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삶에서 주어진 마지막 시간들을 죽음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보낸 어느 철학자의 기록이다. 그는 죽어가는 것과 죽음을 구분하며 죽어가는 것에는 관심을 집중하되 죽음 자체에 과도하게 몰입해서는 안 된다고 말하고 있다. 책을 읽으면서 느꼈던 것은, 마지막까지 이렇게 사유를 하면서 삶을 마무리 지은 사람에 대한 경이로움이었다.⠀실제로 사람들은 죽음에 대해 두려워할 때 죽음에 대한 불필요한 두려움에 빠지게 되는 것 같다. 나 역시도 그렇다. 언젠가 찾아올 것이라는 것은 알지만, 무의식적으로 우리의 뇌는 죽음에 대해 깊게 생각하는 것을 막는다. 나에게는 갑작스럽게 일찍 떠난 친구들이 많다. 떠나보내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다른 이들의 죽음에 대해서도 상상하게 되고 그러다보면 더 두려워지는 순간들이 오고야 만다.⠀저자는 인간은 자연의 일부이고 죽음 역시 생명의 일부일 뿐이라고 말하며, 그저 생명의 순환이기에 슬퍼할 만한 일이 아니고, 삶에서 의미있는 끝맺음이자 시작이라고 말한다. 삶과 죽음이 서로 연결되어 있고, 거시적인 관점에서는 순환하는 자연의 일부라고. 머리로는 이해하면서도 마음으로는 절실하게 와닿지 않는다. 조금 더 나이가 들면 저자의 말을 온전히 이해할까. 모르겠다. ⠀하지만 다만 언젠가는 사람들이 죽음을 축하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 나의 죽음 이후에도 계속해서 평안하게 살아가기를 바란다. 장례식 장면을 떠올렸을 때 모두가 검은 옷을 입고 슬퍼하기보다는 결혼식 때 그랬던 것처럼 내가 좋아하는 노래를 틀고 맛있는 음식을 대접받고 웃으며 추억하다 가기를 바란다. 아쉬움 없이 오늘을 보내고자 노력하며, 저자의 평안을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