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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작은 헌책방 -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삶에 관하여
다나카 미호 지음, 김영배 옮김 / 허클베리북스 / 2021년 5월
평점 :
난 언제부터 책을 좋아했을까? 지금 생각해보면 잘 기억이 나지는 않는다. 내가 기억이 남아있는 가장 오래된 시간에 난 항상 책과 함께였다. 가장 기분 좋은 발걸음은 학교가 끝나면 집에가는 길에 동네에 있는 책방에서 책을 다섯권씩 빌려 신나게 가방에 넣고 돌아가는 길이었다. 그렇게 생각하다보면 참 이유없이 책을 좋아했구나 싶었다. 빌려보는것뿐 아니라 지금도 책에 대한 욕심이 많아서 이사를 하며 20박스의 책들을 도서관에 기부하고도 아직도 20박스정도의 책들이 함께한다. 내 손을 거친 많은 책들이 책장에 가득 꽂혀있을때의 행복감은 정말 다른것들과는 또 다른 행복감을 준다. 이렇듯 책을 좋아하니 언젠가는 나만의 서점을 가지고 싶다는 생각을 해봤었는데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고 그저 먼 미래처럼 상상만하고 있었다. 특히나 책을 처음 봤을때 이일을 그만둘 생각이 없다는 이야기를 보며 최고로 부러운 삶이 아닐까 생각했다.
최근 나는 이 일을 그만두면 어떻게 살까 무엇을하고 살아갈까 고민하던 상황이다. 무엇이 좋은지 어떤것을 하고 살아가고 싶은지 확신도 없고 걱정도 많이됐다. 지금하고있는 일이 과연 나의 길이 맞을까 아니면 그저 살아가기 위한 수단일까 싶은 생각에 많은 고민들을 하고 있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것은 무엇일까 고민하며 하나 확실히 깨달은것은 책을 좋아한다는 것이었다. 매일 오랜 책들의 숨결이 살아있는 책방에서 이 세상 모든 이야기들이 들어있는 아름다운 상상력 가득한 공간에서 매일 살아가는 이야기라니 너무 편안하고 행복할것 같다는 생각에 바로 책을 펴들었다.
직장을 그만둔다는 이야기를 하고 그날 바로 부동산을 돌았다는 그녀의 이야기는 나 스스로 많이 고민하던 지금의 상황을 가벼워지게 만들었다. 어떻게든 일이 되겠구나, 그리고 난 살아가겠구나 싶은 생각이 불쑥 들었다. 그녀 스스로도 놀랄정도로 그 모든일이 단 하루만에 이루어지고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이 존경스러웠고 그런 그녀의 모습이 함께하는 책방은 얼마나 따사로울지 꼭 일본에가면 가보고 싶어졌다. 사랑스러운 그녀와 벌레문고 거기에 문고의 마스코트 나도씨의 조합은 정말 사랑스러움 그 자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래된 책들 그리고 늘어지게 잠도 자고 함께해주는 고양이, 이 모든것이 함께하는 공간이라니 분명 그녀는 20년이 매일 비슷하지만 매일 행복했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좋아하는 일을하며 분명 힘들었던 기간도 있었지만 다시 돌아왔을때 그녀가 진심으로 느끼는 행복이 나에게까지 전해져서 불안하고 힘들었던 마음이 조금은 풀어져 편안해질수 있었다.
누구나 꿈을 꾸지만 그 꿈대로 살아가는 사람은 흔치않다. 너무 빛나는 그 꿈안에 살아가며 매 순간을 감사하는 그녀가 그리고 그녀가 있는 벌레문고가 얼마나 큰 힐링을 선사하는 공간인지 다시 한번 느꼈다. 평범한 이야기가 함께하는 매일이 모여 그녀의 20년이 되었듯 지금의 내 하루하루도 평범하지만 그 안에서 감사와 행복을 느낀다면 분명 아름다운 시간들이 될것 같다. 마치 그녀의 벌레문고에 초대를 받아 이야기를 듣듯 편안하고 기분 좋은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