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하다 - 조심하지 않는 바람에 마음이 온통 시로 얼룩졌다
진은영 지음, 손엔 사진 / 예담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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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에는 시를 참 좋아했었다. 시를 읽고 상상해보고 생각해보는 시간이 참 재미있었다. 백일장에 나가는 날이면 시는 금방 쓰고 놀아도 된다며 시를 선택해서 글을 쓰기도 했지만 내 생각을 짧은 문장으로 표현하는것을 해내는것이 꽤나 뿌듯했던것 같다. 나름 시를 반갑게 그리고 기쁘게 읽었고 써봤었던 사람이지만 그 시간도 오래가지는 않았다. 고등학생이 되면서 거의 시는 시험에 나오기에 보는것이 되어버렸고 좋아했던 마음도 전부 다 사그라들었다. 그 후로는 시에 대해 다시 생각해본적이 없었던것 같다. 매일 그저 하루하루 살아가는것만 생각하다가 오랫만에 거의 십년을 넘게 시와 멀어져있다가 다시 마음을 채워주는 시를 만나보고 싶어졌다. 나에게 시가 필요한 시간이 바로 지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전에는 계절이 바뀌는지 전혀 알지 못하고 생각도 하지 않고 지냈는데 이제는 가을 바람이 불어오고 하늘이 참 높아지는 요즘 마음도 말랑해져가는 이때를 느낄 수 있고 생각해볼 수 있다는것이 너무나 좋다. 책을 들고 길을 걷다가 마음에 드는 곳에 앉아 시를 읽고 커피를 마시는 시간을 보냈다. 시에 대해 잘 아는것도 아니고 너무 오랫만에 시를 읽어서 이해가 안가는 부분이 있었지만 진은영 시인이 이야기해주는 부분에서 더 잘 알게 되기도 했고 공감하기도 했다.


시를 읽는 동안에는 세상에 아름답지 않은것이 없다. 공기도 모래도 모두 사랑스러운 것들이고 마음이 가는 것들이다. 그래서 시가 좋다. 읽는 순간 세상이 달라보이게 된다. 내가 만나던 평범한 것들이 절대로 평범한 것이 아니라는게 느껴지고 심지어 나 자신도 특별한 사람이 되가는것 같아서 좋다. 또 짧게 함축된것만이 시가 아니라는것을 알게 되었다. 내가 시에 대해 선입견 혹은 편견을 가지고 있었던것이 아닌가 싶었다. 길게 쓰여진 시를 보며 그가 말하고 싶었던 것이 무엇이었는가 생각하며 시에 대해 다양하게 알 수 있어서 재미있었다.


시에 대해 더 알고 싶거나 아니면 하나도 모르는 사람이 조금이라도 알고 싶다면 편안하게 읽을 수 있고 시를 제대로 즐길 수 있는 시시하다를 추천한다. 인생이 시시하게 느껴질때 왠지 느낌이 좋은 하루와 시간을 보내게되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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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으로 멀리 뛰기 - 이병률 대화집
이병률.윤동희 지음 / 북노마드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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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좋아하는 작가님의 새 책이 나오는것은 정말 두근거리는 일이다. 심지어 작가님의 생각이나 개인적인 이야기를 알수 있다면 더욱 설레일수밖에 없다. 솔직히 책을 읽는것은 좋아하지만 이렇게 한 글자 한 문장 아껴가며 읽어본적은 없었다. 하지만 이병률작가님의 책은 읽으면서 속상했다. 새롭게 읽을수 있는 부분이 적어진다는 것이 아까울지경이었다. 읽으면서 감탄하고 감동했다. 누가 물어보더라도 가장 좋아하는 작가님이라고 당당하게 이야기할수 있을정도로 멋지신 분이고 멋진 글을 쓰시는것 같았다. 이미 그렇게 생각했기에 더 이상 좋아할 수 없을것 같았는데 안으로 멀리뛰기를 읽으며 더 팬이 되었다.


툭하고 운명이라는 단어를 내뱉듯이 말하는듯 하지만 작가님의 대답에는 단 하나도 허투로 이야기하는것이 없는듯 했다. 질문에 답을 하는 그 이야기들을 듣고 있으니 왠지 가슴이 몽글거리는 느낌이었다. 한 사람이 하는 이야기에 이토록 귀 기울인적이 있었던가 싶고 어쩌면 듣는 이야기마다 이렇게 좋을수 있을까 싶어서 놀라웠다. 


모든 사람에게 좋은 사람이 되고 싶은 마음은 없다는 이야기나 작가님 스스로 자신이 까칠하다며 편안한듯 당연한듯 이야기하는 모습이 멋졌다. 사실 나는 다른 사람들에게 미움받는것이 두렵고 그런 일이 있을때 나 자신을 자책하고 많이 힘들어하는 편이다. 한없이 다정한 글과는 조금 다르게 까칠함을 무기로 사람을 밀어내는 작가님은 너무 많은 사람들이 그에 대해 잘 모르고 쉽게 다가가려 해서 힘들어서 그러는것은 아닐까 싶기도 했지만 어떤 상황에서도 까칠하게 그러실것 같기는 해서 나도 모르게 피식 웃게 되었다. 또 사람을 좋아하지만 사람에게 쉽게 다가가지 못하는 나로서는 만나고 싶은 사람 혹은 같이 소주를 먹고 싶은 사람은 꼭 만나게 되더라는 작가님의 이야기 역시도 참 부러웠다. 


언젠가 좋다라는 말을 쓰는것보다 자세하게 묘사하는것이 더 좋은 글쓰기라는 말을 들어본적이 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며 나는 좋다는 표현말고 다른 어떤말로 내 감정을 표현해야할지 잘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좋다라는 이야기만 가득했다. 그림을 좋아한다는것도 고등학교때 받았던 편지들에 관한 이야기도 하나같이 미소지으며 읽어 내려갔다. 미술을 좋아해서 그런지 풍경도 너무 아름답게 찍어 보여주는 작가님과 그에 꼭 맞는 옷을 입은듯 잘 어울리는 그런 글들을 만날 수 있어서 행복했다.


앞으로도 작가님의 사진과 글들을 더 많이 더 오래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오랫동안 행복한 시간을 선물받고 싶다. 내가 한국 사람이고 한국어를 잘 알아서 작가님의 책을 만나 읽고 공감할 수 있는 순간들이 너무 좋다. 앞으로도 영원히 팬으로서 작가님의 책을 읽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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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별에 살다
정다이 지음 / 매직하우스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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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 지구라는 별에서 살아가면서 내 감정을 돌아보며 살아가고 싶다. 그런 생각을 하게 된다. 쓸쓸한 이별도 다정한 사랑도 겪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그렇게 이 별에서 반짝이는 순간을 만나보고 싶다. 그래서 오랫만에 감성에세이를 만났다. 가슴속에 별을안고 살아간다는 이야기를 들어보니 내 마음속에 별은 무엇일까 싶었다. 기억을 더듬어보니 내 마음에도 그리운 별 하나가 있었다. 이따금씩 꺼내보던 그 그리운 별을 생각하며 이제는 마주할 수 있는 그 별을 떠올리며 에세이를 읽어 내려갔다.


오래전 설레였던 마음을 다시 책을 읽어내려가며 두근거림을 느끼게 되었다. 이별이 없는 나라에서 살았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는 다른 어떤 고백보다 아름다웠고 함께하는 시간을 더 오래오래 길게 늘이기 위해 숨을 천천히 쉬면 시간도 천천히 가겠다는 말은 몇번이고 읽고 또 읽게 되었다. 그런 사랑에 빠지는 순간을 다시 느껴보고 싶다. 따뜻한 시선이 보여지는 사진과 함께 글을 읽어내려가다보면 나 또한 핑크빛 공기에 편안하고 포근한 기분이 저절로 느껴졌다. 세상을 사랑으로 바라보니 더 행복해보이고 왠지 나에게도 좋은 일이 생길것 같아서 두근두근했다.


세상을 살아가며 힘든일이 있고 고민이 있을때 심지어 사랑에 괴로울때 상담하고 싶은 사람이 없다면 혹은 슬픈 내 마음을 달래줄 방법이 없다면 이 책을 읽으면 어떨까 싶었다. 무언가와의 헤어짐은 당연히 슬픈일이지만 그 슬픈일이 일어난 이유를 알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슬픈 마음에 문득 노래를 듣다가 이 노래가 마치 내 마음 같다고 느껴질때가 있는것처럼 이 에세이를 읽으면 이게 바로 내 마음이구나 싶은 공감이 되는 이야기가 참 많이 있었다. 특히 누군가에게 미움조차 받지 못하는 이별이라면 정말 마음 아플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랑에 빠지는것은 축복이라고 생각한다. 비록 그 사랑이 영원하지 않다고 하더라도 그 이별마저도 아름다운것이 사랑이다. 이별에 살다를 읽으며 더 그렇다고 생각했다. 이 지구에서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만날 수 있다는것은 기적이고 심지어 그 사람이 날 사랑해주는것은 기적 그 이상인것 같다. 이 가을 사랑에 빠지고 싶다. 나도 사랑하며 추억을 쌓아보고 두근거리고 세상이 달라보이게 행복해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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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one - 일상은 심플하게, 인생은 의미 있게 만드는, '나만의 한 가지'
댄 자드라 지음, 주민아 옮김, 이영옥 추천 및 워크북 감수 / 앵글북스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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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순간 내가 지금 뭘하고 사는건가 싶을때가 있다. 그저 주어진 하루를 사는게 벅차서 그렇게 시간이 흐르다보면 내가 사는 목표를 잃어버리고 그저 하루를 견디고 있다는 생각이 들때가 있다. 요즘 난 목표를 잃은듯 하루를 그렇게 살아왔다. 사실 그렇게 지낸다고 그게 나쁜것은 아니다. 다만 인생이 금방 슬퍼지고 무료해질뿐이다. 그래서 다시 한번 길을 찾고 싶었다. 처음 파이브를 읽고 질문에 대답을 생각하면서 나는 참 충격을 받았었다. 세상 누구도 나에게 진지하게 이런 질문을 던져준적이 없었다. 당연히 학교에서도 그리고 나 스스로도 물어본적 없는 질문들에 답을 하며 조금씩 생각이 달라졌었다. 이번에 힘든 시기를 겪으며 조금이라도 마음도 달래지고 제대로 세상을 사는 방법을 생각한다면 좋을것 같다는 생각에 원을 읽어보게 되었다.


그림을 잘 그리지 못해서 그런지 그림으로 내 감정을 표현해보는 부분이 참 어려웠다. 처음에는 손이 움직여 지지도 않고 아무런 생각도 나지 않았는데 그림을 평가 받는것이 아니라 그저 내 마음가는대로 그리면 된다는 생각을 하니까 조금 편해져서 이렇게 저렇게 시도해보고 대답도 적어보고 생각해보며 시간을 보냈다. 짧게 읽고 넘기면 그만인 책이 아니기에 정말 스스로를 되돌아보며 끊임없이 생각해보고 또 알아보려고 노력했다. 


나는 몽상가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 그 희망과 상상이 무너지고나니까 다시는 그런 꿈을 꾸는것도 싫어질만큼 힘들어져버렸다. 그 사이에도 꿈을 꾸어야한다고 말하는 부분이 조금 어려웠다. 어떻게 해야 그렇게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지낼수있는걸까 궁금하기도 하고 고민도 많이 해봤다. 하지만 스타벅스 CEO 하워드 슐츠의 이야기를 읽고 또 읽었다. 어차피 선택이라면 행복한 마음을 가지는 선택을 하고 싶다. 그래서 다시 한번 더 희망을 가져보기로 했다. 


러스트 아웃 증후군을 읽으며 내가 이 증후군에 빠졌던것은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아무것도 시작하고 싶지않고 노력하고 싶지않고 새로운것은 두렵고 무서웠으며 무기력했던 나 자신을 그대로 표현하는듯한 느낌이었다. 오히려 그런 마음을 알게되니 나 스스로를 이해하고 조금 용서해줄수 있게 되었다. 


내가 나로 살면서 나에대해 잘 모른다는것을 알게되었다. 다시 한번 밝게 그리고 열심히 살아가볼수 있는 힘이 조금 생겼다. 힘이 들때 다른 누구의 위로도 아닌 나 스스로가 건네는 위로를 언제라도 책을 펼쳐 만날 수 있어서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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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기 전에 나를 깨워줘
루쓰하오 지음, 이지수 옮김 / 다연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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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나에게 다양한 변화가 생겼다. 마음은 힘들고 몸은 무거워졌다. 의욕은 사라지고 삶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시간을 자꾸만 가지게 된다. 그러다보니 점점 나올수 없는 구렁텅이에 빠진것처럼 힘이 들고 꼼짝 할수없는 지경이 되었다. 그럴때는 위로를 받아야한다. 진심으로 온힘을 다해 전해주는 위로를 받아야한다. 그저 지나가는 말로 힘내라고 하는 것은 오히려 더 날 힘들게 할뿐이다. 이럴때 딱 위로가 될만한 책을 발견했다. 


어느 순간부터 내가 정말 좋아하게 된 음료가 있다. 바로 체리코크이다. 사실 특별한 맛이라고 할수는 없지만 체리코크와 함께하는 기억은 정말 특별하다. 그 이후로 다른 다양한 음료를 마시고 커피를 마시지만 체리코크보다 더 가슴떨릴수는 없다. 이처럼 누군가와 함께했던 기억이 나에게 남아서 그 추억만으로도 행복한 경우가 있다. 그는 목도리가 그렇다고 했다. 그 여자를 좋아하며 모르던 밴드를 알게되었고 목도리를 좋아하게 되었다. 이토록 기억은 강한 힘을 가지고 있는듯하다. 힘들었던 기억말고 행복했었던 기억을 남겨두니 그 기억만으로도 위로가 되는듯했다. 함께했던 사람은 없지만 추억이 날 위로해주고 있었다.


그와 그의 친구에게는 3일의 시한부 삶이 주어졌다. 가장 좌절할만한 상황인 집이 없는 상황인것이다. 그런때에도 그들은 호기롭게 맥주 한병을 샀고 그 맥주를 돌려마시며 영화를 봤다. 처절한 현실위에 놓여진 그들이었지만 그들의 선택은 달랐다. 길에서 자도 침낭하나는 준비해두는 철저함이라고 말하면 웃기겠지만 나갈 준비를 마친 상태라니 신기했다. 개같은 신세를 내 나라도 아닌 다른 나라에서 겪는 그 괴로움을 꽤나 잘 알고 있다. 한 발자국만 떼면 그대로 아니 이미 낭떠러지에 떨어져 나뭇가지 하나를 잡고 매달리고 있는 그 심정을 나도 알고 있다. 좀더 대범하게 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적어도 지금의 나는 그때의 나보다 훨씬 여유있고 살만하다. 이정도면 그때에 비해 꽤나 작은 일로 잠도 못자고 설치며 괴로워했는데 슬며시 웃음이 났다. 그는 그렇게 위로를 전했다. 그의 3일 후 거리생활은 나에게 지난 경험을 생각나게 하고 큰 위안을 주었다. 지금은 훨씬 괜찮다며 마음이 편해졌다.


그가 전하는 그의 친구들과의 일상이나 가까운 사람들의 사랑이야기는 참 편안했다. '내가 위로를 해줄테니 앞으로 잘 들어봐라' 이런식의 겉치레 위로가 아니라 그냥 속상할때 같이 맥주마시며 시시콜콜 자신의 이야기를 이것저것 해주는 사람같았다. 그래서 더 편안했고 더 위로를 받았다. 그저 옆에 있어주는것이 위로라더니 정말 옆에서 시끄럽게 수다를 떨어주는것 만으로도 참 기분이 좋아졌다. 분명 나도 더 나은 내가 될 수 있을것 같다. 힘들었던 시간 큰 힘이 되어주어서 고마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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