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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추홀, 제물포, 인천 2
복거일 지음 / 무블출판사 / 2025년 6월
평점 :
#도서협찬
-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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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추홀 - 제물포 - 인천] 2️⃣권
- 황해의 물결을 따라 역사를 걷다, 삶과 죽음이 교차한 인천의 기억.
🎈“인천의 물결 속에서 만난, 나와 우리의 역사… 깊고도 서늘한 감동의 대서사시.”
[미추홀 - 제물포 - 인천] 2️⃣권은 개항 이후 인천이 어떻게 세계사 속 주요 도시로 성장해갔는지를, 만석과 월례 일가의 가족사를 중심으로 조명합니다. 일제강점기, 해방, 한국전쟁, 산업화, 민주화, 그리고 현대의 국제도시 인천에 이르기까지, 격변의 시대 속에서 개인의 삶이 어떻게 시대와 교차하는지를 드라마틱하게 보여줍니다. 역사소설의 형식을 빌리되, 사건 중심의 옴니버스식 전개는 단절 없이 흐르는 한민족의 서사를 역동적으로 그려냅니다.
복거일(Bok Geo-il)은 1946년 충청북도 충주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후, 오랜 기간 작가 및 칼럼니스트로 활동해온 지식인이자 소설가입니다. 그는 SF와 역사소설, 정치철학을 넘나들며 복잡한 사회구조와 인간 내면을 섬세하게 탐색해왔습니다.
대표작으로는 [비명을 찾아서], [역사 속의 나그네], [국가란 무엇인가],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공역) 등이 있으며, 날카로운 시선과 철학적 사유, 문학적 상상력이 결합된 작품들로 독자층의 신뢰를 얻고 있습니다. [미추홀 - 제물포 - 인천] 시리즈는 그의 작품 세계를 집대성한 대작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이 책을 읽기 전에 알아두면 좋은 배경지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한반도의 근현대사 - 대한제국의 붕괴, 일제강점기, 해방 정국, 6·25전쟁, 산업화, 민주화까지 한국 현대사의 큰 흐름에 대한 이해.
✔️인천의 지역사 - 제물포 개항과 경인선 철도 개통, 인천 상륙작전 등 인천이 갖는 지정학적, 전략적 중요성.
✔️분단과 냉전의 국제정세 - 해방 직후 미소군정과 6·25전쟁의 배경이 된 미·소 갈등 및 냉전 구도.
✔️가족사적 관점 - 만석과 월례 가문이 어떤 식으로 시대와 교차하는지를 따라가려면, 시대와 개인 서사의 교차점을 이해해야 합니다.
이러한 배경 없이도 책은 이해할 수 있지만, 사전 지식이 있다면 저자가 숨겨놓은 디테일과 역사적 해석을 훨씬 깊게 음미할 수 있을 것입니다.
복거일은 "한 지역을 중심으로 인간과 역사, 개인과 국가의 서사를 병치시키려는" 문학적 실험을 감행했습니다. 이 시리즈는 ‘인천’이라는 지리적 공간을 통해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의 역사적 진화를 집약적으로 보여줍니다.
그의 메시지는 분명합니다.
‼️우리는 어디에서 왔고, 어떻게 지금 이 자리에 있으며,
미래로 어떻게 나아가야 할 것인가.
작가는 이를 위해 역사를 ‘시간의 흐름’이 아닌 ‘삶의 흐름’으로 재구성합니다.
개별 인물의 미시적 고통과 시대의 거시적 운동을 병렬로 배치하며,
“역사란 곧 인간”이라는 명제를 끝까지 밀고 갑니다.
[미추홀-제물포-인천] 2️⃣권은 '이 땅에서 살아온 사람들의 기억’이며,
‘바다에서 시작된 한 나라의 자취’이며, ‘고난의 시간들을 온몸으로 밀고 나아간 사람들’에 대한 경의이자 찬가입니다.
1️⃣권이 황해의 형성과 비류왕자 전설이라는 ‘기원’에 무게를 실었다면,
2️⃣권은 격변하는 근대와 전쟁, 분단과 발전이라는 ‘시대의 파도’ 위에 선
인간들의 서사를 더욱 역동적으로 풀어냅니다.
역사 속에서 살아낸 사람들의 숨결과 결단, 애틋함과 상실을 함께 들여다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은 사실상 ‘문학으로 쓴 인천사’라 할 수 있습니다.
2권까지 모두 접하니 “도도한 역사라는 거대한 강물 속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파편을 손에 쥐고 따라가는 기분이었습니다.
이 책의 독특한 구성은 1888년 안골예배당 이야기부터 시작해 2014년 인천 아시아경기대회, 그리고 ‘황해의 귀환’까지, 약 100년이 넘는 시간의 층위를 50여 개가 넘는 이야기로 조각내어 서술합니다. 연대기처럼 보이지만, 각각의 서사에는 고유한 인물이 등장하고, 그 인물의 내면이 당시의 시대정신과 절묘하게 맞물립니다.
특히 인천 상륙작전과 같은 굵직한 사건들은 사실성과 감정의 무게를 함께 담고 있습니다. ‘전략의 성공’만이 아니라, 전투에 참여한 병사들의 결사적인 각오와 감정까지도 섬세하게 다루는 점에서, 이 작품은 역사서가 아니라 분명히 문학입니다.
📌“경인선의 개통은 미추홀의 성격을 다시 바꾸어놓았다.”
- 이 대목은 인천이 단순히 서울의 외항이 아니라, ‘근대화의 심장’이었음을 보여줍니다. 개항과 철도, 항만, 외국인 거류지, 사할린 이민 등 일련의 근대화 프로젝트가 인천에서 촘촘히 얽혀 들어가는 구조는, 도시의 ‘공간’이 곧 ‘역사’의 무대가 된다는 것을 분명히 각인시킵니다.
하와이 이민, 광제호, 인천항 갑문 선거, 그리고 3·1운동까지 — 이 책은 도시의 구석구석을 역사적 결절점과 연결하면서 인천이 ‘사건의 중심’이었음을 조명합니다. 그것이야말로 이 작품이 도시문학과 역사소설을 넘나드는 힘이기도 합니다.
특히 감동적인 대목은 만셕과 월례의 후손들이 격랑의 역사 속에서 흩어지고 재회하며, 인천이라는 공간에서 다시 삶을 일구는 장면들이었습니다. 전쟁과 식민, 분단의 상흔이 이들의 삶을 끊임없이 갈라놓고 꺾으면서도, 그 속에서 가족이라는 존재는 기억의 뿌리이자 생존의 이유가 됩니다.
📌“정희는 가슴이 시려오면서 그 아낙이 부러웠다. ... 남편이 풀려날 수 있으리라는 가냘픈 희망을 안고 투표소에 나온 터였다.”
- 이러한 장면은 전쟁을 거대한 서사로만 보는 것이 아닌, 그 안에서 고통받고 기다리는 개인의 시간을 세심히 들여다보게 만듭니다. 역사가 인간에게서 얼마나 무례하고 무관심한 존재인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얼마나 끈질기고 고결하게 살아남는 존재인지 역설적으로 보여주는 순간들입니다.
그녀에게 있어 정치는 희망이고, 투표는 기도였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작은 ‘행동’들이 역사를 움직여왔다는 믿음이 독자에게 전해집니다.
이승만 정권의 농지개혁이나 국제전의 외교적 흐름도 정책 논평에서 그치지 않고, 시대의 기로에 놓인 개인들의 삶 속에서 서술됩니다. 특히 📌“공산군의 무기 지원은 바다에 던져졌고, 국민당 군의 탄약은 차단당했다”는 장면에서 미국 외교정책의 이면을 보는 듯한 리얼리티는 날카롭고도 씁쓸합니다.
[미추홀 - 제물포 - 인천] 2️⃣권의 백미는 단연 6·25 전쟁의 전개와 그 내막을 다룬 대목들입니다. 인천상륙작전의 필연성과 전술, 애치슨 라인과 매카시의 연설, 미군의 남한 진주, 흥남 철수 작전, 장진호 전투 등은 각 사건이 지닌 국제정치적 의미와 인간사의 비극을 병렬하면서 역사 교양서로도 손색이 없습니다.
📌“한국전쟁에서 ‘필연적 작전’이 있었다면, 그것은 인천 상륙작전이었다.”
- 이 표현은 승전 서사를 넘어서,
‘왜 인천이어야 했는가’, ‘왜 그것이 역사의 흐름을 되돌릴 수 있었는가’를
문학적으로 재구성한 통찰입니다.
복거일 작가는 팩트를 나열하는 것만이 아니라,
그 안에서 사람과 장소, 선택과 우연, 그리고 비극의 교차점을 깊게 파고듭니다.
작가는 흔히 ‘문제적 지식인’으로 불립니다. 그러나 이 소설 속 복거일은 지식인 이전에 ‘기억을 껴안는 이야기꾼’이었습니다. 역사에 대한 해박한 통찰은 물론이고, 그 통찰을 살아 있는 인물과 일상의 언어로 되살려내는 작가적 역량은 놀라웠습니다.
또한 📌“작가는 모든 것을 담을 수 있어야 한다”는 스승 김현의 말을 작품 속에 구현해낸 듯, [미추홀-제물포-인천]은 정치, 경제, 군사, 민중, 노동, 이주, 종교, 통일, 미래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담아낸 장편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이 이야기들을 읽으며,
현재를 살아가는 방식에 대한 단서를 발견하게 됩니다.
‼️“우리가 길게 느끼는 오늘이라는 시간도, 역사의 흐름에서는 한 페이지도 안 되는 짧은 순간일 수 있다”는 깨달음은 말 그대로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는 독자들에게 경종을 울립니다.
[미추홀-제물포-인천] 2️⃣권은 압도적인 역사적 스케일과 섬세한 감정의 결이 조화롭게 엮인 보기 드문 작품입니다. 특히 인천이라는 도시를 중심으로,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어떻게 ‘건설’되었고, 그 건설의 과정에 어떤 희생과 분투가 있었는지를 일깨우는 동시에, 한 가족의 삶을 통해 그 모든 역사에 체온을 입힙니다.
역사는 연대기나 결과의 나열만이 아닙니다.
누군가의 시린 기다림, 굳은 결심, 포기하지 않은 한 걸음들이 모여
거대한 물결이 되었고, 그 물결은 지금 이곳까지 밀려왔습니다.
[미추홀 - 제물포 - 인천] 2️⃣권은 그 파도를 온몸으로 건너온 사람들의 흔적을 따라가며, 우리가 어디에서 왔고, 어디로 가는지를 묻습니다.
이 책은 ‘우리의 뿌리를 되새기는 문학’이자, ‘삶과 죽음을 품은 인천의 초상화’입니다. 무엇보다, 이 작품은 복거일이라는 거인의 문학적 역량이 총체적으로 응축된, 소설 그 이상의 기록이자 기념비입니다.
황해라는 바다, 인천이라는 항구, 그리고 그 위에 쌓인 사람들의 기억.
[미추홀 - 제물포 - 인천]은 결국 그 모든 것을 실어온 배입니다.
긴 항해 끝에 ‘여기’에 닿은 독자는, 과거를 읽으며 현재를 바라보게 됩니다.
👣우리는 여기까지 왔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살아남았습니다.
그것은 누군가의 의지와 기도, 작은 행동과 선택,
거대한 실수와 극적인 결단이 축적되어 이루어진 역사였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소설은 하나의 국가적 ‘기억공간’입니다.
📚반드시 읽히고, 오래 남아야 할 책입니다.
더 읽고, 더 깊이 생각하고 싶은 이들에게
이 책은 아주 특별한 문장들이 살아 숨 쉬는 도서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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