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피쿠로스 학파에 대해서는 예전에 학교다닐 때 이름 정도만 들어보았을 뿐 잘 모르고 있었는데, 책을 읽다보니 생각보다 훨씬 더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철학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타락시아라는 쾌락에 대한 단어를 듣고 조금 오해를 하고 있었던 것 같은데, 이 책을 읽으면서 에피쿠로스가 말하는 쾌락은 자극적인 즐거움을 찾는 것보다는 고통과 불안에서 벗어나 마음의 평온에 머무르는 것에 가깝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책은 강의를 녹취해서 옮겨놓은 것처럼 편안한 말투로 쓰여 있다. 일상에서 쉽게 떠올릴 수 있는 여러 예시를 곁들여 설명해 주기 때문에 철학적 개념들을 어렵지 않게 따라갈 수 있었다. 각 장의 마지막에는 질문이 하나씩 적혀 있었는데, 다음 장으로 곧바로 넘어가기보다 잠시 멈추고 생각해볼 수 있어서 좋았다. ⠀특히 욕망을 명료하게 들여다보는 과정을 안내해주어서 좋았다. 그 과정에서 자신에게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고,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불편해하는지 알고, 무엇을 갖고 무엇을 굳이 갖지 않아도 되는지를 알아나가는 것이 자신을 바로 아는 일의 시작으로 보였다. 그리고 자신을 충분히 알아가고 사랑할 수 있게 되었을 때 비로소 타인에게도 조금 더 다정함을 사용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에피쿠로스 학파에서 말하는 평온한 삶이란 모든 불편감을 없애는 삶이라기보다, 내가 바라보는 것들 사이에서 끊임없이 인식의 균형을 잡아가는 삶에 가까운 것 같다. 지나간 일을 후회하거나 아직 오지 않은 일을 두려워하기보다 지금의 삶에서 무엇을 선택하고 무엇을 소중히 여기며 살아갈지를 생각하는 것. 모두가 나답게 살면서 어우러지는 것, 이라는 말이 기억에 남는다. ⠀ ⠀ #도서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