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택시에서 우주가 말을 걸었다
찰스 S. 코켈 지음, 이충호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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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ASA 에임스 연구센터에서 초기 지구와 화성 환경을 연구한 우주 생물학자, #찰스S코켈 이 쓴 책이다. 코켈은 영국 런던에서 학회나 총리가 주최한 파티 등에 갈 때마다 택시를 이용하는데 그때마다 택시기사들에게서 받은 흥미로운 질문에서 시작된 대화를 구체적인 연구 자료를 더해 엮은 책이다.


 우리나라 프로그램으로 치면 ‘알아두면 쓸데없는’ 우주에 관한 #알쓸신잡 과 같은 책이라 할 수 있겠다ㅋㅋ



▶ 우주에도 외계인 택시 기사가 있을까?


▶ 외계인과의 접촉은 인류에게 어떤 변화를 일으킬까?


▶ 외계인 침공을 염려해야 할까?


▶ 우리는 외계인을 이해할 수 있을까?


▶ 우주에 외계인이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닐까?


▶ 우주에는 독재 사회가 넘쳐날까, 자유 사회가 넘쳐날까?


▶ 생명의 의미는 무엇인가?



 수많은 학문적 지식, 기술적 세부 사항, 신중한 자세에 전혀 개의치 않고, 코켈이 런던에서 만난 택시 기사들은 “외계인 택시 기사가 있을까요?”하고 순수한 의도로 물어보는, 그래서 오히려 더 즐겁고 열린 생각으로 우주 생명을 탐구하는 여행을 제공한다!



[흥미로웠던 내용정리]


1. 우주에도 외계인 택시기사가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시작하려면 지구에 ‘택시 기사’가 탄생할 수 있었던 생명의 시작부터 출발해야 한다. 지구에 생명은 어쩌다 탄생했을까?


 35억 년 전, 지구 표면을 떠돌던 화학물질들이 ‘자기 복제 능력’을 지닌 분자로 변하면서 세포막이 형성됐다. 지구상에 ‘최초로’ 모든 생물을 만들어 내게 한, 이 자기 복제 화학이 어떻게 생겨날 수 있었는지는 여전히 인류는 모른다. 수조 개를 훨씬 넘는 ‘미생물’이 지구를 덮었고, 세포 집단이 ‘햇빛’과 ‘물’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혁명적인 능력을 개발하면서 광합성을 통해 생명이 바다와 육지로 퍼져 나갔다. 산소가 없는 세계에서도 행복하게 살 수 있었던 ‘미생물’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방어 메커니즘으로써 ‘유산소 호흡’을 발전시켰다. 그 덕분에 인류를 비롯한 동물이 탄생할 수 있는 무대를 만들어 주었다.


 약 5억 4,000만 년 전에 산소 농도가 약 10퍼센트에 이르면서 처음 동물이 출현했으며, 공룡이 1억 6,500만 년 동안 육지와 바다와 공중을 지배했다. 그러나 우주의 역사는 정해진 방향으로 나아가지 않는다. 우주에서 날아온 물체가 순식간에 공룡의 진화 경력을 단절 시켰으며 그때까지 살았던 모든 동물의 99%가 멸종했다. 그 이후 지구는 다시 긴 시간 동안 무의식적이고 맹목적인 법칙을 따르며 진화를 계속했다. 그러다 10만 년 전, ‘비범한 도구 제작 능력’이 발달한 인류가 등장했다. 사실, 까마귀에서 물고기에 이르기까지 많은 동물에게 초보적인 도구 제작 능력과 인지 능력이 있다. 하지만 어떻게 인류만 협력을 통해 사회를 만들고, 언어를 발전시켰으며 바퀴를 발명해 이동을 하고 서비스의 대가로 돈을 받는 경제의 개념을 탄생시켜 오늘 날의 ‘택시 기사’가 될 수 있었는지는 모른다!


 우주의 역사는 대략 150억 광년, 지구의 역사는 겨우 35억 년.


 1억 6,500만 년 동안 ‘공룡’이란 생명체가 지구의 주인이었으며, 무슨 장난으로 순식간에 멸종해 ‘인류’가 지구에 출현해 살기 시작했다. 인류의 역사는 불과 10만 년이다. 책을 읽으면서 ‘인간’은 우주의 먼지만도 못한 한낱 미물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그런 아득한 시간 속에서 수많은 ‘우연의 분기점’을 거쳐 내가 이렇게 책을 읽고 ‘생명의 진화’를 이해하며 서평을 쓰고, 사랑을 하며 삶을 향유할 수 있음에 소름이 돋는다. 인류는 얼마나 특별하고 특이한 존재일까?



2. 외계인 침공을 염려해야 할까?


 우리는 외계인과 친구가 될 수 있을까? <우주 전쟁>과 같은 SF 영화들을 보면, 지구를 침략하기 위해 외계인들이 쳐들어온다. 우리는 생각해 볼 수 있다. 외계인이 인간과 비슷하다면 늘 서로 침략하고 싸워온 인류의 긴 역사를 보듯이 대비해야 하지만 그와 다르다면 우리는 도리어 외계인을 걱정해야 할지도. 그들의 행운을 빌어줘야 할지도 모른다. 최근에 나온 <미키17>처럼 인류는 다른 행성의 생명체를 멸종시켜 자신들의 삶의 터전을 개척하려 할 것이기 때문이다. 아니면 그들이 우리의 일자리를 빼앗을 것을 염려해야 할지도! 아니면 공룡이 순식간에 멸종했듯, 그냥 코로나 바이러스처럼 인류에 치명적인 외계 미생물이 주사위 돌리듯 인류를 멸종에 이르게 할지 모른다. 우리는 오히려 우주 탐사선에 붙어 딸려온, 인간에 치명적인 외계 미생물을 더 우려해야 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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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행복해야 합니다 - 제주의 사진과 시
강권일 지음 / 한송이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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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쓰는 사람은 순수한 것 같다.⁣

순간을 잘 포착하여⁣
감상에 쉬이 젖는 사람 같다가도⁣
그전부터 어느 하나에 골똘히 몰두해⁣
깊이 생각하는 사람 같기도 하다.⁣

그렇다는 것은 역시나⁣
시인은 사소한 미물 하나조차도⁣
평소에 쉬이 지나치는 법 없이⁣
세상에 귀를 기울이려 했다는 걸 거다.⁣

내가 사는 세상에 귀를 기울이고⁣
자신의 마음에 관심을 두는 사람은⁣
사랑이 가득하다.⁣

시를 쓴다는 것은⁣
그만큼 자기 자신과 세상에 사랑이 없으면⁣
하지 못하는 일 같다.⁣

시인에게 사랑이 가득하기에 시를 쓰는 것인지,⁣
시를 쓰기에 시인에게 사랑이 가득한 것인지,⁣
무엇이 먼저인지는 모르겠으나 시를 쓰기 위해서는 주변을 둘러보고 바깥이든 내 안의 소리든 잠자코 들을 여유가 필요한 일인 것은 분명하다.⁣

그래서 시를 쓰는 사람은 순수한 것 같다.⁣
자기 자신과 그를 둘러싼 세상에 사랑이 없으면 쓰지 못한다.⁣


#우리는행복해야합니다 시집을 쓴 강권일 작가도 그런 시인이다.⁣

그가 쓴 시에는 유독 ‘그리움’과 ‘기다림’에 대한 글들이 많다. 누군가를 그리워하고 기다리는 일은 사랑이 없으면 하지 못하는 일이다. 그리워하는 대상을 떠올리며 그와 함께한 추억을 되새기고 그가 웃던 순간을 마음에서 포착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 시인에게 그 대상은 한때 같이 했던 반려견이기도 하고 다시 돌아갈 수 없는 시간이도 하고 제주의 바다와 풍경이기도 하고 남과 북으로 찢어진 동포 같기도 하고 아니면 그냥, 아름답지만 슬픈 이 세상과 인간 같기도 하다.⁣

“우리의 삶은 누군가를, 그리고 무엇인가를 그리워하며 기다리는 날들의 연속일 것입니다. 그리고 결국은 ‘사랑’이란 단어가 모두를 아울러야 합니다.” - 시인의 말 中⁣

‘시인의 말’에서 시인은 ‘외로움’이 전부였던 세상에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친구는 ‘낯선 슬픔’이었다고 말한다. 지금은 잘 극복해서 시인으로 거듭나신 것 같다. 그래서 자신과 같은 외로움과 우울을 겪는 사람 또는 어려운 일이 많은 현시대에 모두가 편안하고 행복하기를 소망하며 제주에서 사진을 찍고 시를 쓰셨다고 하니⁣ 제주의 아름답고 푸우른 바다와 하늘,⁣
제주의 풍경과 함께 응원을 얻으면 좋을 것 같다!🌊🌿⁣






우리의 삶은 누군가를, 그리고 무엇인가를 그리워하며 기다리는 날들의 연속일 것입니다. 그리고 결국은 ‘사랑’이란 단어가 모두를 아울러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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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 미술관 3 - 가볍게 친해지는 서양 현대미술 방구석 미술관 3
조원재 지음 / 블랙피쉬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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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장 좋아하는 미술 안내서, 방구석 시리즈 3탄이 돌아왔다!!

그림에 대해 잘 모르는 나는 미술 작품과 좀 친해지고 싶어서 미술관에 가면, 늘 거의 느끼는 게 없다시피 돌아왔다. 다른 사람이 봤다는 예술적 느낌을 나도 좀 느끼고 싶은데 나에겐 그저 예쁘고 추상적인 ‘그림’일 뿐이었다는…!!

그런데 나는 ‘그림 자체’보다는 그 그림을 그린 ‘사람’을 보고 싶어 했다는 것을 이 책을 보고 깨달았다.

왜 그 그림을 그리게 되었는지, 왜 많은 사물 중에서 ‘그’ 사물을 그리게 되었는지, 왜 그 기법으로 그림을 그렸는지, 어떤 고뇌를 가지고 그 시대를 살며 무슨 생각으로 그렸을지, 왜 그렇게 고통 속에서 새로운 미술기법을 창조하고 싶었는지 등.

미술 작품과 그림을 그린 화가들에 대한 작가님의 애정이 듬뿍 느껴지는 책이다. 미술 문외한인 내가 방구석 시리즈를 잡으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화가들과 미술 작품에 빠져든다. #방구석미술관 시리즈가 3편까지 나왔는데 너무 재미있다! 그 그림을 그린 화가들의 삶을 엿보며 그 사람들이 가진 고뇌를 읽을 수 있고, 당시의 미술사적 흐름을 따라 읽을 수 있어서 그림에 대한 이해도도 높아진다.

이번에 새로 나온 3편은 [몬드리안, 살바도르 달리, 자코메티, 잭슨 폴록, 로스코, 앤디 워홀]로 이어지는 난해했던 서양 현대미술을 재미있게 다룬다.


#피트몬드리안

나는 이번 시리즈에서 평면과 직선, 그리고 사각형, 빨강, 노랑, 파랑, 무채색으로만 이루어진 그림을 그렸던 #몬드리안 의 그림을 이해할 수 있어서 기뻤다.

이전에는 도대체 저 그림이 무슨 가치가 있을까, 하고 봤던 그림이었다. 하지만 세상이 등 돌려도,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도, 그렇다 하더라도 ‘미의 진리를 담아낸 순수추상’이라는 기념비를 완성하기 위해 수직과 수평이란 ‘선’ 속에서 엄청난 고뇌를 했던 몬드리안의 삶과 생각을 따라가다 보니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37p.
그림을 꼭 사진을 찍은 것처럼 눈에 보이는 대로 똑같이 그려야 하는 절대적 이유가 있을까요? 그 고정관념을 제거하면, 그림은 평면 위에 화가가 그리고 싶은 것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장이 됩니다. 이렇게 유럽의 회화는 20세기 초에 이르러 ‘회화는 눈에 보이는 것을 고스란히 재현하는 것’이라는 오래된 고정관념을 깨고 벗어납니다. 즉, 그리고 싶은 것이 무엇이든 화가가 더 자유롭게 무한한 상상의 나래를 펼쳐 표현할 수 있게 된 것이죠.

몬드리안은 자신의 기하학적 순수추상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이는 이 세상에 단 한 명도 없다는 사실을 알고, 책을 써 자신의 미술세계를 문자 언어로 정립한 거의 유일한 화가였다. 얼마나 답답했을까 싶다. 그는 ‘내가 그린 그림은 무엇이고, 이 그림을 왜 그렸고, 기존 자연주의 회화와 차이점은 무엇이고, 어떤 원리와 원칙으로 그린 것인지’를 친절하게 문자언어로 설명한 <자연의 리얼리티와 추상적 리얼리티 : 세 사람의 대화로 이루어진 에세이>를 1919년에 발표했다. (67p. 내용 중)

그는 마침내, “눈에 보이는 자연을 재현하지 않아도 예술가가 얼마든지 예술을 창조할 수 있다”는 신조형주의 회화의 새로운 규칙을 세웠다. 그리고 “오늘날의 예술가는 모든 영역에서 자신의 시대를 이끌어야 한다”는 자신이 믿은 예술가로서의 미션을 충실히 실현했다. 그래서 그의 신조형주의는 회화에서 시작했지만 건축과 도시를 변화시켰고, 더 나아가 인간과 사회를 향했다.

그는 “진보된 인간이 사회에 많아지며 궁극적으로 물질적으로 동등한 사회, 평형상태에 있는 관계들의 사회”로 특징되는 새로운 사회가 열릴 것이라 보았다.


방구석 미술관 시리즈에서 안내해 주는 화가들의 그림을 들여다 보면
자연과 인간의 어우러짐,
시대를 거부하는 고뇌와 고통의 몸부림,
그리고 결국 한 사람의 가능성을,
형용할 수 없는 삶의 아름다움이 보인다.

말 그대로 “한 사람의 삶이 예술이다”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팔에 소름이 끼친다.

방구석 미술관 1편에서 79세였던 #뒤샹 의 말이 기억에 남는다.

‘예술가로 살며 가장 만족스러웠던 것은 무엇이었나요?’라는 질문에 “살아 있는 동안 그림이나 조각 형태의 예술 작품들을 만드는 데 시간을 보내기보다는 차라리 내 인생 자체를 예술 작품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한 것”.

위대한 화가들의 미술 작품들을 보며 우리 모두에게 내재된 ‘예술’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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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운명에 대한 아주 개인적인 생각
유시민 지음 / 생각의길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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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2월 4일 윤석열이 계엄령 선포한 거 보고 지금이라도 정치에 관심 갖고 내 나라 지키고 깨어있는 시민이 되기 위해 주문했습니다. 사는 데 급급해서 정치에 무관심했더니 나라가 퇴행을 하네요... 자랑스러운 내 나라, 대한민국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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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만들다 우는 밤 - 홀로 글을 찾고, 다듬고, 엮습니다
홍지애 지음 / 꿈꾸는인생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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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출판사 ‘꿈꾸는인생’ 홍지애 대표님의 에세이⁣

🌸 A부터 Z까지 모든 일을 혼자서 하는 1인 출판사 운영이 궁금한 사람이라면?⁣

🌸 책을 좋아해서 책이 만들어지는 과정이 궁금한 사람이라면?⁣

🌸 꿈꾸는인생 홍지애 대표님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아묻따‼️

그냥 《책 만들다 우는 밤》을 추천드립니다!ㅋㅋ⁣🧡






#서평


《책 만들다 우는 밤》은 1인 출판사, ‘꿈꾸는인생’을 5년째 운영 중인 홍지애 대표님의 마음의 행적이 담긴 책이다. ⁣

‘꿈꾸는인생’ 출판사를 처음 알게 된 것은 2020년도 8월, 《누구에게나 숨겨진 마음이 있다》라는 책을 통해서였다. (이 책 완전 강추!!) 아마 내가 서평단을 신청해서 책을 읽었던 것 같은데... 가물가물하다. 그보다는 내가 ‘꿈꾸는인생’ 출판사에 가졌던 이미지가 생각난다. 어디서 만났던 것 같은 사람이 갑자기 다가와 친근하게 훅! 말을 걸어오는 느낌이었다.ㅋㅋ⁣

다른 대형 출판사들은 책을 홍보하는 데에만 열심히였던 반면에, ‘꿈꾸는인생’은 먼저 독자들의 인스타에 놀러와 댓글을 남기면서 소통을 했던 출판사였다. 그 덕분에 나는 이 작은 출판사를 운영하는 ‘홍지애’라는 사람을 좋아하게 되었다. 엄청난! 애정을 가지고 출판사를 운영하는 ‘홍지애’라는 사람을 보면서 자연히 출판사가 좋아졌고 신간 소식을 듣게 될 때면 다른 출판사의 책보다도 애정을 가지고 바라보게 되었다.⁣

그동안 꿈꾸는인생을 보고 소통하면서 대표님이 책 만드는 일을 얼마나 사랑하시는지 잘 안다고 생각했는데, 책을 읽어보니 내가 느꼈던 마음은 빙산의 일각이었다.

그치, 아무렴. 그 많은 일을 혼자서 다 해야 하는 1인 출판사를 운영한다는 게 어디 쉬운 일인가! 그냥 좋아하는 마음으로는 될 리가 없지!!

대표님이 ‘꿈꾸는인생’ 사업자등록증이 처음 나왔을 때, 너무 좋아서 집 가는 버스 안에서 볼이 계속 씰룩쌜룩, 20분 동안 사업자등록증을 만지셨다는데 대표님을 상상하니깐 귀여운...! (내가 생각하는 홍대표님의 이미지는 매우 발랄 그잡채!🧡)⁣

26-27p.⁣

“사업자등록증을 받아 든 날을 기억한다. 누구는 사업자등록증을 받으니 부담과 책임감이 밀려와 마음이 무거워졌다는데, 나는 대체 어찌 된 인간인지 그저 좋기만 했다. 웃음을 참느라 볼이 다 씰룩거렸다. 꿈꾸는인생. 어쩌면 획 하나하나 이렇게 다 예쁘담. 모자란 구석이 없었다. 이제 저 이름으로 책이 나오게 될 것이었다. 잘 만들어야지. 즐겁게 만들어야지. 출판사 이름답게 꿈을 꾸게 하는 책. 그래서 살고 싶어지게 하는 책.”⁣


#우기 부분에서는 좋아하는 마음만으로는 운영될 수 없는 1인 출판사의 현실을 보면서 나도 같이 안타까웠고 대표님이 느끼시는 슬픔에 나도 같이 슬펐다.⁣

137-145p⁣

"침대에 누워 이불을 끌어 올리다가 난데없이 울음이 터졌다. 훌쩍대는 정도가 아니라 통곡수준으로 눈물이 쏟아졌다. 순식간의 일인 데다 울 마음이 전혀 아니었던 터라 당황스러웠다.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건지 알지 못한 채로 한참을 울었고, 어느 순간 마치 수도꼭지가 잠기듯 울음이 뚝 그쳤다. 그리고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스르르 잠이 왔다.

밤마다 울기를 며칠째, 이름 붙일 수 없는 울음은 낮에도 찾아왔다. 세수를 하다가, 택배 박스를 정리 하다가, 밥통에서 밥을 푸다가, 글을 읽다가, 아무 맥락 없이 눈물이 터져 나왔다. 눈물은 가슴 속 아득히 깊은 곳으로부터 내 몸 구석구석을 쓸며 끌어 올려지는 느낌이었는데, 꼭 구토 같았다.

우기雨期의 시작이었다.

우리 책도 저만한 사랑을 받을 만한 글인데, 읽어보면 사랑에 빠지고 말 텐데. 아무리 생각해도 책에는 잘못이 없었다. (...) 나 때문인 것 같아. 그거였다. 이 원고가 나한테, 꿈꾸는인생에게 와서, 꿈꾸는인생이 유명하지 않아서, 작은 출판사라서 좋은 글들이 빛을 못 보고 있다는 생각에 끝도 없이 자책감이 밀려들었다. 다 내 탓 같았다.”⁣


‘이 모든 게 좋아하는 마음 때문’(p.24)에, 좋아하는 마음이 너어무 커서 마냥 좋아할 수도 없겠구나... 홍대표님을 언제나 응원하는 나로서는 차마 다 헤아릴 수 없는 그 슬픔을 나누고 싶었다. 대표님 화이팅입니다!!⁣ㅠㅠ



홍지애 대표님의 마음의 행적들을 따라 이 책을 읽다보니, ‘내가 원하는 책을 내 취향대로 마음껏 만들어서 세상 밖에 내놓을 수 있다는 건 어떤 감정일까?’ 설레기도 하고, ‘우리 출판사로 매일같이 오는 투고 메일을 받는 기분은 어떤 기분일까?’ 상상도 하고, ‘어떤 일이 나를 울게도 웃게도 만들 수 있다는 건 어떤 복잡미묘한 감정일까?’를 떠올렸다.⁣

어떤 일을 진심으로 사랑해서 최선을 다할 수 있다는 건 참 멋진 일이라 생각하며, 대표님에게는 책 만드는 일이 그러하듯 나도 나를 울고 웃게 하는 어떤 것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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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단에 당첨되어 읽게 된 저의 주관적인 서평입니다. 꿈꾸는인생 출판사 감사합니다! (하지만 서평단이 아니었어도 꼭 사서 읽었을 겁니다! 나는 꿈꾸는인생을 엄청! 좋아하는 사람이니까!♡)


글씨체, 장제목 위치, 들여쓰기와 내어쓰기, 바깥 여백, 행간과 자간, 한 페이지 행의 수, 페이지 번호 등 이 책이나 저 책이나 별로 다를 것 없어 보여도 세상에 같은 책은 하나도 없다. 크고 작은 차이들은 이 책을 이 책답게 만드는 이 책만의 질서다. - P23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꿈꾸는인생 이름으로 책을 내는 것보다, 다달이 세금계산서를 발행하는 일보다, ‘나 정말 출판사 하고 있네’를 더욱 실감하게 하는 건 투고 메일이었다. - P57

출판사로 전화가 걸려왔다. 돈을 송금할 테니 책을 한 권 보내 달라는 부탁이었다. (...) 동네에 서점이 없다는 말을 들었을 때 내가 가장 먼저 꺼낸 말은 ‘인터넷 서점을 이용하실 수 있다’였다. 그게 가능했다면 출판사에 전화를 거는 일 같은 건 하지도 않았을 텐데, 그걸 알면서도 그랬다. (...) 그들이 말한 ‘동네’란 물리적인 공간이 아닌 삶의 자리였다. 누군가의 도움 없이 스스로 해낼 수 있는 일의 자리. 전화를 끊고는 주저주저하던 목소리를 떠올리다가, 그의 동네에 없을 또 다른 것들을 떠올리다가 조금 울적해졌다. 저녁에 주문한 책이 다음 날 아침 집 앞에 도착하는 시대에도 서점 없는 동네에 사는 이들이 있다. (...) 두 사람이 읽기 원했던 책은 공교롭게도 같았다. 『예수는 믿는데 기쁨이 없어서』였다. - P75

그래서 에세이를 좋아한다. 그것들에는 떠들썩하지 않은 기쁨, 쓸쓸함, 서글픔, 다정함, 아픔, 외로움, 가여움 등이 스며 있다. 우리의 보통 날들이 그러하듯. 저마다 가지고 있는 그런 이야기를 좋아한다. 세상에 딱 하나뿐인, 누구도 모방할 수 없는 이야기. 그가 꺼내지 않으면 영원히 숨겨질 이야기. 때로 그것은 극적이기도 하고 잔잔하기도 한데, 한 사람의 한 시절이 담겼다는 점에서는 동일하다. - P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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