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꺽! 아이, 맛있어! - 오감으로 만나는 명화 여행 - 미각
종이비행기 구성 / 중앙출판사(중앙미디어) / 2003년 12월
평점 :
절판


맛있는 색이 가득하고, 집어먹고 싶은 명화 그림이 있는 책이다. 오감을 통한 명화 시리즈를 읽자마자 바로 이거다! 하며 전 5권을 다 샀는데 보면 볼수록 대만족이다. 처음엔 무릎 위에 앉혀놓고 읽어 줬는데 이제는 자기 스스로 꺼내놓고 '꼴깍 꼴깍' 맛있겠다 정말정말 맛있겠다 내가 읽어준 것처럼 똑같이 읽으며 그림을 빤히 쳐다본다.

이 책의 말은 살아있다. 보통 의성어나 의태어를 다룬 책들은 아이들이 너무 자주 쓰는 말들, 혹은 국어학자나 쓰는 말일까? 하는 생각까지 들게 하는 책도 있다. 그러나 이 책은 살아있는 말을(의성어,의태어) 읽으면서, 명화를 여행한다. 우리 아이가 세레브리야코바의 '아이들의 식사'그림을 보면서 '엄마 고소하다는 것이 뭐야?'했을 때는 그림 속의 바게뜨 빵을 직접 사다 먹을 수 밖에 없었다. 나는 내가 보고, 느끼는 대부분의 것은 언어로 표현될 있다고 생각했는데 빵맛마저 내 아이에게 설명해 줄 수 없다니...

아~ 우걱우걱 빵을 자책감에 씹고 있을 때쯤, 난 책이 사랑스러졌다. 명화(시각)으로 우리 아이는 '고소함'을 상상하고, 직접 체험으로 자신만의 '고소함'의 언어를 찾게 된 것이다. 히야~

그리머의 '여름'에서는 농부가 물을 '꿀꺽꿀꺽 벌컥벌컥'먹는 장면은 말과 그림이 아주 어울리는 책이다. 농부가 큰 통으로 물을 꿀꺽꿀꺽 먹는 장면을 보면 바로'벌컥벌컥'이 연상된다. 왜 물을 벌컥벌컥 마실 수 밖에 없는 상황인지는 그림 속에 답을 찾아가고...

아이가 명화를 통해 맛을 느끼고, 또 맛을 예쁜 말로 표현할 수 있게 되는 것. 눈으로만 보는 죽어있는 그림으로 머무르지 않게 하는 것이 이 책의 특징이다.

개인적으로 맘에 드는 그림은 밀레의 '자, 입을 벌려요'이다. 이발소 그림같이 항상 '만종'만을 실은 책이 대부분인데, 밀레의 따뜻한 시선이 그대로 전해지는 작품을 만나게 된 것이 아이가 모르는 내 기쁨이다.

오감은 따로따로 발달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아이들에게 명화(시각)를 통해 미각을 연결시켜 자극, 발달시켜 주는 데 아주 좋을 것 같다.

다중지능적인 책. 나와 내 아이를 위해 머리 쓴 흔적이 보이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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