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레시피 - 논리와 감성을 버무린 칼럼 쓰기의 모든 것
최진우 지음 / 한겨레출판 / 2023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한겨레출판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쓴 주관적인 후기입니다.

칼럼이란 “신문이나 잡지 등에 실려 주로 시사, 사회, 풍속 따위에 관하여 짧게 평한 글” 이다. 다루는 주제가 비슷할지라도 사건사고를 다루는 정식 기사나 정치사회적 사안에 대한 언론사의 입장을 밝히는 사설과는 다소 궤를 달리하는 글이다. 앞선 정의에서 알 수 있듯, 비교적 짧은 글인 것도 한 몫 할테다.

어쩐지 글은 말보다 어려운 느낌이 든다. 말은 생각대로 하면 되지만 글은 시간을 두고 다듬어 써야 할 것만 같은 느낌이 든다. 게다가 일기 정도가 아니라 세상 일에 대해 논하자니 어쩐지 민망하고 별다른 경험도 없는 사람도 칼럼을 쓸 수 있나, 싶은 고민도 든다.

나와 같은 독자에게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그것 또한 칼럼입니다, 누구나 쓸 수 있습니다, 라고.

p.17 사안의 돌기를 짚어 내고 나름의 의견을 제기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칼럼을 잘 쓸 수 있어요. 인터넷을 접속하면 하루가 멀게 이슈가 터지고 SNS에서는 갑론을박이 난무하는 사회에 우리는 살고 있잖아요. (...) “전 경험이 일천해 칼럼처럼 목소리가 확실한 글은 쓰지 못해요.” 거짓말이에요. 마치 “나는 음식을 해 본 적이 없어서 요리를 잘 못 해요.”라는 말과 같지요.


결국 말과 글은 생각을 전달하는 방식의 차이일 뿐이라는 점에서, 이 책은 또한 우격다짐으로 화내거나 밤새 뒤척이며 이 얘길 했어야 한다고 이불을 차대지 않고도 조리있게 생각을 전달하는 말하기 방법에 대한 안내서와도 같다고 해도 좋겠다.

그러니 이것은 1차적으로는 작문, 그것도 특정 주제와 형식의 글쓰이게 관한 책이나 깊게는 사유하는 일의 중요성, 자신의 생각을 타인에게 전달하는 기술, 무엇보다도 세상을 깊고 넓게 바라보는 방법에 대한 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

p.161 주장하는 방식도 여러 면에서 살펴보면 도움이 됩니다. 문제 해결을 구체적으로 제시할 수도 있고, 방안을 내세우지는 않지마 ㄴ개선할 점을 가리킨 후 각성을 촉구해도 괜찮아요. 또한 강하게 주장하는 대신 완곡하게 건네는 방법도 가능합니다.


이따금 주변 이들에게 서가 혹은 인상깊게 읽은 책을 보여달라 청한다. 읽는 일이 읽는 사람을 드러낸다 여기는 탓이다. 당신의 시간을 보여줘요. 그러면 우리는 서로의 세계에 가 닿을 수 있어, 라고.

읽고 쓰기를 통해 드러나는 생각으로 우리는 서로를, 나아가 세상을 보다 다채롭고 깊게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깊게 생각하는 사람은 쉽사리 흔들리지 않는다. 짧지만 단단하고 무거운 글, 칼럼의 진정한 가치는 그에 있지 않을까.

p.162 명료한 주장은 사안을 공론의 장으로 끌어냅니다. 이를 위해서는 근거를 갖춘 주장을 펼쳐야 합니다. 근거가 명확하면 설령 독자는 설득당하지 않더라도 적어도 주장의 과정이 타당하다고 여기게 되니까요. (...) 주장에 동의하지 않더라도 상대의 입장에 공감하게 되니 토론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근거가 부족해 터무니없는 주장이라 간주된다면 동의는커녕 공론화될 수도 없습니다.


저자의 말, “나는 당신이 칼럼을 쓰면 좋겠습니다.” 이는 곧 당신의 생각을 들려달라는 뜻이다. 만일 세상 돌아가는 일, 뾰족하고 불편하게 걸리는 마음을 짧고 솔직하게 다듬어낸 글로 서로의 세계를 들여다 볼 수 있다면, 그리하여 보다 신중하게 세상을 바라볼 수 있다면 반사적으로 튀어나오는 말과 편견이 아닌 숙고와 신중함으로 서로를 대할 수 있으리라 기대해본다.

저자의 말을 빌어, 당신이 글을 쓰면 좋겠습니다. 당신과 같은 높이에서, 당신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세계를 함께하고 싶습니다. 우리가 존재하는 세계를 마주한 당신의 생각을 들려주세요. 그리하여 우리는 서로의 “ ”에 닿을 수 있으니.

p.204 감정을 표현하는 방식을 우리는 고민해 봐야 합니다. 글과 내가 어느 정도 거리를 두어야 하는가, 이 문제는 상당히 중요합니다. 여과 없이 감정을 풀어놓을 때 과연 독자를 공감시킬 수 있는지 생각해보면 좋겠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