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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세계문학 - 만화로 읽는 22가지 세계문학 교양상식
임지이 지음 / 더퀘스트 / 2025년 3월
평점 :
세상의 좋은 것들에는 '필수'가 붙는 것들이 많다. 이것만큼은 꼭, 반드시 **해야 할, 원조, 고전... 죽기 전에 꼭 해야한다는 것들이 어찌나 많은지. 하나하나 따라가다 보면 세상이 끝날 때까지는 죽을 엄두도 못 내겠다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개중에서도 교양, 상식 영역은 그 역사가 또 얼마나 방대한지. 먹고 죽은 귀신은 때깔도 곱다는데 교양 쌓다 죽은 귀신은 마음의 양식으로 통통 불어 있는 몰골이 아닐까 싶을 정도다.
그런 와중에 문학, 그것도 세계문학은 그 역사와 내용이 천차만별인데다 배경까지 따지자면 세상이 두 번 끝나도록 설명만 해야 할 노릇이다. 이러니 고전부터 읽어라, 어떤 책부터 읽어야 한다, 어떤 작가의 작품들이 어떻니 저떻니 늘어놓는 일이 교양은 고사하고 듣는 사람이 진절머리나 안 내면 다행일 노릇이 아닌가.
자고로 책을 많이 읽는 최고의 방법은 책을 많이 읽는 것이라 했다. 읽어 본 사람이 읽을 줄 알고, 더 재밌게 읽는다. 아는 사람이 더 많이 알고 읽으니 쉽게 이해하고 깊게 파고든다. 그렇다면 안 읽어본 사람은, 책이 낯설고 배경지식이 얕은 사람은 어디 가서 지식을 쌓나요. 경력직만 모집하면 신입은 어디 가서 경력을 쌓아오느냔 말이야.
그런 이유로, 이 책은 그런 독자를 위해 쓰였다. (그려졌다고 해야 하나?) 누구나 한번쯤은 들어봤을 작가와 그들의 작품이 영 낯선 이들을 위해, 혹은 여전히 어렵게 느끼는 이들을 위해. 이 작가가 저 학파의 영향을 받았다는데 대체 무슨 말인지, 작품 뒤의 맥락을 어떻게 읽어내야 할지 도통 알 수 없는 이들에게 자 앉아보세요, 재미난 얘기를 해드리겠습니다. 끝내 배를 잡고 웃어대도록, 상상도 못한 사연에 입이 떡 벌어지도록.
또한 이 책은 틈만 나면 심심하다고 성분분석표에 라벨까지 읽어대는 독자를 위해 쓰였다. 욕 아닙니다. 나예요. 나라고... 세상에서 가장 슬픈 괴물은, 허무맹랑에서 현실이 된 '공상과학'은, 수없이 불려나오고 되풀이된 명작은 어떻게 쓰여졌는가. 혹은, 어떻게 창조주의 이름을 넘어 여태껏 살아 숨쉬는가.
포근한 날씨에, 잠들지 못하는 밤에, 어쩌다 마주친 제목에 이끌려 서점으로, 도서관으로 들어선 이들에게 이 책을 건네고 싶다. 들어보세요. 이게 그냥 공상이 아니랍니다. 이 넓은 세상에서 당신과 이 책이 마주할 때까지 무슨 일이 있었냐면요. 알고보면 고전이란 게, 문학이란 게 이렇게 재밌는데요. 어쩌다 마주친 그대 제목에 내 마음을 빼앗겨 버렸네...
*도서제공: 더퀘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