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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한국현대사 - 1959-2014, 55년의 기록
유시민 지음 / 돌베개 / 2014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많은 학자, 작가, 사람들이 우리나라의 현대사에 대해선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의 식견을 갖고 있는 것 같다.. 자기자신들이 살아보지도, 따라서 경험도 해 보지 않은 현대사를 어찌도 그렇게 자신의 손바닥 들여다보듯이 잘 알고, 또 그걸 진실이라며 외쳐대는지.. 과연 그네들의 식견과 주장은 믿을 만한 것일까?
그들은 그 당시의 상황을 어떻게 그리도 잘 알까? 본인이 직접 경험을 해봤을까? 아님 남들이 써 놓은 책들을 이것저것 탐독한 뒤 자신만의 결론을 스스로 만들어 내고, 적당히 자신의 지성을 버무려서 하나의 역사적 사건을 정의해 버린 건 아닐까? 설마 남이 이런저런 경험을 한 것만 듣고서 "아~ 그때 그 일은 그런 거였구나.."라고 대중이 잘 모르는 걸 자기만 알아낸 사실인 것처럼 생각하며 마음 속 깊이 저장해 뒀다가, 적당한 때 책이라는 매개체를 통해서 대중들에게 전파했던 건 아니었을까?
많은 독자들이 이런 류의(특히 역사)서적을 볼 때는 어떤 마음의 자세를 갖고 보는지 자못 궁금하다.. 솔직히 남의 말에 현혹이 잘 되는 성격을 갖고 있는 내 입장에선 이런 종류의 서적을 볼 때는 '아~ 진짜 그랬었구나.."라고 생각하며 내가 전혀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된 것에 무한한 뿌듯함을 느꼈던 게 사실이었다.. 그런데 남들도 이런 책을 읽을 때 나처럼 이와 같은 뿌듯한 기분을 느낄까? 뭐 그런 사람도 있을 테고, 전혀 그런 감정을 느끼지 않고 심지어는 "이런 말도 안 되는 책이 어디있어.."라며 책을 내팽개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가르치는 사람들의 질이 훌륭해야 배우는 사람들이 발전할 수 있음은 당연한 일일진대,, 과연 대중을 선도하는 교육자적 입장에 서 있는 대한민국 지식인들의 질은 얼마나 양질일까? 나는 잘 모르겠다.. 그들의 수준이 양질인지 중질인지 저질인지... 하지만 지식인들로 자타가 공인하는 사람들 자신은 아마도 스스로 잘 알 것이다.. 자기의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를.. 거품이 형성된 자신의 명성인지, 아님 내공의 가치를 현저히 평가 받지 못하고 있는 현실인지를...
양심에 호소한다... 자기스스로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 봤을 때, 거짓 지식인 행세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이제 그만 물러나라.. 당신들 만큼 책을 읽고, 세상을 경험하고, 남들의 사연에 귀를 기울인 지극히 평범하고 양심적인 대중은 이 땅에 부지기수로 많으니까.. 뭔가 새로운 사실을 밝힌다고 자만하기 전에 그 사실의 양면을 다 살펴봤는지, 그리고 내 사상이 꼬일대로 꼬인, 반대를 위한 반대를 지향하는 사상은 아닌지, 먼저 자기자신을 돌아보기 바란다.. 나처럼 멍청하고 무식한 사람들의 뇌를 그 거짓스러운 세 치 혀로 농간하는 일들은 이제 그만 멈출 때도 되지 않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