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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추홀, 제물포, 인천 1
복거일 지음 / 무블출판사 / 2025년 6월
평점 :
#도서협찬
-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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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추홀 - 제물포 - 인천] 1️⃣권 - 공간으로 읽는 한국사, 인간으로 만나는 시간
🎈“우리는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 “지층처럼 켜켜이 쌓인 시간 위에, 인간은 작지만 위대하게 살아간다.”
복거일 작가의 [미추홀 - 제물포 - 인천] 1️⃣권은 황해의 탄생에서부터 고대, 중세, 조선 후기까지 이어지는 한반도의 장대한 역사를 ‘미추홀’이라는 공간을 중심으로 풀어낸 거시사와 미시사의 교차점입니다.
단군 신화가 아닌 비류와 온조, 소서노의 이주와 선택에서 시작되는 색다른 역사 해석은 공간을 축으로 한 역사적 서사의 가능성을 확장시킵니다.
복거일은 과학적 시선과 문학적 감수성, 치밀한 고증을 통해 인천이라는 공간을 시간과 서사의 집합체로 재구성하며, 독자에게 우리 역사의 ‘근본’을 탐색하는 여정을 제안합니다.
복거일은 이 책에서 역사학자도, 소설가도 아닌 ‘서사의 지도 제작자’처럼 행동합니다. 그는 황해의 형성, 인류의 이주, 문명의 발달, 삼국과 고려·조선의 부침, 조선의 몰락과 개항, 그리고 일제강점기까지를 하나의 서사적 지층 위에 차곡차곡 쌓아 올립니다. 각각의 단락은 하나의 이야기이지만, 전체로 모이면 하나의 거대한 "한반도 서사 지도"가 됩니다. 인천이라는 공간은 이제 도시가 아니라, 우리 역사의 농축된 상징으로 다가옵니다.
[미추홀 - 제물포 - 인천] 1️⃣권은 ‘한 도시의 이야기’인 동시에, ‘한 민족의 서사’이며, 결국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한 깊은 성찰입니다.
지금 우리가 선 이 땅이 얼마나 오랜 시간의 무게 위에 놓여 있는지, 이 책은 묵직하고도 정교하게 증명해냅니다.
복거일은 한국 현대문학계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는 작가로, 문제의식이 분명한 역사소설과 대체역사, 과학소설, 철학적 에세이 등을 꾸준히 집필해왔습니다.
1987년 소설 [비명을 찾아서]로 문단의 주목을 받았으며, 이후 [마지막 우상], [역사 속의 나그네], [파란 달 아래] 등 장르와 형식의 경계를 넘나드는 작품을 발표해왔습니다.
그의 작품은 문학성과 사유의 깊이를 동시에 지니며, 이성과 감성, 사실과 상상이 균형 잡힌 텍스트를 통해 독자에게 지적 긴장과 감정의 밀도를 동시에 요구합니다.
이번 [미추홀 - 제물포 - 인천]은 고 김현 선생에게 헌정한 대작으로, 작가가 평생 준비해온 ‘모든 것을 담은 소설’의 결실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이 작품을 제대로 감상하려면 몇 가지 기초 배경 지식을 알고 있으면 좋겠습니다.
✔️미추홀(彌鄒忽) - 오늘날 인천광역시의 뿌리가 되는 지역으로, 고대 백제의 비류 왕자가 정착한 장소. ‘소금이 나는 성’이라는 의미가 있으며, 고대 한국사의 전환점이 되는 공간.
✔️온조와 비류의 이주 설화 - 백제의 건국 설화로, 졸본에서 내려온 형제 중 온조가 백제를 세운다. 이 소설은 온조보다 비류의 시선에서 그 서사를 재해석합니다.
✔️고려개항기 역사 흐름 - 한반도 역사에서의 중심지 변화, 특히 경기만과 제물포의 지정학적 의미를 이해하면 소설이 더욱 선명해집니다.
✔️한국의 개항과 제물포 개항 - 1883년 개항한 제물포는 조선 후기 근대화의 시작점이자 국제질서 재편의 현장이었습니다.
🎈복거일 작가는 이 소설을 통해 다음의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합니다.
✔️ ‘인천’이라는 익숙한 지명을, 황해의 생성부터 고대사의 흐름, 개항기까지 관통하는 역사적 시공간으로 확장시킨다.
✔️ 단군 신화 중심의 민족주의적 역사관이 아닌, 지리·문화·이동 중심의 현실 기반 역사 읽기를 제안합니다.
✔️ 인류 진화, 지질학, 인류학 등을 서사의 일부로 끌어들이며, 독자에게 보다 입체적인 역사 인식을 가능케 합니다.
✔️ 만셕과 월례의 이야기처럼, 역사에 휘말린 개인들의 삶의 고통과 존엄을 통해 ‘역사란 무엇인가’에 대한 성찰을 이끕니다.
복거일 작가의 장편 역사소설 [미추홀-제물포-인천 1권]은 인류사와 지리학, 문명사까지 아우르는 거대한 지적 서사이자 존재론적 탐구입니다. 이 작품을 읽는 내내 ‘역사는 흐르는 강물’이라는 비유가 떠올랐습니다. 이 강물은 황해라는 바다에서 시작되며, 미추홀이라는 이름 아래 작은 사람들의 삶과 감정, 정치적 운명, 문명의 파편들을 하나하나 품고 오늘의 인천이라는 현실에 이릅니다.
이 소설은 놀랍게도 ‘황해의 탄생’이라는 지질학적 사건에서 출발합니다. 2,700만 년 전의 바다, 한반도 원주민의 유입, 동아프리카에서의 인류 기원 등 인류 보편사적 시야로 시작되는 도입부는 역사소설에 대한 기존 독자의 기대를 산산조각 냅니다.
작가는 왜 인류 기원에서 시작했을까요?
그것은 바로 “우리가 어디에서 왔는가?”라는 질문을 훨씬 근본적이며 철학적인 자리로 끌어올리기 위한 장치였습니다.
하지만 이내 서사는 고대 삼국시대로 진입합니다. 특히 비류 왕자와 소서노, 온조에 얽힌 백제 건국 신화를 재해석한 대목은 익숙한 역사적 인물을 정서적으로 입체화하며 극적 긴장감을 부여합니다. 소서노가 므음드레(민들레)를 바라보며 풀어놓는 생명력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온조와 비류가 각자의 길을 선택하는 장면은 한 국가의 탄생을 '가족의 분화'로 그려낸 드라마였습니다. 이처럼 작가는 개인과 역사, 신화와 과학, 지리와 감정을 매끄럽게 엮어냅니다.
📌“풀도 저렇게 씨를 퍼뜨립니다. 씨가 널리 퍼지라고, 깃털들이 달렸습니다. 한데 모여 오글오글 산다면, 제대로 살겠습니까?”
- 므음드레(민들레)를 빗댄 이 대사는 역사적 이주와 민족의 확산을 상징적으로 드러내며, 작가의 시적 감성과 역사적 통찰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장면입니다.
역사소설의 중반 이후, 서사는 🧭‘미추홀’에서 ‘제물포’로, 그리고 결국 ‘인천’으로 이어지는 도시의 변화를 세밀하게 추적합니다. 이 과정은 세계사적 조류 속에 떠밀려간 한반도의 운명을 보여주는 압축적 사례이기도 합니다. 동학란, 갑오경장, 임오군란, 청일전쟁, 그리고 을미사변에 이르기까지 서양 제국주의와 일본의 침략 속에서 중심으로 떠오른 제물포의 운명은, 한 지역의 지리적 조건이 어떻게 역사적 요충지로 전환되는지를 극적으로 보여줍니다.
📌“제물포의 개항은 미추홀의 긴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이었다.”
- 이 짧은 문장은 미시사적 지역 서사의 전환점을 선언하는 핵심 문장이자, 1권 전체의 후반부 방향성을 상징합니다.
가장 인상적인 지점은, 작가가 역사를 ‘사건의 나열’로만 소비하지 않고, 그 안에서 분투하는 인간들을 절대 잊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수군으로 나라를 지키다 전사한 만셕, 그 후 제물포에서 떡집을 운영하며 삶을 일구는 월례 부인, 그리고 그 후손들로 이어지는 계보는 역사의 거친 파도 속에서도 작고 강인한 인간의 존재감을 감동적으로 드러냅니다.
그들은 세상의 흐름에 휩쓸릴 수밖에 없는 작디작은 존재이지만, 바로 그 작음이야말로 역사를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임을 말없이 보여줍니다. 이는 작가가 ✉️“역사는 흐름이지만, 흐름에는 저항도, 의지도 있다”고 말하는 듯한 메시지로 읽힙니다.
⁉️복거일 작가의 이 작품은 과거를 재현하는 역사소설에만 머물지 않으며, 오히려 독자에게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집니다.
✔️역사는 인간의 의지를 얼마나 담아낼 수 있는가?
✔️우리가 발 딛고 있는 이 땅의 과거는 누구의 기록으로 남아 있는가?
✔️시간과 공간 속에서 ‘개인의 의미’는 얼마나 고유한가?
이러한 질문이 독서를 통해 자연스레 솟아오르는 것은 작가가 역사적 사실을 교과서처럼 건조하게 나열하지 않고, 각 인물의 내면, 시대적 배경, 문명사적 해석을 유기적으로 녹여냈기 때문일 것입니다.
[미추홀-제물포-인천] 1️⃣권은 고대부터 조선 중기까지를 아우르며, 역사 정보의 축적만이 아닌 거시사와 미시사의 아름다운 교차점을 완성한 작품입니다. 작가의 말처럼 이 책은 소설이라는 형식 안에 ‘모든 것을 담아낸’ 작품입니다. 철학, 역사, 정치, 지리, 인간, 감정, 전설, 현실—그 무엇 하나 놓치지 않고 이끄는 이 장대한 서사의 다음 권이 기대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역사는 흐르되, 인간은 그 안에서 살아간다.”
복거일 작가의 문장이 들려주는 이 울림은 오랫동안 내 마음에 남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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