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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기 전에 나를 깨워줘
루쓰하오 지음, 이지수 옮김 / 다연 / 2016년 8월
평점 :
최근 나에게 다양한 변화가 생겼다. 마음은 힘들고 몸은 무거워졌다. 의욕은 사라지고 삶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시간을 자꾸만 가지게 된다. 그러다보니 점점 나올수 없는 구렁텅이에 빠진것처럼 힘이 들고 꼼짝 할수없는 지경이 되었다. 그럴때는 위로를 받아야한다. 진심으로 온힘을 다해 전해주는 위로를 받아야한다. 그저 지나가는 말로 힘내라고 하는 것은 오히려 더 날 힘들게 할뿐이다. 이럴때 딱 위로가 될만한 책을 발견했다.
어느 순간부터 내가 정말 좋아하게 된 음료가 있다. 바로 체리코크이다. 사실 특별한 맛이라고 할수는 없지만 체리코크와 함께하는 기억은 정말 특별하다. 그 이후로 다른 다양한 음료를 마시고 커피를 마시지만 체리코크보다 더 가슴떨릴수는 없다. 이처럼 누군가와 함께했던 기억이 나에게 남아서 그 추억만으로도 행복한 경우가 있다. 그는 목도리가 그렇다고 했다. 그 여자를 좋아하며 모르던 밴드를 알게되었고 목도리를 좋아하게 되었다. 이토록 기억은 강한 힘을 가지고 있는듯하다. 힘들었던 기억말고 행복했었던 기억을 남겨두니 그 기억만으로도 위로가 되는듯했다. 함께했던 사람은 없지만 추억이 날 위로해주고 있었다.
그와 그의 친구에게는 3일의 시한부 삶이 주어졌다. 가장 좌절할만한 상황인 집이 없는 상황인것이다. 그런때에도 그들은 호기롭게 맥주 한병을 샀고 그 맥주를 돌려마시며 영화를 봤다. 처절한 현실위에 놓여진 그들이었지만 그들의 선택은 달랐다. 길에서 자도 침낭하나는 준비해두는 철저함이라고 말하면 웃기겠지만 나갈 준비를 마친 상태라니 신기했다. 개같은 신세를 내 나라도 아닌 다른 나라에서 겪는 그 괴로움을 꽤나 잘 알고 있다. 한 발자국만 떼면 그대로 아니 이미 낭떠러지에 떨어져 나뭇가지 하나를 잡고 매달리고 있는 그 심정을 나도 알고 있다. 좀더 대범하게 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적어도 지금의 나는 그때의 나보다 훨씬 여유있고 살만하다. 이정도면 그때에 비해 꽤나 작은 일로 잠도 못자고 설치며 괴로워했는데 슬며시 웃음이 났다. 그는 그렇게 위로를 전했다. 그의 3일 후 거리생활은 나에게 지난 경험을 생각나게 하고 큰 위안을 주었다. 지금은 훨씬 괜찮다며 마음이 편해졌다.
그가 전하는 그의 친구들과의 일상이나 가까운 사람들의 사랑이야기는 참 편안했다. '내가 위로를 해줄테니 앞으로 잘 들어봐라' 이런식의 겉치레 위로가 아니라 그냥 속상할때 같이 맥주마시며 시시콜콜 자신의 이야기를 이것저것 해주는 사람같았다. 그래서 더 편안했고 더 위로를 받았다. 그저 옆에 있어주는것이 위로라더니 정말 옆에서 시끄럽게 수다를 떨어주는것 만으로도 참 기분이 좋아졌다. 분명 나도 더 나은 내가 될 수 있을것 같다. 힘들었던 시간 큰 힘이 되어주어서 고마운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