쌤통의 심리학 - 타인의 고통을 즐기는 은밀한 본성에 관하여
리처드 H. 스미스 지음, 이영아 옮김 / 현암사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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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속담에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말이 있다.. 인간의 시기심, 질투를 적나라하게 표현한 한국인의 자랑스런(?) 금언이다.. 그만큼 우리나라 사람들도 주위에 누가 잘 되는 꼴을 보는 게 여간 속상한 일이 아니었던 모양이다.. 왜냐하면 이런 멋진(?) 속담이 오랫동안 전해져 오고 있으니 말이다..

 

이 책 저자의 주장은 모두 맞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리 대단하지도, 새롭지도, 참신하지도 않은 주장이다.. 즉,, 공감이 강하면 강할수록 그 주장이나 학설, 작품따위는 창조적이지 못하다는, 창의성이 그만큼 부족하다는 반증이라 할 수 있다.. 너나나나 그 생각에 일순 고개가 끄덕여진다는 건 누구나 다 생각할 수 있는 상식적인 내용이라는 뜻이고, 따라서 이 시대가 요구하는 선의적 창의에는 부족하다는 생각이며, 결국 그 주장이나 학설을 책으로 출간한다면 별로 많이 팔릴 수 없지 않을까 생각한다.. 진정한 베스트셀러란 창조적 내용,주장이 반드시 가미되었을 때에야 제대로 된 베스트셀러라는 평소의 소신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 책은 그런 이유로라도 그리 잘 쓴 책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래도 이 책의 주요 골자 중에서 한 가지 내 생각을 밝혀보자면,, 인간의 보편적인 심리가 타인이 불행해졌을 때 무조건 쾌감을 느낀다는 저자의 주장엔 무조건 찬성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 주장엔 조건부적인 것이 따라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내가 내 자신 스스로 만족감이 강하다면 타인의 불행에 결코 쌤통의 심리가 작용하지 않는다고 말하고 싶다.. 내가 부와 명예, 그 밖의 이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많은 조건들 중에서 나름 만족스런 소유를 하고 있다면 타인의 불행에 쾌감보다는 오히려 동정과 연민의 감정이 생길 수 있다.. 그 이유는,, 인간이란 스스로에 대한 긍지가 높고 클수록 자신도 모르게 마음 씀씀이가 너그러워지는, 즉 가진 자(者)의 배려가 발휘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반대로 나의 현실에 불만이 많으면 많을수록 타인의 불행에 쌤통의 심리를 초월해 환희의 감정까지 느낄 수 있으며, 한 술 더 떠서 주위에 잘 되는 놈들이 있으면 죽이고 싶어질 정도로 미워지는, 시기와 질투의 감정을 뛰어 넘어 분노심으로 파괴 본능(?)의 심리가 심지어는 행동으로까지 표출될 수 있다는 생각이다..

 

인간의 여러가지 심리중에서 위와 같은 시기,질투, 동정,배려등의 심리적 본능들은 뭐라 한마디로 정의 내릴 수 없는 복잡 미묘한 것들이고, 이런 감정들은 그 사람이 소유하고 있는 유전인자, 그리고 후천적인 학습에 의해서 하나의 인성으로 자리잡는 것이므로 모두를 하나의 잣대로 정의하는 것은 위험한 주장, 행위일 수 있다.. 그저 그 사람의 인격이 덕(德)을 베풀 줄 아는 인격이라면 자신의 불리한 처지에도 타인의 행복을 축하해 줄 수 있는 것이고, 정반대의 인격을 갖추고 있는 사람이라면 내가 여유있음에도 타인의 불행을 더욱더 즐기려는 개 같은 심리를 갖고 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마지막으로 한 가지만 더 말하고 싶은 건,, 고약하고 못된 품성을 소유하고 있고 그것을 솔직하게 그대로 보여 주는 사람들은 그래도 그 솔직한 모습이라는 데 그나마 봐주겠는데, 내가 정말 싫은 건,, 남의 행복이 속으론 정말 미칠 정도로 화가 나고 싫은데도 겉으로는 축하해 주는 척하는 그런 인간들의 구역질나는 본능(?)의 모습은 도저히 못 봐 줄 정도의 참을 수 없는 모습으로 내게 다가온다는 것이다.. 이런 부류의 인간 모습들은 도대체 어떻게 설명돼야 할 지, 이 책의 저자는 그런 본능(?)은 어디서 유래한 것이고 또 어떻게 해석하는 지 자못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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