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을 만나는 인문학'이라는 서장의 표현이 마음에 깊이 남는다. 학창 시절 지리는 그저 암기 과목이라 여겨 거들떠보지도 않았는데, 우리의 삶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부분이라는 것을 되새기게 되었다. 책의 목차에서는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현안들과 공간에 숨겨진 권력과 불평등에 대해 말하고, 연결된 세계의 상생과 공존에 더해 고정관념의 틀을 깨고 세상을 새롭게 바라보는 것, 그리고 마지막으로 삶의 지혜로 재해석되는 자연에 대해서 이야기한다.⠀이 책은 존재하는 사실이나 자연 현상을 우리의 삶과 맞닿은 이야기로 풀어내며 익숙했던 풍경을 전혀 다른 시야로 바라보게 만든다. 세상을 따뜻한 눈으로 바라보며 자신의 삶을 더욱 단단하게 일구기를 바란다는 저자의 서문처럼, 지리를 통해 삶의 태도를 다시금 정립해 보는 시간이었다.⠀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자연의 원리를 삶의 지혜로 재해석한 부분이다. ‘해만 밝게 비치고 비가 오지 않으면 사막이 된다’는 아랍 속담은 고난과 역경을 견뎌내며 단단해질 것을 이야기하며 고통 없는 삶이 오히려 황량해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깎이고 쌓이며 끊임없이 순환하는 자연의 섭리를 말하며 당장은 불공평해 보이는 삶도 멀리 보면 결국 공평한 흐름 속에 있고 그저 자연스러운 순환의 일부라 믿으며 의연하게 기다리도록 안내한다.⠀어린 시절에는 매일 흙장난을 하고 풀을 뜯어서 소꿉놀이를 하며 자연 속에서 뛰어놀았는데, 요즘에는 놀이터에서도 흙을 만지기 어려워진 것 같다. 자연과 조금은 멀어진 듯한 세상에서 어느새 자연의 소중함을 잊고 살아왔던 것 같다. 책을 읽으며 우리가 누구나 공간 위에서 살아간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되새길 수 있는 겸허한 시간을 보냈다.#도서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