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호원이라는 직업을 떠올릴 때 갖게 되는 편견을 이 책은 기분 좋게 이탈하고 있다. 겁이 많은 성격이 콤플렉스였던 저자가 오히려 그 두려움 때문에 더 조심하고 경계를 늦추지 않아 실수 없이 신중하게 사람을 지킬 수 있었다는 고백은 결점조차 삶의 무기로 벼려낼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한다. ⠀겉모습을 깔끔하게 다듬고 출근하는 폼생폼사 같이 시작한 2대8 가르마가 결국 직업을 대하는 태도까지 바꾸어놓았다는 대목에서 깊은 공감을 느꼈다. 인스타를 시작할 즈음 미테르에서 진행한 ‘과시용 독서클럽’에 신청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보여주기식으로 행동하는 것이 때로는 시작을 위한 마중물이 되기도 하는 것 같다. 그 때의 시작을 기반으로 지금까지도 루틴을 지속해나가고 있는 것을 보면 말이다.⠀경호원이라는 자신에 취해 기본적인 원칙을 지키지 못하는 사람들에 대해 기술한 부분을 보며 임상 현장에 대해서도 떠올리게 되었다. 제대로 된 수련을 받지 않은 채 단순히 사람들을 돕는다는 기분에 취해 있는 상담자들로 인해 상처받고 오게 되는 내담자들이 생각났다. 윤리적 문제들은 대체로 기본을 망각하는 데에서 생겨나게 되는 것 같다.⠀저자의 겁은 결국 없애야 할 대상이 아니라 상대를 온전하게 지켜내기 위한 가장 정직한 동력이었다. 겁쟁이였기에 누구보다 세심한 경호원이 될 수 있었던 저자의 이야기는, 우리 모두에게 각자의 결핍을 껴안고도 충분히 자신의 일을 잘 해낼 수 있다는 용기를 준다. 부드러운 물길이 결국 단단한 바위를 뚫듯이 나 또한 취약한 부분을 인정하고 그로부터 이어지는 유연한 힘으로 사람들을 마주하겠노라 다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