통스런 수용소 생활을 한 건 맞는 것 같다.. 작가는 이 작품을 그저 하나의 문학작품이라기 보다는 다큐멘터리성 보고서로 수용소의 실상을 온 세상에 알리고자 하는 게 더 큰 목적이었다고 밝혔는데.. 그러다보니 재미있는 이야기에 길들여져 있는 나 같은 독자들에겐 콜리마 이야기란 좀 딱딱하고 잔인하고 슬프며 구역질 날 정도의 수용소 환경이 느껴지는, 그저 그런것으로만 내 기억에 도배된 듯한 감정을 소유한 채 책장을 덮고 말았다.. 그리고 이 작품은 작가가 스스로 수인 생활을 하면서 체험했던 상황들을 작품으로 표현한 탓인지 보통 독자들이 읽기에 난해한 작가 자신만의 수용소 언어와 그 표현들, 때때로 이게 도대체 무슨 말인지 도통 알아 먹을 수 없는 읊조림과 고상한(?)예술적 표현들.. 한마디로 이런 것들이 책을 읽는 내내 약간의 스트레스로 다가와 완독하는 데 일주일 이상이 걸리게 되었다.. 그렇게 가독성이 떨어지는 내용과 쟝르의 작품이 아닌데도 별로 재미 없는, 따라서 <콜리마 이야기>는 내게 있어서 읽는 데 조금은 지루했던 책으로 기억되지 않을까 한다..
책은 재미있어야 한다.. 아무리 위대한 작품이라고 비평가들이 이구동성으로 칭찬을 한다고 해도 책은 일단 내가 재미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재미의 의미와 농도 그 바램들은 내 마음 속에 내가 죽기 전까지 계속 유지되는, 꺼지지 않는 불꽃으로서 조용히 빛을 내며 타오를 것이다.. 나만의 책, 내가 진정 재미를 느끼며 좋아할 수 있는 책을 찾아 오늘도 '북 헌팅'의 여정을 떠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