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저자는 시종일관 전문성으로 유쾌하다. 읽으면서 세상 참 재밌게 산다는 느낌이 들었다. 가끔 친구들끼리 얘기를 할 때, 지나가는 사람들을 무심코 분석하게 되는 직업병이 있는데, 저자는 세상을 계속해서 분석해 나가는 직업병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비의 각도를 계산해서 뛰어갔다가 쫄딱 젖은 이야기는 다시 생각해도 웃음이 난다. 복숭아를 최선의 방식으로 4등분 하려는데 아내가 와서 잘게 다져버리는 이야기에서도 어김없이 웃음이 터졌다. 가장 압권인 부분은 강의실에서 다리를 떠는 사람 때문에 집중에 방해가 되자 노이즈 캔슬링을 하려고 진폭을 계산해서 같이 다리를 떠는 부분이었다. ⠀ 그런 사소한 이야기들에서부터 시작해서, 죽음을 바라보는 물리학자의 시선과 심리학자의 시선이 맞닿게 되는 부분에서는 나도 많은 것을 느꼈다. 화장을 하고 뼛조각이라는 물질을 기반으로 죽음을 분석하고자 하다가 물리학적으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자신의 안에서, 기억 속에서 아버지를 찾게 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 AI의 발전에 대해서 직업을 잃어버릴까봐 걱정하는 것에 대해서 컴퓨터가 나왔을 때 물리학에서도 계산물리학으로 발전하게 된 것처럼 학습물리학이 될 것이라고 말하는 저자처럼, 사실 다른 심리학자들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나는 아직까지는 일자리를 빼앗기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내담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영화를 줄거리로 알고 있는 것과 직접 영화를 보면서 감동을 느끼는 것이 다른 것처럼 아직까지는 몇 번 써보시다가 마는 것 같다. 기술 발전 속도를 보면 언젠가는 정말로 인간을 대체할 수 있는 AI가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기왕이면 내가 죽고 나서 나왔으면 좋겠다...⠀ 하여간 여러모로 세상을 보는 시각이 흥미로워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는 책이다. 공감되는 부분도 많았고 엉뚱한 생각에 이게 뭐야 하고 웃음을 터트리게 되는 부분도 많아서 바로 주변인들에게 읽어보라고 추천을 했다. 저자의 전작도 궁금해져서 찾아 읽어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