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크라테스라는 이름 아래 형이상학적인 담론을 예상했다가 뜻밖의 실용적인 살림법과 마주하며 묘한 신선함을 느꼈다. 이 책은 소크라테스와 가정 경영의 모범으로 불리는 이스코마코스의 대화를 통해 부의 본질이란 단순히 재물을 논하는 문제가 아니라 삶을 어떻게 경영할 것인지에 대해 논하고 있다.⠀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이스코마코스와 아내와의 대화에서 드러나는 집안의 물건을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사용하는 법, 일 년 치의 식량을 한 달 소비량으로 나누어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법 등 매우 구체적인 일상의 지침들이었다. 훌륭한 법을 가진 국가라도 그 법을 제정하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는 그의 말이 결국 세상을 경영하는 큰 틀은 일상을 다스리는 힘에서 온다는 것처럼 들려서 흥미로웠다.⠀작품 속 이스코마코스의 목소리를 빌려 저자가 전하는 핵심은 결코 거창하지 않다. 결정적인 비법이 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알고 있는 바를 그대로 실천하느냐 혹은 알면서도 무시하느냐가 삶의 격차를 만든다는 것이다. 우리는 흔히 더 나은 삶을 위한 대단한 정답을 찾아 헤매곤 하지만, 소크라테스가 이스코마코스에게 대답하는 것에서 드러나는 것처럼 정답은 우리 안에 이미 있지만 그것을 해낼 수 있는지에 달려있는 것 같다. ⠀결국 아는 것과 행하는 것 사이의 간극을 메우는 꾸준함이야말로 나를 지탱하는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되는 것 같다. 일상을 경영하는 일에 소홀했던 나를 되돌아보며, 크세노폰이 전하는 오래된 지혜를 지침으로 삼고 다시 일어나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