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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농장 - 조지 오웰 서문 2편 수록 ㅣ 에디터스 컬렉션 11
조지 오웰 지음, 김승욱 옮김 / 문예출판사 / 2021년 7월
평점 :
<동물농장>, 누구나 알고 있지만 어쩌면 읽어본 적이 없는 사람이 더 많은 책일지도 모르겠다.
대략의 줄거리와 낯익은 제목 덕분에 나 또한 읽어본 경험이 있다고 착각하였지만 제대로 읽어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유명한 책인 만큼 여러 출판사에서 아동용, 청소년용 할 것 없이 출간된 책이겠지만 번역의 매끄러움을 파악하기 전에 우선 시선을 끈 것은 책 표지였다.
내가 읽어야지 하는 마음도 있었지만 아이가 꼭 읽어봤으면 하는 마음이 컸었는데 역시나 표지의 힘은 대단했다. 특히나 돼지를 좋아하는 아이에게는 이보다 더 매력적인 표지가 없었을 것이다.
돼지가 악역을 맡고 있어 슬프지만, 그럼에도 아이와 함께 읽기를 시도하였다.
동물 농장은 가볍게 생각하자면 짧은 우화이다. 하지만 작가가 의도한 바가 있기 때문에 결코 가벼운 이야기가 될 수 없다. 소련의 스탈린 체제를 비판하고 있다고 하지만 배경지식이 없는 사람이 단박에 주어진 글만 읽고서 상황을 이해하기란 쉽지 않은 과정이다.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되기 전의 서문 표현의 자유 편을 읽는 것은 그래서 중요하다.
한 때 공산주의란 말자체도 입에 담으면 안될 것 처럼 무서웠던 시절이 있다. 여전히 공산주의 사회주의는 우리에게 낯설다. 대놓고 소련의 스탈린을 비판할 용기가 작가에게 있었다는 것도 놀라웠지만 이것을 출판해 줄 출판사가 있었다는 것도 놀라웠고, 국가의 제제를 받지 않는 듯 싶어 더욱 놀라웠었다.
하지만 서문을 읽어보니 이 모든 것은 나의 착각이었다.
세계대전 당시 소련은 영국의 연합국이었고 연합국의 우두머리를 비판하고 있는 책이 나온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작가는 그러한 실정을 서문에 잘 표현해 뒀는데 특히 우크라이나어판 서문에는 본인의 출생에서부터 자신이 어떤 경험을 하였고 이러한 정치적 입장이 생기게 되었는지 자세히 적어 두었다.
매너 농장의 존스 씨를 비롯 등장하는 모든 인물들은 상징하는 역할이 있다.
읽다보면 이 우화는 소련에 국한된 설정이 아니라 오늘날 우리의 이야기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이 작품이 출간된 지 꽤 오랜 시간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권력을 가진자들의 욕심에는 변함이 없는 것 같다.
삶의 본질, 노동의 힘, 평등 오늘날에도 무척이나 고귀하고 중요한 가치이다.
무조건 공산당이 나쁘다는 단순한 생각에서 벗어나 공동 생산 공동 분배라는 사회주의 이념을 배운 순간 어느 부분이 그렇게 나쁜 것일까 싶은 생각이 들었던 적이 있었다. 이 이야기에서는 단박에 그 문제점을 마지막 계명에서 알려주고 있다. 이 책의 가장 인상깊은 유명한 문장일 것이다.
모든 동물은 평등하다.
그러나 어떤 동물은 더 평등하다.
내용 속에서는 <클레멘타인>과 <라 쿠카라차>의 중간쯤 되는 노랫말이 실려있다.
나도 알고 있는 음악이라 따라 불러보았지만 매끄럽지는 않았다.
원서를 읽어낼 능력이 없음은 이런 부분에서 꽤 큰 아쉬움으로 자리잡는다.
문자를 알고 모르는 정도의 것은 노래를 부를 수 있느냐 없느냐 정도의 수준이었지만 이 책을 읽다 보면 문자를 알고 모르는 것은 인생의 위치를 바꿔줄 큰 무기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른 동물들도 돼지처럼 문자를 익히는 것을 게을리 하지 않았더라면, 여기서는 단순한 글자 자체가 아니라 배움이라는 포괄적 의미를 품고 있겠지만 타인에 의해 조종당하는 삶을 살지 않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배움은 멈춰서는 안되는 행위임을 인식하게 해 준다.
열심히 일했던 복서의 최후를 보면 생각하게 되는 점이 많다.
대략 어떠한 의미를 품고 있는 이야기인지 알 수 있다 하더라도 소련이란 나라 자체가 익숙하지 않은 요즘 아이들이 작품을 이해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의 옮긴이의 말은 더욱 가치가 있다. 비단 소련에 국한된 것이 아닌 우리 나라의 역사와 비교하여 설명하여 주었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방향도 제시해 주고 있다.
조지오웰의 <1984>를 인상깊게 읽었는데 <동물농장>을 먼저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