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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술쟁이 사과와 잔소리 할머니 ㅣ 제제의 그림책
휴 루이스-존스 지음, 벤 샌더스 그림, 김경희 옮김 / 제제의숲 / 2022년 4월
평점 :
심술쟁이 사과와 잔소리 할머니
1. 이 책의 주인공인 심술쟁이 사과는 푸르스름한 색깔에 울퉁불퉁해보이는 모양을 가진 사과다. 심술쟁이 사과에게 잔소리 할머니는 모범사과가 되라고 잔소리를 한다.
먹음직스러운 빛깔을 가지고, 동그란 모양, 아삭아삭 사각사각 맛있는 소리가 나는 사과말이다. 그런데 할머니의 잔소리에 화가 난 심술쟁이 사과는 "내가 꼭 따라 해야 해요?"라고 이야기한다.
"따라하지 않으면 어쩔테냐"라고 이야기 하는 할머니에게 화가 난 사과는 모범사과들을 괴롭히고, 자신을 따라오는 사과들에게 반죽을 부어버린다. 그리고는 '다 똑같아지니 어때요?'라는 말을 하며 이 책이 끝난다.
2. 이 책을 보면서 보통의 부모들의 모습이 잔소리 할머니의 모습과 겹쳐보였고, 심술쟁이 사과의 모습은 반항(?)을 시작하는 사춘기 아이들의 모습과 닮아있었다.
"내가 왜 꼭 따라 해야 해요?"라고 묻는 사과의 말은 "내가 왜 그렇게 해야해요?"라고 대꾸하는 아이들의 모습이었고, 아이들의 질문에 뚜렷한 답변을 제시하지 못하고 "따라하지 않으면 어쩔테냐"라고 대답하는 잔소리 할머니의 모습은 보통의 부모들의 모습이었다.
내가 왜 그렇게 해야하는지 모르는 우리 아이들에게,, 이유를 제시하지 못하고, '그렇게 해야해'라고만 이야기 하는 모습을 그림책을 통해서 보니 왜 우리아이들이 반항(?)을 하는 건지.. 왜 부모들이 잔소리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지 않는건지 그 이유가 보였다. 그리고 아이들의 물음에 나는 어떤 대답을 해주어야 아이들이 납득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3. 화가 난 심술쟁이사과는 따라오는 모범사과들을 괴롭히고 "다 똑같아지니 어때요?"라는 말을 한다.
처음에는 '아이들을 위한 그림책이 다른 친구들을 괴롭히는 장면으로 이렇게 끝나나?'라는 황당한 생각이 들었고, 다시 책을 읽어보니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끝맺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대부분 한 아이의 개성보다는 사회적으로 정형화 된 모습으로 양육을 하려고 하고, 그 방법이 옳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그 과정에서 아이들에게 '이렇게 해야해, 저렇게 해야해.'라고 많은 요구를 하게되고, 아이가 가진 개성보다는 부모가 생각하는 틀 속에 아이들을 넣으려 한다.
그런 과정에서 아이들이 부모에게 하지 못하는 말을 이 책이 해주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부모의 다양한 요구에 '내가 왜 그래야 해?'라는 아이들의 말이 단순히 부모를 향한 반항이 아니라 아이들은 '나 자신' '나 다움'을 더 존중해주기를 바라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아이들을 위한 그림책이지만 부모가 더 많은 생각을 하게끔 생각거리를 던져주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아이들의 시선에서 한번 더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