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보는 너에게
이우연 지음 / 비선형프레스 / 2025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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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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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보는 너에게" – 끝나지 않는 악몽 속, 너와 내가 서로를 본 순간부터. . .

🌿"너를 보는 나, 나를 보는 너 — 감정의 심연 속, 우리는 서로의 악몽이 된다."

"나를 보는 너에게"는 어느 한 인물의 이야기이면서도 결국 우리의 이야기입니다. 나도 모르게 눌러왔던 감정, 정리되지 못한 감정, 끝내 이름 붙이지 못한 애정.
이 작품은 그 모든 미완의 정서를 환영합니다.

📚책을 덮는 순간, 이렇게 곱씹게 되었습니다.
📌“이 세계는 나 혼자만의 악몽이 아니니까.
나를 보는 너를 다시 만나기 위해, 나는 기꺼이 우리의 악몽을 꿀 거야.”

- 이 고백이야말로, 작가가 소설을 통해 가장 말하고 싶었던 문장이 아닐까요.


이우연은 ‘존재의 소외와 고통’을 강렬하고 밀도 높은 언어로 그려내는 작가로 평가받습니다. 이미 세 권의 단독 작품을 통해 정서 중심의 독창적인 문학 세계를 구축했으며, "나를 보는 너에게"는 그 세계의 가장 섬세하고 짙은 확장입니다.

작가의 글은 종종 느리고 불투명하지만, 그 흐름 안에서 독자는 오히려 날것의 감정을 마주합니다. 관계의 균열과 불안정성, 감정의 해석 불가능성을 직시하며, 치유나 성장보다는 ‘감정의 잔존’을 선택하는 태도는 한국문학 내에서 매우 독특합니다.


이 소설을 보다 깊이 이해하기 위해선 전통적 플롯 중심 서사에 익숙한 독자일수록 정서 중심적 독해 태도를 새롭게 준비해야 합니다. 이우연의 서사는 시간적 직선성이 아닌, 감정의 파동을 따라 흐릅니다.

또한, 작품 안에서 환상적 존재들(귀신, 인어, 나비 등)은 실제보다 정서의 시각화, 혹은 무의식의 형상화로 기능합니다. 이는 프로이트적 ‘꿈 분석’과도 닿아 있으며, 감정의 실체가 외부 세계로 드러난다는 장르적 기법(심리 판타지)에 대한 기본 이해가 있으면 더욱 깊이 공감할 수 있습니다.


"나를 보는 너에게"는 감정이 회복되거나 구원되지 않는 세계를 전제합니다. 이우연은 이 소설을 통해 인간의 내면에 깃든 감정의 균열과 파열음, 말해지지 않은 진실을 끝까지 따라가고자 합니다.

그녀는 이 작품을 성장소설로 만들지 않습니다. 대신, 감정이 끝내 회복되지 않음을 그대로 인정하고 그 속을 살아가고자 하는 인물들의 태도를 정면으로 묘사합니다.
📌"기꺼이 우리의 악몽을 꿀 거야"라는 말은 이 소설의 정서적 핵심이며, 감정의 피로에 눌린 오늘날 독자들에게 감정 자체를 있는 그대로 존중하고 감내하자는 작가의 선언처럼 읽힙니다.


이우연 작가의 소설을 읽는다는 것은 한 겹 한 겹 감정을 벗겨내며 미지의 심연을 마주하는 일입니다. "나를 보는 너에게"는 그중에서도 가장 깊고, 가장 서늘한 감정의 틈으로 독자를 데려갑니다. 이 소설은 줄거리로 설명할 수 없는 이야기입니다. ‘무엇이 일어났는가’보다는 ‘무엇이 느껴졌는가’에 집중해야 합니다. 이 작품은 분명히 소설이지만, 동시에 하나의 정서이고, 환영이고, 집단적인 감정 기억이었습니다.

🎈❝ ‘너를 보는 나’에서 ‘나를 보는 너’로… 이 감정의 궤적은 누구의 것이었을까 ❞

이야기의 중심에는 소리와 은하, 두 소녀가 있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관계는 ‘우정’이라 단정할 수 없고, ‘사랑’이라 표현하기에도 어딘가 거칠고 위험합니다. 감정은 항상 애매하고, 관계는 예민하게 균열을 만듭니다. 처음 만난 순간부터 모든 것이 ‘예감’이었던 그들의 감정은, “처음부터 이렇게 될 것을 예감했는지도 몰랐다”는 문장처럼 말없이 예리하게 번져갑니다.

소설의 진짜 힘은 이 감정들이 결코 치유되거나 구원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흔히 성장서사에서 기대하는 ‘변화’나 ‘회복’은 이 작품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대신, 독자는 끝내 봉합되지 않는 감정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웁니다.
성장하지 않음, 회복하지 않음, 그러나 분명히 존재함.
이 감정의 존재론은 섬세한 문체로 구현되며, 우리 내면의 아주 오래된 상처를 어루만지는 듯한 감각을 남깁니다.


무엇보다 이 소설을 특별하게 만든 것은 ‘신비한 존재들’의 개입입니다. 옥상의 귀신, 수영장의 인어, 손등의 푸른 나비, 쏟아지는 새떼—이 모든 존재들은 우리가 말하지 못한 감정, 무의식의 실체를 형상화한 것입니다. 이들은 현실을 외면하기 위한 장치가 아니라, 오히려 현실보다 더 본질적인 감정을 직시하게 만듭니다. 말하자면 이 소설에서의 ‘기이함’은 감정의 가장 진실한 얼굴입니다.

이처럼 소설의 핵심은 감정입니다. 끝내 회복되지 않는 마음들이 주된 서사 동력입니다. 그래서 독자는 이야기의 흐름보다는 감정의 진동을 좇게 됩니다.
한 장 한 장을 넘길수록 인물들의 마음에 켜켜이 쌓인 균열들이 눈에 밟히고,
그 틈에서 잔물결처럼 일렁이는 애정과 미움이 한데 밀려옵니다.

📌“영원히 이어질 것만 같은, 그럼에도 결코 영원이 될 수 없을 찰나” 라는 표현은 이 소설의 정조를 가장 잘 보여줍니다. 관계는 불완전하고, 감정은 미완이며, 우리는 끊임없이 소통되지 못한 마음의 궤적을 더듬습니다.

특히 두 소녀, 소리와 은하의 관계는 ‘우정’이라는 단어 하나로는 결코 설명되지 않습니다. 그들 사이엔 묘한 동경과 회피, 증오와 보호, 연민과 동화가 동시에 뒤섞여 있습니다.

작가는 이 복잡한 감정을 어떤 직접적인 언어로 설명하지 않습니다. 대사의 상당수는 감정의 언저리를 맴돌고, 정작 중요한 감정은 ‘침묵’과 ‘결여’를 통해 드러납니다. 그 여백이야말로 이우연 소설의 진짜 목소리였습니다. 독자에게는 감정의 회로를 오롯이 따라가는 탐험처럼 다가오며, 읽는 내내 가슴 언저리가 시렸습니다.


📌“이 세계는 나 혼자만의 악몽이 아니니까... 나를 보는 너를 다시 만나기 위해, 나는 기꺼이 우리의 악몽을 꿀 거라고.”
- 이 문장은 이 작품의 정점이자 핵심입니다.
타인과의 관계가 때론 악몽 같을지라도, 그 감정의 진실은 외면할 수 없다는 고백. 그리고 우리는 그 고백 앞에서 한동안 말이 없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감정이란 원래 그렇지 않은가요.
누군가를 보는 일, 그리고 그 시선을 견디는 일은 늘 고통스럽고, 그래서 더 절실합니다.


이우연 작가는 이 시대 소녀들의 가장 날것의 감정 지형을 발굴해냅니다.
그리고 마침내 소설은 말합니다.

📌“이 순간을 나는 영원히 아파할 거야.”

- 그 아픔은 곧 존재의 증명입니다. 우리는 쉽게 말하지 못했던 감정들, 마침내 말해지지 않은 채 남아 있던 감정의 틈을 통해, 존재를 드러낸다. 그리고 그것은 어쩌면 가장 진실한 이야기 방식일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누구나 서로의 악몽을 공유하며 살아갑니다. 그것을 마주하고 껴안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용기이며, 이 작품이 제시하는 감정의 윤리입니다.
읽고 나면 한동안 아무 말도 하기 힘들어집니다. 하지만 그 침묵이 바로 이 소설이 말하고자 한 감정의 크기입니다. 작가는 이번에도, 침묵 속에 가장 깊은 진실을 숨겨놓았습니다.

이 작품은 “감정”이라는 단어에 끌리는 이들에게 권하고 싶습니다. 우정의 경계에 선 사람, 말해지지 못한 감정을 안고 있는 사람, 혹은 관계의 파열 앞에서 멈춰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은 결코 가볍게 지나치지 못할 것입니다. 잔혹하지만 찬란한 감정의 거울 앞에 서게 되는 경험.
그것이 "나를 보는 너에게"의 가장 강력한 힘입니다.


이처럼 "나를 보는 너에게"는 감정을 읽는 법을 다시 알려주는 책입니다.
그것도 말해지지 않은 감정, 표면에 드러나지 않은 고통,
회복되지 못한 정서를 응시하는 법을.
이 소설은 결코 쉽게 읽히지 않으며, 단숨에 ‘정리’되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독자는 언젠가 자신이 가장 고요한 순간,
가장 외로운 자리에 있을 때 이 소설을 기억하게 될 것입니다.

이 책은 잊히지 않는 악몽입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이 악몽을 다시 꿔야 합니다. 우리 모두의 감정이 너무 오랫동안 말해지지 않았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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