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만들다 우는 밤 - 홀로 글을 찾고, 다듬고, 엮습니다
홍지애 지음 / 꿈꾸는인생 / 2023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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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출판사 ‘꿈꾸는인생’ 홍지애 대표님의 에세이⁣

🌸 A부터 Z까지 모든 일을 혼자서 하는 1인 출판사 운영이 궁금한 사람이라면?⁣

🌸 책을 좋아해서 책이 만들어지는 과정이 궁금한 사람이라면?⁣

🌸 꿈꾸는인생 홍지애 대표님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아묻따‼️

그냥 《책 만들다 우는 밤》을 추천드립니다!ㅋㅋ⁣🧡






#서평


《책 만들다 우는 밤》은 1인 출판사, ‘꿈꾸는인생’을 5년째 운영 중인 홍지애 대표님의 마음의 행적이 담긴 책이다. ⁣

‘꿈꾸는인생’ 출판사를 처음 알게 된 것은 2020년도 8월, 《누구에게나 숨겨진 마음이 있다》라는 책을 통해서였다. (이 책 완전 강추!!) 아마 내가 서평단을 신청해서 책을 읽었던 것 같은데... 가물가물하다. 그보다는 내가 ‘꿈꾸는인생’ 출판사에 가졌던 이미지가 생각난다. 어디서 만났던 것 같은 사람이 갑자기 다가와 친근하게 훅! 말을 걸어오는 느낌이었다.ㅋㅋ⁣

다른 대형 출판사들은 책을 홍보하는 데에만 열심히였던 반면에, ‘꿈꾸는인생’은 먼저 독자들의 인스타에 놀러와 댓글을 남기면서 소통을 했던 출판사였다. 그 덕분에 나는 이 작은 출판사를 운영하는 ‘홍지애’라는 사람을 좋아하게 되었다. 엄청난! 애정을 가지고 출판사를 운영하는 ‘홍지애’라는 사람을 보면서 자연히 출판사가 좋아졌고 신간 소식을 듣게 될 때면 다른 출판사의 책보다도 애정을 가지고 바라보게 되었다.⁣

그동안 꿈꾸는인생을 보고 소통하면서 대표님이 책 만드는 일을 얼마나 사랑하시는지 잘 안다고 생각했는데, 책을 읽어보니 내가 느꼈던 마음은 빙산의 일각이었다.

그치, 아무렴. 그 많은 일을 혼자서 다 해야 하는 1인 출판사를 운영한다는 게 어디 쉬운 일인가! 그냥 좋아하는 마음으로는 될 리가 없지!!

대표님이 ‘꿈꾸는인생’ 사업자등록증이 처음 나왔을 때, 너무 좋아서 집 가는 버스 안에서 볼이 계속 씰룩쌜룩, 20분 동안 사업자등록증을 만지셨다는데 대표님을 상상하니깐 귀여운...! (내가 생각하는 홍대표님의 이미지는 매우 발랄 그잡채!🧡)⁣

26-27p.⁣

“사업자등록증을 받아 든 날을 기억한다. 누구는 사업자등록증을 받으니 부담과 책임감이 밀려와 마음이 무거워졌다는데, 나는 대체 어찌 된 인간인지 그저 좋기만 했다. 웃음을 참느라 볼이 다 씰룩거렸다. 꿈꾸는인생. 어쩌면 획 하나하나 이렇게 다 예쁘담. 모자란 구석이 없었다. 이제 저 이름으로 책이 나오게 될 것이었다. 잘 만들어야지. 즐겁게 만들어야지. 출판사 이름답게 꿈을 꾸게 하는 책. 그래서 살고 싶어지게 하는 책.”⁣


#우기 부분에서는 좋아하는 마음만으로는 운영될 수 없는 1인 출판사의 현실을 보면서 나도 같이 안타까웠고 대표님이 느끼시는 슬픔에 나도 같이 슬펐다.⁣

137-145p⁣

"침대에 누워 이불을 끌어 올리다가 난데없이 울음이 터졌다. 훌쩍대는 정도가 아니라 통곡수준으로 눈물이 쏟아졌다. 순식간의 일인 데다 울 마음이 전혀 아니었던 터라 당황스러웠다.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건지 알지 못한 채로 한참을 울었고, 어느 순간 마치 수도꼭지가 잠기듯 울음이 뚝 그쳤다. 그리고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스르르 잠이 왔다.

밤마다 울기를 며칠째, 이름 붙일 수 없는 울음은 낮에도 찾아왔다. 세수를 하다가, 택배 박스를 정리 하다가, 밥통에서 밥을 푸다가, 글을 읽다가, 아무 맥락 없이 눈물이 터져 나왔다. 눈물은 가슴 속 아득히 깊은 곳으로부터 내 몸 구석구석을 쓸며 끌어 올려지는 느낌이었는데, 꼭 구토 같았다.

우기雨期의 시작이었다.

우리 책도 저만한 사랑을 받을 만한 글인데, 읽어보면 사랑에 빠지고 말 텐데. 아무리 생각해도 책에는 잘못이 없었다. (...) 나 때문인 것 같아. 그거였다. 이 원고가 나한테, 꿈꾸는인생에게 와서, 꿈꾸는인생이 유명하지 않아서, 작은 출판사라서 좋은 글들이 빛을 못 보고 있다는 생각에 끝도 없이 자책감이 밀려들었다. 다 내 탓 같았다.”⁣


‘이 모든 게 좋아하는 마음 때문’(p.24)에, 좋아하는 마음이 너어무 커서 마냥 좋아할 수도 없겠구나... 홍대표님을 언제나 응원하는 나로서는 차마 다 헤아릴 수 없는 그 슬픔을 나누고 싶었다. 대표님 화이팅입니다!!⁣ㅠㅠ



홍지애 대표님의 마음의 행적들을 따라 이 책을 읽다보니, ‘내가 원하는 책을 내 취향대로 마음껏 만들어서 세상 밖에 내놓을 수 있다는 건 어떤 감정일까?’ 설레기도 하고, ‘우리 출판사로 매일같이 오는 투고 메일을 받는 기분은 어떤 기분일까?’ 상상도 하고, ‘어떤 일이 나를 울게도 웃게도 만들 수 있다는 건 어떤 복잡미묘한 감정일까?’를 떠올렸다.⁣

어떤 일을 진심으로 사랑해서 최선을 다할 수 있다는 건 참 멋진 일이라 생각하며, 대표님에게는 책 만드는 일이 그러하듯 나도 나를 울고 웃게 하는 어떤 것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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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단에 당첨되어 읽게 된 저의 주관적인 서평입니다. 꿈꾸는인생 출판사 감사합니다! (하지만 서평단이 아니었어도 꼭 사서 읽었을 겁니다! 나는 꿈꾸는인생을 엄청! 좋아하는 사람이니까!♡)


글씨체, 장제목 위치, 들여쓰기와 내어쓰기, 바깥 여백, 행간과 자간, 한 페이지 행의 수, 페이지 번호 등 이 책이나 저 책이나 별로 다를 것 없어 보여도 세상에 같은 책은 하나도 없다. 크고 작은 차이들은 이 책을 이 책답게 만드는 이 책만의 질서다. - P23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꿈꾸는인생 이름으로 책을 내는 것보다, 다달이 세금계산서를 발행하는 일보다, ‘나 정말 출판사 하고 있네’를 더욱 실감하게 하는 건 투고 메일이었다. - P57

출판사로 전화가 걸려왔다. 돈을 송금할 테니 책을 한 권 보내 달라는 부탁이었다. (...) 동네에 서점이 없다는 말을 들었을 때 내가 가장 먼저 꺼낸 말은 ‘인터넷 서점을 이용하실 수 있다’였다. 그게 가능했다면 출판사에 전화를 거는 일 같은 건 하지도 않았을 텐데, 그걸 알면서도 그랬다. (...) 그들이 말한 ‘동네’란 물리적인 공간이 아닌 삶의 자리였다. 누군가의 도움 없이 스스로 해낼 수 있는 일의 자리. 전화를 끊고는 주저주저하던 목소리를 떠올리다가, 그의 동네에 없을 또 다른 것들을 떠올리다가 조금 울적해졌다. 저녁에 주문한 책이 다음 날 아침 집 앞에 도착하는 시대에도 서점 없는 동네에 사는 이들이 있다. (...) 두 사람이 읽기 원했던 책은 공교롭게도 같았다. 『예수는 믿는데 기쁨이 없어서』였다. - P75

그래서 에세이를 좋아한다. 그것들에는 떠들썩하지 않은 기쁨, 쓸쓸함, 서글픔, 다정함, 아픔, 외로움, 가여움 등이 스며 있다. 우리의 보통 날들이 그러하듯. 저마다 가지고 있는 그런 이야기를 좋아한다. 세상에 딱 하나뿐인, 누구도 모방할 수 없는 이야기. 그가 꺼내지 않으면 영원히 숨겨질 이야기. 때로 그것은 극적이기도 하고 잔잔하기도 한데, 한 사람의 한 시절이 담겼다는 점에서는 동일하다. - P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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