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의 현대사 - 시대는 자기만의 방식으로 우리를 웃게 한다
김영주 지음 / 웨일북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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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겉표지에 작게 쓰여진 문구가 제목보다 오히려 눈에 띄었고, 의미 있게 다가왔다. 시대는 자기만의 방식으로 우리를 웃게 한다는 문구였는데, 과연, 그 시대가 시대만의 방식으로 우리를 웃게 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일까 궁금하기도 하면서, 또한 그럴 수 있겠다라는 작은 공감도 들게 하였다. 그것은 곧 시대와 역사를 무시하는 웃음은 없다는 명제로 귀결할 수 있는 내용이다.

 

 똑같이 웃는 인간이라 할지라도 시대가 주는, 또한 그 시대의 문화가 주는 웃음의 포인트가 다르다는 것이다. 그때는 그렇게 웃을 수 있었는데, 지금은 그렇게 웃을 수 없는... 참 어려운 것이 웃음이기도 한 것 같다.

 

 또한 세대마다 웃음도 차이가 있다. 젊은이가 웃을 수 있을 때 중년과 노인들은 웃을 수 없다. 중년과 노인이 웃을 때 젊은이가 웃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우리는 언제 웃는가? 사람마다 웃게 하는 것들은 차이가 있다. 그러나 공통적인 웃음의 코드, 웃음의 소재들은 있기 마련이다. 그것을 연구하는 사람들이 예능 작가, 예능 피디들이다. 이 책은 26년간 방송작가로 활동한 김영주 씨가 그 웃음에 대한 이야기를 역사 서술 방식으로 풀어간다. 근현대사를 중심으로 예능 프로그램의 역사, 웃음의 역사, 시대를 통해 드러나는 해학을 이야기식으로 재밌게 전달해 주고 있다.

 

 일제강점기로부터 시작하여 현대에 이르기까지 근현대사를 웃음이라는 퍼즐조각들로 채워주고 있다. 많은 역사 주제들이 있지만, 웃음의 역사라는 것이 생소하기도 하고, 신선하기도 했다.

필자의 삶의 역사가 그리 오래되지는 않았지만, 책을 읽는 내내, “맞아! 그 시대의 이런 프로그램들로 많이 웃었었는데... 맞아! 그 사람을 통해, 그 코너를 통해 많이 웃었었는데...” 하면서 감탄과 감동에 빠져들었다.

 

 덕분에 웃을 수 있었고, 덕분에 마음이 유쾌했었다. 참으로 웃을 일이 없는 시대를 살아간다. 웃음보다는 한탄과 분노와 씁쓸함이 가득한 사회적 분위기이다. 분노조절장애라는 심리학적 진단이 크게 이슈가 될 만큼 사람들의 마음이 강팍한 시대를 우리는 살아가고 있다.

 

 본 서의 저자를 비롯하여 웃음을 위해 애쓰고 수고하는 분들로 인해, 그래도 숨쉴 수 있는 공간들이 방송 미디어를 통해 계속 이어지길 바란다. 바보상자가 아닌 웃음상자로, 우리의 TV가 건강하게 날마다 탈바꿈되어지길 바라고, 웃음과 재미로 쓰여지는 역사의 스토리가 끊어지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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