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티나무 수호대 꿈꾸는돌 35
김중미 지음 / 돌베개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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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돌베개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쓴, 주관적 후기입니다.

자라나는 사람의 모습은 참 말갛다. 뽀얀 것도 하얀 것도 아니고, 맑다. 티 없이 맑다는 말은 않겠다. 사람이 사는 데 생채기 하나 안 날 수가 있는가. 여간해서는 어려운 일이고, 만에 하나 그런 이가 있다고 해도 열의 열은 주변인이 그의 몫까지 감당하고 있을 터이다.

사람도 나무도 동물도 상처 없이 자랄 수는 없다. 중요한 것은 상처입은 순간에 보살펴줄 존재, 아프고 무섭다 울어버릴 수 있는 안전함, 툭툭 털고 다음을 기약할 수 있는 힘이다. 회복이 중요하고 회복할 용기와 시간을 주는 환경이 필요하다. 모두에게 필요한 일일진대, 자라나는 이라고 다르겠는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소설을 성인이 읽을 때 얻는 것은 즐거움도 크지만 스스로의 사고와 문장이 얼마나 차별적이고 구습적인 것인지 깨닫는 시간도 있지 않을까. 혹자는 "유치하다" 내지는 "너무 단순하다"라고 평할지 모르나, 그 단순하고 유치한 내용이 삶의 기본이기 때문에 그토록 중요한 것이다.

오죽하면 요즘 같아서는 초등학교 교과서일 소학만 제대로 떼어도 사람구실 한다는 말이 있겠는가 (출처는 나다). 그렇게 당연하고 기본적인 것조차 지키지 않아서, 잊고 살아서 끊임없이 상처를 주고 아귀다툼을 하는 세상이 된 것일지도 모른다. 다시 한 번 당연하게도, 상처와 폭력은 보다 약한 자에게로, 보다 어린 이에게로 향한다.


도망치고 싶어 견딜 수 없을 때, 기댈 곳이 하나라도 있다면 어떨까. 상처받은 이가 몸과 마음을 회복할 때까지 충분한 시간을 주는 이가 있다면 세상은 어떻게 될까. 과연 우리에겐 무엇이 필요하고 또 무엇을 잊고 있는가. 여전히 자라나는 이들, 동료 시민을 믿어볼 이유가 있는가. 다시 한 번 용기를 내도 괜찮을까.

이 책의 주인공들에게 느티 선생님이, 또 세계라는 원 안의 모두에게 동료 시민인 청소년들이 서로에게 그러한 존재이다. 주변인에서 수호대로, 마침내 성원으로, 처음부터 그러했듯. 결국 우리는 함께 살아야만 하고, 그 누구도 언제까지고 가장자리로 밀려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누구도 그래서는 안 된다고, "같이"가 아니면 할 수 없다고, 작가 김중미는 말한다. 우리는, 어느 누구도 우리-아님이 아니라고. 당당하라고.

#느티나무수호대 #김중미 #돌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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