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멍 (스페셜 에디션) - 글 쓰는 멍멍이
예예 지음 / 모베리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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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ylc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쓴, 주관적 후기입니다.

이제는 몇 장의 사진과 영상 외에는 사랑하는 내새끼들, 엄마 까시들이지 얘들아- 했던 아이들을 증거할 수 있는 것이 존재하지 않지만, 여전히 눈을 감으면 모든 순간이 생생하다.

또한 여전히 생각한다. 너희들의 말을 알아들을 수 있다면 한마디만, 딱 한마디면 족하다고. 사랑해 맛있어 놀거야 꺼내줘 그런 게 아니라 아퍼, 하나면 된다고. 조금만 더 욕심 낼 수 있다면 사랑한다고, 아주 많이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다.

사랑스러운 뭉게, 복슬복슬한 털이 꼭 뭉게구름 같아서 이름도 뭉게가 되었다는 강아지의 하루는 바쁘다. 먹고 자고 산책도 해야지, 때때로 집안 순찰도 돌아야지, 인간을 사랑해줘야지. 어쩌면 개의 하루는 체감상 72시간 하고도 10분쯤일지도 모른다.

사람의 손으로 그려진 개의 하루와 마음은 어쩔 수 없이 사람의 마음을 그려낸다. 이렇지 않을까, 이랬으면 좋겠는데, 라고. 그러니 반려동물을 주인공으로 하는 글은 사실 반려인간이 하고 싶었던 얘기 내지는 과거 현재 미래 어느 때의 부재를 채우기 위한 상상이 아닐까.

이 책이 쓰일 때는 이미 열 살을 훌쩍 넘긴, 명실상부 노견이 된 뭉게, 무릎도 아프고 눈도 침침하고 잠이 들었다는 뭉게가 전하는 함께 지금 이 시간을 행복하게 살아내자는 말. 수많은 전현직 반려인간들과 이 말을 나누고 싶다. 행복하자고, 사랑하고 사랑했던 자리마다 행복이라고, 행복이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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