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청소년기에 놓인 아이들에게 자기결정력이 얼마나 필수적인지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각 장의 주제에 대한 청소년 당사자인 저자의 아들의 시선이 담겨 있어서 더욱 신선함을 가지고 있다. ‘자기결정력’이라는 것은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하며 행동하는 힘을 의미하는데, 아마도 다들 한 번쯤은 대학 학점 때문에 교수를 찾아가는 부모나 자녀의 퇴사 연락을 대신 해주는 부모의 이야기를 접하고 한숨을 쉬는 경험을 했을 것이다.⠀우리나라의 주입식 교육 환경은 아이들이 스스로 고민하고 결정할 기회를 사실상 박탈하고 있다. 자율성과 독립성을 키워주어야 할 시기에 오히려 의존성을 학습하게 만드는 꼴이다. 저자는 이러한 현상의 원인을 사회 구조와 부모의 태도, 그리고 그 속에서 길을 잃은 아이들의 문제로 나누어 분석한다. 특히 책의 3부에서는 무기력과 좌절에 빠진 청소년들의 사례를 면밀하게 다루며, 부모가 아이들의 무너진 마음을 어떤 방식으로 도와주고 다시 일으켜 세울 수 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한다.⠀가족치료 수업을 들을 때 공부했던 보웬의 ‘자기분화’ 개념이 이 책에서도 등장해서 반가웠다. 아이와 부모는 적당한 수준으로 분화되어야만 각자의 경계를 바로 세우면서도 건강한 친밀감을 유지할 수 있다. 이전에 읽은 <스카이멘탈>이라는 책에서도 비슷한 얘기가 나왔던 기억이 나는데, 아이의 인생은 대학교에 합격하는 시점에 끝나는 것이 아니다. 오직 좋은 대학만을 목표로 모든 결정을 대신해주며 달려온 아이는 정작 홀로 서야 하는 결정적인 순간에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무력한 존재가 될 뿐이다.⠀이 책의 4장에서는 자기결정력을 갖춘 아이들의 명확한 특징에 대해서 보여준다. 자기결정력을 갖춘 아이들은 스스로 생각하고 표현할 수 있고 정서적 안정감을 바탕으로 실패와 좌절 앞에서도 다시 일어서는 회복탄력성을 발휘할 수 있다. 자기결정력은 아이들이 진정으로 행복한 삶을 영위하기 위해 반드시 갖춰야 할 생존의 도구와도 같다. 부모들이 부디 시기를 놓치지 않고 아이의 내면에 이 단단한 중심을 잘 키워주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