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구석 미술관 3 - 가볍게 친해지는 서양 현대미술 방구석 미술관 3
조원재 지음 / 블랙피쉬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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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장 좋아하는 미술 안내서, 방구석 시리즈 3탄이 돌아왔다!!

그림에 대해 잘 모르는 나는 미술 작품과 좀 친해지고 싶어서 미술관에 가면, 늘 거의 느끼는 게 없다시피 돌아왔다. 다른 사람이 봤다는 예술적 느낌을 나도 좀 느끼고 싶은데 나에겐 그저 예쁘고 추상적인 ‘그림’일 뿐이었다는…!!

그런데 나는 ‘그림 자체’보다는 그 그림을 그린 ‘사람’을 보고 싶어 했다는 것을 이 책을 보고 깨달았다.

왜 그 그림을 그리게 되었는지, 왜 많은 사물 중에서 ‘그’ 사물을 그리게 되었는지, 왜 그 기법으로 그림을 그렸는지, 어떤 고뇌를 가지고 그 시대를 살며 무슨 생각으로 그렸을지, 왜 그렇게 고통 속에서 새로운 미술기법을 창조하고 싶었는지 등.

미술 작품과 그림을 그린 화가들에 대한 작가님의 애정이 듬뿍 느껴지는 책이다. 미술 문외한인 내가 방구석 시리즈를 잡으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화가들과 미술 작품에 빠져든다. #방구석미술관 시리즈가 3편까지 나왔는데 너무 재미있다! 그 그림을 그린 화가들의 삶을 엿보며 그 사람들이 가진 고뇌를 읽을 수 있고, 당시의 미술사적 흐름을 따라 읽을 수 있어서 그림에 대한 이해도도 높아진다.

이번에 새로 나온 3편은 [몬드리안, 살바도르 달리, 자코메티, 잭슨 폴록, 로스코, 앤디 워홀]로 이어지는 난해했던 서양 현대미술을 재미있게 다룬다.


#피트몬드리안

나는 이번 시리즈에서 평면과 직선, 그리고 사각형, 빨강, 노랑, 파랑, 무채색으로만 이루어진 그림을 그렸던 #몬드리안 의 그림을 이해할 수 있어서 기뻤다.

이전에는 도대체 저 그림이 무슨 가치가 있을까, 하고 봤던 그림이었다. 하지만 세상이 등 돌려도,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도, 그렇다 하더라도 ‘미의 진리를 담아낸 순수추상’이라는 기념비를 완성하기 위해 수직과 수평이란 ‘선’ 속에서 엄청난 고뇌를 했던 몬드리안의 삶과 생각을 따라가다 보니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37p.
그림을 꼭 사진을 찍은 것처럼 눈에 보이는 대로 똑같이 그려야 하는 절대적 이유가 있을까요? 그 고정관념을 제거하면, 그림은 평면 위에 화가가 그리고 싶은 것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장이 됩니다. 이렇게 유럽의 회화는 20세기 초에 이르러 ‘회화는 눈에 보이는 것을 고스란히 재현하는 것’이라는 오래된 고정관념을 깨고 벗어납니다. 즉, 그리고 싶은 것이 무엇이든 화가가 더 자유롭게 무한한 상상의 나래를 펼쳐 표현할 수 있게 된 것이죠.

몬드리안은 자신의 기하학적 순수추상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이는 이 세상에 단 한 명도 없다는 사실을 알고, 책을 써 자신의 미술세계를 문자 언어로 정립한 거의 유일한 화가였다. 얼마나 답답했을까 싶다. 그는 ‘내가 그린 그림은 무엇이고, 이 그림을 왜 그렸고, 기존 자연주의 회화와 차이점은 무엇이고, 어떤 원리와 원칙으로 그린 것인지’를 친절하게 문자언어로 설명한 <자연의 리얼리티와 추상적 리얼리티 : 세 사람의 대화로 이루어진 에세이>를 1919년에 발표했다. (67p. 내용 중)

그는 마침내, “눈에 보이는 자연을 재현하지 않아도 예술가가 얼마든지 예술을 창조할 수 있다”는 신조형주의 회화의 새로운 규칙을 세웠다. 그리고 “오늘날의 예술가는 모든 영역에서 자신의 시대를 이끌어야 한다”는 자신이 믿은 예술가로서의 미션을 충실히 실현했다. 그래서 그의 신조형주의는 회화에서 시작했지만 건축과 도시를 변화시켰고, 더 나아가 인간과 사회를 향했다.

그는 “진보된 인간이 사회에 많아지며 궁극적으로 물질적으로 동등한 사회, 평형상태에 있는 관계들의 사회”로 특징되는 새로운 사회가 열릴 것이라 보았다.


방구석 미술관 시리즈에서 안내해 주는 화가들의 그림을 들여다 보면
자연과 인간의 어우러짐,
시대를 거부하는 고뇌와 고통의 몸부림,
그리고 결국 한 사람의 가능성을,
형용할 수 없는 삶의 아름다움이 보인다.

말 그대로 “한 사람의 삶이 예술이다”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팔에 소름이 끼친다.

방구석 미술관 1편에서 79세였던 #뒤샹 의 말이 기억에 남는다.

‘예술가로 살며 가장 만족스러웠던 것은 무엇이었나요?’라는 질문에 “살아 있는 동안 그림이나 조각 형태의 예술 작품들을 만드는 데 시간을 보내기보다는 차라리 내 인생 자체를 예술 작품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한 것”.

위대한 화가들의 미술 작품들을 보며 우리 모두에게 내재된 ‘예술’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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