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언제나 명쾌한 정답보다 모호한 질문들로 가득 차 있다. 이 책은 띠지에 적혀있는 ‘상반된 것들을 담지 못하는 삶은 숨 쉬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다’라는 카를 융의 말과 같이, 옳고 그름으로 단정 지을 수 없는 인생의 수많은 문제를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지에 대해 말한다. ⠀우리의 뇌는 인지적 효율성을 위해 복잡한 현상을 단순하게 범주화하려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기능은 과부하를 막아주지만, 고정관념이라는 부작용을 낳게 된다. 평소 나이를 먹을수록 왜곡된 사고나 가치관에 대해서 객관적인 피드백을 주는 사람이 점점 줄어들게 된다는 사실을 경계하고 있어서, 스스로 시간을 내어 자신의 고정관념을 성찰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말이 더욱 마음에 깊이 다가온다.⠀내면의 전쟁이 끝나지 않으면 외부의 다름에 관용을 베풀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흑백논리와 이분법적 관점은 내적 갈등을 부추기고, 이는 결국 타인을 향한 공격적인 태도로 이어진다. 스스로를 돌본다는 것은 내 안의 모순된 욕구와 신념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 주는 것에서 시작된다. 자의식과 공감, 자기 결정권과 연대 사이에서 섬세하게 줄타기를 하며 자신의 욕구와 타인의 견해를 적절하게 인식하고 조화를 찾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 이 책에서 말하는 모호함에 대한 수용은 불확실성에 대한 인내력과 관련되며, 심리학에서는 불안과 함께 연구되는 핵심 변인이기도 하다. 사람들은 예측 불가능한 현실에서 오는 불안을 극복하기 위해 나름대로 모호함을 회피하고자 한다. 하지만 세상은 원래 복합적이고 모호한 곳이기 때문에 그 사실을 인정하고 흑과 백으로 딱 떨어지지 않는 회색지대에 기꺼이 발을 들이는 것이야말로 우리를 불안의 늪에서 건져내어 더욱 단단한 삶으로 안내할 것이다.#도서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