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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으로 배우는 삶과 죽음 - 죽음을 이해하며 삶을 통찰하는 그림책 읽기 ㅣ 그림책 학교 7
임경희 지음 / (주)학교도서관저널 / 2021년 8월
평점 :
제가 이 책을 읽고 있으니 아빠와 아들이 관심을 보입니다. 무슨 책 읽고 있냐고 해서 제목을 보여주니 오.하면서 슬쩍 봅니다. 아버지는 읽고 싶다시며 가져가서 한참을 보십니다. 사실 부모님께는 이 책의 표지를 보여드리기 뭐해서 덮어두었습니다. 괜히 그러고 싶었지요. 허나 읽으면서 부모님과 그리고 나의 아이들과 죽음과 삶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졌습니다. 그래서 가끔씩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어떤 죽음을 맞이하고 싶은지, 시신기증이나 장례의 방법은 어떤지 부모님과 이야기하기도 했습니다.
솔직히 저는 이 주제에 관심은 많았지만 막상 이야기를 시작하면 눈물이 주룩주룩 나는 사람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떠나는 것, 내가 떠났을 때 우리 아이들이 남겨져 받을 외로움 등을 미리 생각하고 상상하면서 울게 됩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좀 단단해지는 마음을 느낍니다. 죽음이 먼저 오는 게 아니라 지금의 삶이 먼저라는 걸 알았습니다. 삶의 과정 중에 죽음이라는 것이 있다는 걸, 그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며 삶은 원래 그러하다는 걸 알아갑니다.
책을 읽으며 그동안 학생들이 반려견의 죽음으로 하루 종일 책상에 엎드려 울었던 순간, 부모님 중 한 분이 먼저 떠나셨던 일, 동생의 죽음 등 그간 죽음을 겪었던 아이들도 생각났습니다. 그리고 제 친한 친구의 투병과 죽음, 사랑하는 할머니의 장례식도 떠올랐습니다. 이 책은 단순에 읽기엔 너무 벅찬 책이어서 짬내어 긴 호흡을 하면서 읽어갔습니다. 책은 단순히 글자가 쓰여진 게 아니라 제 삶의 과정들을 떠오르게 했기 때문입니다. 그 수 많은 헤어짐 등을 기억하면서 읽어낸 책인데, 충분히 애도하지 못하고 남겨두어서 제가 죽음을 두려워하고 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이 책의 내용처럼, 제 마음을 한참을 들여다보고 울다가 울다가 또 체념했다가 허무함을 느끼다가 또 인정하고 이해하는 과정을 겪었습니다. 이 책은 죽음을 이해하게 하는 책이 아니라, <삶과 죽음>을 이해하게 하는 책입니다. 어떻게 살 것인가, 질문을 던집니다. 어떻게 죽어갈 것인가 보다 지금 어떻게 이 삶을 꾸려가고 죽음으로 향할 것인지에 대해 물어보는 책입니다.
저처럼 죽음이 늘 두려웠던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여기에서 나오는 그림책들을 하나씩 읽어가면서 이 삶을 어떻게 꾸려갈지, 죽음을 대하는 태도를 단단하게 세워가는 시간을 갖기를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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