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사를 바꾼 월드컵 - 지적이고 흥미로운 20가지 월드컵 축구 이야기
이종성 지음 / 브레인스토어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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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카타르월드컵은 여름이 아닌 겨울에 열린 대회로, 시기적으로 낯선 월드컵이었다. 지난 2002년 한일월드컵이 6월에 열렸던 것을 생각하면 한참 늦기도 할 뿐더러, 계절적으로 상당히 추운 시기에 열린 것이다. 카타르에서 뛰는 축구선수들은 더운 날씨를 이겨내고 있겠지만, 거리에서 응원하는 수많은 대한의 전사들은 추위와 맞서며 싸워야 했다.

추위도 이겨내고 12시가 넘은 새벽에도 거리로 나와 대한민국을 외치는 수많은 국민들이 있다는 것이 대단하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다. 축구가 뭐길래 애국심을 불태우며 국민들로 하여금 환호하게 하고, 하나 되게 하는 것일까?

축구는 여러 스포츠 가운데 하나의 종목 정도가 아니라 많은 사람들의 문화이며, 특별히 월드컵은 단순히 축구대회를 뛰어넘는 전 세계인의 축제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 특별한 힘이 대한민국을 하나 되게 하고, 시간과 날씨를 초월하여 한 자리에 모이게 하는 힘이라 생각된다.

최근 출판되는 역사책의 트렌드를 보면, 세계사의 구심점이 되었던 중요한 사건 중심의 서술보다는 매개체를 중심으로 한 에피소드들을 흥미롭게 풀어내는 서술이 많아졌다는 것을 느낀다. 사건 중심, 인물 중심의 역사서술이 이제는 지루한 시대가 된 것이다.

예를 들면, 커피, 그림, 약 등의 사람들로 하여금 관심을 불러 일으킬만한 대중적 소재를 중심으로 역사를 서술해 가는 것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월드컵이라는 매개를 역사 서술의 소재로 삼은 것 또한 흥미롭다 할 수 있겠다. 또한 카타르월드컵이 한 참 절정일 때에, 또한 대한민국이 16강 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룬 이 때에, 이 책의 출판은 시기적절했다고 볼 수 있다.

이 책은 월드컵의 역사를 잘 보여준다. 대륙별, 국가별 축구 실력이 어떻게 차이가 나게 되었는지, 식민지역사가 국가의 축구 실력에 어떻게 영향을 주었는지, FIFA의 창설과 성장은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월드컵이 어떻게 막대한 수익창출과 함께 경제적 가치를 지닌 대회가 되었는지 등의 이야기들을 흥미롭고 전문성 있게 다루고 있다.

현대 축구와 월드컵의 판도를 이해하기에 충분했으며, 구체적인 비하인드 스토리들을 통해 월드컵의 재미를 더하기에 충분했다. 필자 또한 축구를 좋아하고, 월드컵을 관심 있게 보는 한 사람으로서, 많은 월드컵 지식들을 갖고 있다. 하지만, 좀 더 객관적인 역사 서술을 통해 배경지식이 더욱 풍성해 질 수 있었으며, 다음 월드컵이 더욱 기대되는 마음을 갖게 했다.

축구를 사랑하고, 월드컵을 즐기는 많은 사람들이, 단순히 국가적 이벤트로 즐기는 문화소비에서 그치지 않고, 인문학적 관점에서 역사를 배우고, 역사를 이해하면서 즐길 수 있다면, 대한민국의 축구역사도 새롭게 쓰여질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더 나아가 축구공 하나에 전 세계가 주목하고, 축구공 하나에 전 세계가 연결될 수 있다면, 그 힘을 이용하여,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 변질되는 월드컵이 아닌 선한 영향력 있는 멋진 대회로서의 명맥을 이어가길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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