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사의 감각이라는 제목을 보고 돌이켜 생각해 보면 내가 필사를 하는 시간은 아침 시간인데 햇빛이 서서히 비춰드는 책상에서 좋아하는 펜을 들고 천천히 문장을 따라서 적는 것은 고요함과 차분함의 어딘가에 머물러 있게 된다. 필사를 한다는 것은 종이의 사각거림과 펜의 마찰, 그리고 눈으로 따라가는 글씨들이 머릿속으로 스며들어 여러 가지 생각들을 끌어올리는 것을 오롯이 느끼는 일이다.⠀그런 감각이 좋아서 작년 초부터 필사에 취미를 들인 이후로 계속해서 문장들을 써나가고 있는 것 같다. 인스타를 통해 좋은 기회로 필사책들을 여럿 만나게 되었는데, 단순히 문장만 있는 책보다는 그 문장에 대한 저자의 생각이 한 줄이라도 적혀있는 책을 좋아한다. 책을 사이에 두고 교류하는 느낌이랄까.⠀좋은 문장들을 가만히 따라 쓰다 보면 어휘력이나 문장력이 덩달아 좋아지는 것 같은 착각을 하기 쉬워서, 저자의 말처럼 감각을 깨우고 난 이후에는 개인적으로 생각이나 감정을 기록해보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무엇이든 단 한 줄이라도 문장을 읽고 떠오르는 것을 기록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에는 마음에 남는 차이가 있다.⠀<노자의 마음공부>에서 한번 만났던 저자를 다시 만나게 되어서 반가웠다. 당시 책을 읽을 때에도 문장이 소탈하면서도 수려하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명문장을 수집해 놓은 이 책에도 저자의 문장들이 많이 들어있어서 인상 깊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