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선뜻 펼치기에 어렵게 느껴지는 단테의 신곡을 16가지 주제로 정리하여 비교적 수월하게 읽어나갈 수 있었다. 1200년대에 쓰인 고전이 현시대에도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은, 인간의 본질이 변하지 않음을 방증하는 듯하다. '단테 알리기에리'라는 이름에 담긴 '견디며 날아오르는 자'라는 의미를 좋아한다. 빛이 보이지 않는 순간에도 꺾이지 않고 견디는 것, 불완전한 존재로서 고결한 품성을 유지하려 애쓰는 것이야말로 인간답게 살아가는 길이기 때문이다.⠀단테의 여정은 지옥과 연옥을 지나 천국으로 나아가지만, 그 끝은 천국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다시 삶으로 되돌아오며 마무리된다. 그가 천국에 안주하지 않고 다시 불완전한 세계로 발길을 돌린 것처럼, 인간은 그 불완전함을 가지고 살아가면서 끊임없이 스스로를 만들어내는 존재인 것 같다. 우리의 불완전함은 결함이나 실패가 아니라, 우리를 기어이 다시 나아가게 이끄는 가장 인간적인 조건이라는 말이 인상깊었다.⠀인간의 불완전한 틈새를 채우는 것은 결국 인간을 향한 연민인 것 같다. 사람들은 일상에서 소소하고 평범한 사랑을 서로에게 보이며 살아가고, 그런 일상적인 노력이 지금 현실을 살아감에 있어서 단테가 바라보고 좇던 빛으로 이어지는 것 같다.⠀단테의 신곡은 우리에게 무엇이 옳고 좋은지 끊임없이 자문하고, 깊이 생각하며 담대히 움직일 것을 말한다. 지성은 머릿속에 머무를 때가 아니라 용기와 실천으로 옮겨질 때 비로소 완성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최선을 다했음에도 운명이 바람대로 흐르지 않을 때, 희망과 체념을 동시에 끌어안고 그 운명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법을 배워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