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페이지 공부법 - 한 번 정리로 수능 과목이 머릿속에 통째로 복사되는
홍민영 지음 / 비에이블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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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을 앞둔 고3 학생들이 보면 좋을 책 같지만, 고등학교를 졸업해서도 각종 시험과 자격증 취득에서 멀어질 수 없는 성인들이 읽어도 매우 유용한 책이다. 내 학창시절과 최근 나의 자격증 취득을 위한 시험공부를 보더라도 노트필기가 시간을 너무 많이 빼앗는다. 요약정리용으로 간단한 것만 집어넣자는 노트필기는 어느새 한 권, 두 권으로 불어난다. 허허헣. 애써 정리해놓지만 글씨체가 마음에 안든다거나 어딘가 모르게 또 지저분한 느낌이 들어서 막상 자주 쳐다보지도 않는다. 허허허헣. 나는 올해 10월에 중요한 시험을 하나 앞두고 있어 슬슬 공부를 해야 하는 처지에 놓여 있었는데 이 책이 공부 방향성을 잡아주기에 유용했다.

 

저자는 평소 한페이지 공부법을 공부 습관으로 잡아 온 결과 고34등급이던 과목을 3개월 만에 1등급으로 끌어올리는 등 수능 시험때는 만점을 받았다. 이 책은 어마어마한 공부 내공을 가지고 있는 저자가 한 페이지 공부법이라는 효율적인 공부법뿐만 아니라, ‘화이트 암기법’, ‘동그라미 암기법’, ‘공부 시너지를 높이는 멘탈 관리법’, ‘수능 만점을 만든 과목별 공부의 비밀등 여러 노하우를 전해주고 있다. 또한 이 책에는 저자가 실제로 사용한 플래너의 사진과 수능 당일 가져간 과목별 1페이지 사진들이 첨부되어있어 이해하기 쉽고 적용하기 편했다. 근데 사실 공부법이야 어떻든 일단 공부를 해야 나만의 공부법도 생기는 거고... 결론적으론 그냥 공부만이 답이다..!! 허허헣.

 

수능이 다가오면 학생들의 머릿속에는 여러 과목의 개념과 지식이 넘쳐난다. 그동안 배운 것도 많고 푼 문제도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수능이 얼마 남지 않았을 때는 그 지식들을 중요도순으로 정리해볼 필요가 있다. 버릴 것은 버리고 챙길 것만 챙겨야 한다. 3주 동안 나는 먼저 이 ‘정리해야 할 내용’을 한 번 간추린 다음, 그 내용 중에서 ‘가장 중요한 내용’을 다시 한 번 요약해내는 데 시간을 투자했다. (...) 수능 날 보기 위한 자료를 만들기 위해 한 페이지 정리를 시작했지만, 결국 그 정리를 하면서 나는 3주간 몇 개월 동안 공부해왔던 내용을 총정리할 수 있었다. - P48

나는 보통 소단원 하나 정도를 한 페이지에 정리하려고 노력했다. 한 페이지에 담은 분량을 정할 때 중요한 것은 정리해야 하는 범위를 최대한 넓게 설정하는 것이다. 최종적으로 정리한 ‘한 페이지’의 수를 줄이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한 페이지 안에 많은 양을 정리하려면 중요한 내용을 스스로 선택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내가 정리해야 할 내용이 소설 작품 하나라면 공간이 충분하기 때문에 이런저런 정보를 모두 담게된다. 하지만 소설 작품 3개를 한 페이지에 정리해야겠다고 결심하면, 한 소설에 많은 공간을 할애할 수 없기에 중요한 주제나 상징만 뽑아서 간단하게 정리해야 한다. 이렇게 정리할 가치가 있는 내용을 걸러내는 과정 자체가 공부가 된다. - P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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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신경썼더니 지친다 - 섬세하고 세심한 사람들을 위한 실전 안내서
다케다 유키 지음, 전경아 옮김 / 미래지향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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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가 큰 사람이 신장을 줄일 수 없는 것처럼 섬세한 사람이 '둔감해지고' '눈치를 못 채기'란 불가능합니다. 오히려 둔감해지려고 노력하는 것 자체가 자기 자신을 부정하는 행위여서 자신감과 살아갈 힘을 잃게 됩니다.” - 프롤로그 중에서

 

이 책을 읽고 공감가는 내용이 너무 많아서 급우울해졌다...ㅎㅎ 섬세한 사람들이 섬세해서 겪는 고초들이 이 책에 너무 잘 나와있다ㅠ 섬세한 사람들은 태어나기를 섬세하게 태어난 사람들이다. ‘책상 끝에 걸쳐있는 컵을 보지 않고 지나가기란 불가능한 것처럼 섬세한 사람들에게 상대방의 감정변화나 주변 환경에 신경 쓰지 말라고 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이 책의 저자는 일본에서 몇 없는 HSP(Highly Sensitive Person, 매우 예민한 사람) 전문카운슬러다. 저자 본인도 HSP이기에 섬세하고 예민한 사람들이 일상생활에서 겪는 어려움을 잘 안다. 이 책은 섬세한 사람들이 직장생활이나 인간관계 속에서 섬세한 자기 자신을 부정하지 않고 잘 유지한 채 씩씩하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책이다. 정말정말! 섬세해서 고민인 사람들은 이 책을 꼭 읽어 봤으면 좋겠다! 자기 자신을 잘 이해할 수 있게 되고 행복한 생활을 위한 짱 유용한 팁이 많이 담겨있다.


44p~45p. 섬세한 사람들은 자신보다 타인을 우선한다.

섬세한 사람은 섬세하지 않은 사람보다 훨씬 많은 걸 알아차립니다. 그러다 보니 상대방에게 양보하는 횟수도 늘어서 자꾸만 자신을 뒷전으로 미루게 됩니다. 섬세한 사람이 활력 있게 살려면 자신의 바람을 더 소중히 하고 '이렇게 멋대로 살아도 될까?' 싶을 정도로 자기 자신을 우선해서 생각해야 합니다.


99p. 섬세한 사람 중에는 싫다라는 감정을 봉인한 사람이 많다.

섬세한 사람들은 이게 화를 내야 하는 일인지 잘 모르겠어요라고 말합니다. “모두와 사이좋게 지내야 한다라는 세간의 목소리를 그대로 받아들이고는 누군가를 싫어해서는 안 된다”, “다른 사람을 싫어하는 내가 싫다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 누가 봐도 심한 짓을 했다거나, 규칙을 위반했다거나 하는 상당한 이유가 축적되지 않으면 상대를 멀리하지 못합니다. 즉 어떤 문제가 불거지고 정당한 이유가 생겨야 비로소 상대와 거리를 둬야겠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105p. 상대방의 기분이 안 좋으면 자기 탓이라고 생각한다.

인간은 자신의 문제점에 주목하기 쉽습니다. 가령 나는 일을 늦게 해라고 생각하면, 상사가 짜증이 났을 때 내가 일을 늦게 하기 때문이야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부채감을 느끼면 상대가 화를 내거나 심기가 불편한 이유를 내 탓이다라고 돌리게 됩니다. 자기 탓이 아닐 가능성이 높은데도 내 탓인가?”라고 고민한다면 그 시간이 너무 아깝습니다!


그렇다면 섬세한 사람은 어떻게 해야할까?

 

1. 상대방과의 차이 이해하기

섬세한 사람섬세하지 않은 사람은 타고나기를 그렇게 타고난 사람들이다. 나는 이렇게 신경이 쓰이는데 천하태평하게 있는 상대방 때문에 고민이라면 어쩌면 상대방은 정말로 섬세한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감각이 처음부터 없거나’, ‘많지 않아서인지도 모른다. (뭔가 억울하지만...) 상대와 나의 차이를 알고 시간을 들여 천천히 받아들이자.

 

2. 자신감을 가지고 당당하게 표현하기.

지금까지 상대의 기분을 우선했던 사람이라면 이제부터는 자신의 의견이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해보자. “자신만의 의견을 가진 당신이 좋아요”, “감정이 풍부한 당신이 좋아요라며 꾸미지 않고 자연스럽게 행동하는 당신을 좋아하는 사람이 주변에 모일 것이다. 처음에는 "말을 해버렸네", "거절해도 괜찮을까"라고 마음이 불안할지도 모르지만 처음 자전거를 타는 것과 마찬가지로 연습이 필요하다. 섬세한 사람도 연습하다보면 점점 자기답게 의사를 표현하면서 살 수 있다!

 

3. ‘싫다라는 감정을 인정하고 표현하기

싫은 사람을 만들 줄도 알아야 한다. 따뜻한 인간관계를 만들려면 불편한 상대는 확실히 싫다고 선을 긋고 멀리해야 한다. “불편한 사람과 거리를 둬도 괜찮아. 억지로 이해를 구하지 않아도 돼라고 깨닫고 먼저 다가가는 습관을 줄여야 한다. ‘싫다라는 감정이란 언뜻 보기에 부정적인 감정처럼 보이지만 자신의 속마음을 그대로 긍정함으로써, 자신에게 맞는 꾸미지 않고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지낼 수 있는 인간관계를 만들어갈 수 있다.


등등!! 섬세한 사람들을 위한 유용한 팁 많아요~!!



키가 큰 사람이 신장을 줄일 수 없는 것처럼 섬세한 사람이 ‘둔감해지고‘ ‘눈치를 못 채기‘란 불가능합니다. 오히려 둔감해지려고 노력하는 것 자체가 자기 자신을 부정하는 행위여서 자신감과 살아갈 힘을 잃게 됩니다. - P5

섬세한 사람은 섬세하지 않은 사람보다 훨씬 많은 걸 알아차립니다. 그러다 보니 상대방에게 양보하는 횟수도 늘어서 자꾸만 자신을 뒷전으로 미루게 됩니다. 섬세한 사람이 활력 있게 살려면 자신의 바람을 더 소중히 하고 ‘이렇게 멋대로 살아도 될까?‘ 싶을 정도로 자기 자신을 우선해서 생각해야 합니다. - P44

섬세한 사람들은 ‘이게 화를 내야 하는 일인지 잘 모르겠어요’라고 말합니다. "모두와 사이좋게 지내야 한다"라는 세간의 목소리를 그대로 받아들이고는 "누군가를 싫어해서는 안 된다", "다른 사람을 싫어하는 내가 싫다"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 누가 봐도 심한 짓을 했다거나, 규칙을 위반했다거나 하는 상당한 이유가 축적되지 않으면 상대를 멀리하지 못합니다. 즉 어떤 문제가 불거지고 정당한 이유가 생겨야 비로소 상대와 거리를 둬야겠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 P99

인간은 자신의 문제점에 주목하기 쉽습니다. 가령 "나는 일을 늦게 해"라고 생각하면, 상사가 짜증이 났을 때 "내가 일을 늦게 하기 때문이야"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부채감을 느끼면 상대가 화를 내거나 심기가 불편한 이유를 "내 탓이다"라고 돌리게 됩니다. 자기 탓이 아닐 가능성이 높은데도 "내 탓인가?"라고 고민한다면 그 시간이 너무 아깝습니다! - P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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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10만원 그림 투자 재테크 - 주식보다 안전하고 부동산보다 수익 좋은
한혜미 지음 / 쌤앤파커스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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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우리나라의 탑 아트딜러가 그림투자를 소액으로, 잘못된 거래를 하지 않도록 안전하게’, 일상을 예술로 만들어주는 그림투자를 즐겁게할 수 있도록 안내해주는 책이다.


그림을 사고판다고 하면, 드라마에서 고풍하게 차려입은 재벌들이 나와 미술관 한 바퀴를 쫘악 돈 다음, 우아한 손짓으로 그림을 가리키며 색감 어쩌고 뭐라뭐라 말한 후 쇼핑하듯 살게요한 마디 하는 비스무리한 장면밖에 생각나지 않았다. (ㅋㅋㅋㅋ) 그런데 이 책을 읽고나서 어랏, 나도 함 투자해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림작품은 불황에서도 타격받지 않는다. 그 그림은 세계에서 유일하기 때문이다. 안전한 현물자산이고, 주식처럼 매시간 가치등락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되고, 심지어 비과세이다! 그림을 거래할 때 에이전시와의 수수료가 들지만, 사고 보유하고 팔 때 세금이 거의 없다. 요즘 부동산세와 주식거래 세금을 감안하면 그림투자는 매우 매력적인 것 같다.


책 내용 중에서, 잘 고른 미술 한 점을 구매한 후 갤러리에 대여를 해주면서 달마다 월세처럼 대여료를 받는다는 내용은 매우 솔깃했다. 예를들어, 1억원의 미술작품을 구매한 후 갤러리에 위탁을 맡기면 연 8%의 수익이 발생하는데, 사업소득 3.3%를 공제하면 한 달에 약 64만원이 통장으로 들어온다는 것이다. 요즘 높아진 부동산세로 월세로 돈을 번다는 얘기는 쏙 들어간 것 같다. 이런 상황에서 그림투자로 월세처럼 매달 고정수익이 들어온다는 얘기는 매우 매력적으로 들린다.


또 다른 방법으로 그림작품을 공동구매하는 방법이 있다. 앤디워홀의 작품을 단돈 1만원에 살 수 있다고 하면 미친 소리 같은가? 하지만 이미 행해지고 있다! 작품의 실물을 소장하는 것이 아니라 작품에 대한 권리를 분할해서 소유하는 공동구매가 요즘 활성화되고 있다. 소액으로 누구나 투자할 수 있고, 인터넷의 발달로 누구나’, 쉽게살 수 있어 환영받는 방법이라고 한다.


이 책의 저자인 아트딜러 한혜미씨는 요즘 미술시장이 대중화되어가는 추세로 많은 사람들이 그림투자를 알아보러 다니는 현상에 기쁘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것도 투자이기에 전혀 위험할 순 없어, 사람들이 좀 더 안전하게 그림투자를 할 수 있도록 이 책을 썼다고 말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나라의 김환기 화백의 작품이 100억원 대를 호가했던 것을 보고 우리 한국의 미술 가치도 전세계로 확장되고 미술시장이 좀 더 활성화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들어있다. 나도 이 책 덕분에 처음으로 한국 미술에 관심을 갖게 된 것 같다. 이 책의 부록에는 현직 아트딜러가 주목하는 라이징 작가도 알려주고 있어 오오... 요즘엔 이런 그림이 인기구나!‘ 하고 호기심 있게 보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림투자가 매우 솔깃한 재테크 같아 보이긴 하지만, 여전히 반신반의하는 것은 조금 남아있다. 그림 까막눈인 내가 그림투자를 할 수 있을까?!! 아주 가끔 전시회나 미술관에 가는 게 전부인데 그림에 투자를 한다니..!!!


저자는 “10년을 곁에 두어도 좋은 그림일까?”, “가족이나 소중한 사람에게 선물한다면 괜찮은 작품일까?”, “팔리지 않아서 매일 봐야 한다 해도 안 질릴까?” 등 물음을 통해서 나의 취향에 맞는 그림을 살펴보라고 한다. 나는 주식이랑 비슷하네~‘ 하는 생각이 들었다. 주식을 살 때 도 내가 좋아하는 기업을 사는 것처럼 그림투자도 그렇게 하면 된다고 생각하니 조금은 가까워진 것 같긴 하다. 그래도 이제부터는 그림공부 좀 해봐야겠다ㅋㅋㅋ 나도 우아한 고품격 취미를 갖고싶어!!



이 책을 추천하는 사람


1. 나만의 라이프스타일을 가꾸고 싶은 사람

2. 현물에 투자하여 안전자산을 갖고 싶은 사람

3. 경제 상황, 감가상각에서 자유롭고 싶은 사람

4. 부동산, 주식 세금 계산이 골치 아픈 사람

5. 예술로 안목을 높이고 싶은 사람


 

* 이 책은 쌤앤파커스 @ 리뷰단 7기로 선정되어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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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먼카인드 - 감춰진 인간 본성에서 찾은 희망의 연대기
뤼트허르 브레흐만 지음, 조현욱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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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어떤 것을 아주 깊게 믿는다면 그것은 현실이 될 수 있다. 우리가 믿는 것이 우리를 만든다. 만일 우리가 대부분의 사람을 믿을 수 없다고 믿는다면 우리는 서로를 그렇게 대할 것이다. 모두가 손해를 보는 것이다.”

 

모든 비극은 인간은 악하다는 본성에 대한 오해에서 시작되었다는 이 책은 나에게 강렬한 인상을 주었다. 그리고 정말로 책을 읽으면서 머리를 한 대 맞은 듯한 느낌이 들었다. 실은 이런 느낌을 한 번 더 느꼈던 적이 있는데, 비록 300페이지 남짓밖에 못 읽었지만 몇 년 전 유발하라리가 쓴 <사피엔스>를 읽었을 때였다. 유발하라리가 자신의 책에 도전하는 책이라고 열렬히 추천사를 써 준 이 책은 확실히 우리가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온 상식에 도전한다는 점에서 <사피엔스>와 마찬가지로 뒤통수를 한 대 맞기에 충분했다.

 

이렇게 말하면 <사피엔스>와 비교를 안할 수가 없는데 일단은 내가 기억하는 선에서의 차이점을 말해보겠다. 두 책이 집중했던 한 가지 질문은 다음과 같았다.

 

인간을 유일한 존재로 만드는 특성이란 무엇인가.”

 

우리는 그 유명한 <사피엔스>를 통해서 이제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알고 있다. 우리들의 선조인 호모사피엔스와 마찬가지로 수많은 다른 인간 종들이 있었다는 사실을 말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살아남은 것은 우리, 호모사피엔스뿐이다. 우리는 박물관을 지었지만, 다른 인간 종인 네안데르탈인의 화석은 박물관 안에 전시되어있다. 우리보다 뇌용량도 훨씬 커서 영리했고, 몸집도 더 커서 힘도 셌던 네안데르탈인은 왜 지구상에서 멸종했는가.

 

<사피엔스>에서는 인간을 유일한 존재로 만드는 특성으로 상상력을 꼽았다. 우리가 국가를 발명하고 사회질서를 만들고 화폐를 만들고 종교를 만들어 모두가 추종할 수 있는 사회체제를 만든 배경에는 다른 동물들에게는 없는 상상력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우리 인간은 존재하지 않는 것을 상상할 수 있는 능력 덕분에 위와 같은 것을 발명해내어 협력을 이뤄냈고 생존할 수 있었다. 그리고 <사피엔스>에서도 결코 인간을 선한 존재로서 풀이하지 않았던 것 같다. 호모사피엔스와 같은 시기에 살았던 네안데르탈인은 왜 전부 멸종했는지에 대해 무시무시한 가설을 보았던 것을 기억하면 말이다.

 

이 책, <휴먼카인드>는 우리의 선조인 호모사피엔스가 생존할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더 원초적인 특성을 제시했다. 인간은 더 친화적인사람만이 생존할 수 있게 스스로를 길들여왔다고 말이다. 공격적인 성격을 가진 유인원은 사회구성원들에게 추방되었지만, 가장 친화적이고 상냥한 성격의 유인원은 더 많은 자식을 갖고 더 끈끈한 유대관계를 형성하며 생존했다. 유치원의 어린아이들이 노는 모습만 보아도 바로 이해할 수 있다. 다른 아이들의 장난감을 빼앗고 양보하지 못하고 폭력적으로 구는 아이는 다음번 놀이에 끼워주지 않는다. 반면 주위 친구들에게 친절하고 배려심이 많으며 공감을 잘 해주는 아이는 어딜가나 인기가 많다. 우리 종의 진화는 가장 우호적인 자의 생존에 근거를 두고 있다. 네안데르탈인이 멸종하게 된 배경은 아무도 알 수 없다. 다만 네안데르탈인이 호모사피엔스보다 더 영리했지만, 마지막 빙하기에서 서로 협동하며 혹독한 기후에 잘 적응하기에는 사회적 친화성이 떨어졌을지 모른다고 추측할 뿐이다.

 

인간은 본래 폭력적이고 악하고 잔인한 본성을 가진 존재라고 말하고 싶을 때 우리는 지금까지 인간이 저질러온 수많은 전쟁과 학살들을 얘기한다. 저자는 이에 대해서도 수렵-채집 시절의 우리 선조들은 결코 전쟁을 한 번도 하지 않았던 존재라고 말하며, 우리가 전쟁을 최초로 하기 시작한 때는 농경사회로 들어서 울타리를 치고 구역과 구역이 생기고 사유재산이 생기면서부터라고 말한다. 이는 결코 인간이 악함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증거가 아니며, 인간이 악한 존재가 되는 데에는 사회적, 환경적으로 작용한다는 사실만을 가리킬 뿐이다. 실제로 수많은 전쟁 중 병사들은 최대한 총을 쏘기를 거부했으며, 인간이 악하다면 우리는 사람을 죽이는데 즐거움을 느껴야하지만 실제로는 깊은 혐오감을 불러일으킨다는 사실도 말한다. 또한 인간은 모든 동물을 통틀어 악한 행동을 할 때 수치심을 느끼고 볼이 붉어지는 유일한 동물이다.

 

<휴먼카인드>는 이런식으로 책 전반에 걸쳐서 인간은 결코 악하지 않고 선한 본성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과학적 증거로, 역사적 사례를 보여주며 설파한다. 아직도 인간은 성선설이 아니라 성악설에 기초하고 있다고 믿고 싶은 사람들이라면 이 책을 꼭! 읽길 바란다. 그리고 나의 서평 제일 처음에 발췌했던 글을 마지막에도 쓰며 마치고 싶다.

 

우리가 믿는 것이 우리를 만든다. 만일 우리가 대부분의 사람을 믿을 수 없다고 믿는다면 우리는 서로를 그렇게 대할 것이다. 모두가 손해를 보는 것이다.”

 

인간의 본성은 이기적이고 악하다는 신념을 꼬옥 쥔 채, 우리 서로를 그렇게 바라본다면 우리가 원하는 유대감 있는 사회는 결코 이뤄내지 못할 것이다. 믿음 없는 사회가 초래할 결과는 이미 모두가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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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의 수문장
권문현 지음 / 싱긋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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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의 수문장》, 이 책 한 권으로 44년간 호텔에서 일하신 지배인님의 인생을 주마등이 스쳐 지나가듯 읽을 수 있어서 너무 재밌었다. 권문현님은 70년대, 전자결재 시스템이 없어 각종 서류를 승인받아 해당 부서에 전달해주는 ‘페이지 보이(page boy)’로 입사해 ‘호텔 벨보이’와 ‘호텔 도어맨’으로 일하셨다. 지배인님의 발자취를 따라 읽어가다보면 영화 <국제시장>을 보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 그때 그 시절, 조선호텔에서 근무하시면서 바라보고 겪으셨던 일들이 너무 신기하고 재미있게 다가왔다.


▪️조선호텔에서 외국인이나 외신기자들을 태워주곤 했던, 이제는 영화 <택시운전사>로 모두가 알고 있는 ‘김사복’씨에게 광주에 있었던 일을 직접 전해 들으면서도 믿어지지 않았던 일. 조선호텔에서 일하면서 1987년 6.10 민주항쟁을 바로 옆에서 지켜봤어야만 했던 일. 1980년대 이전까지만 해도 호텔에 팁 문화가 있어 사우디아라비아 왕자와 수행원들이 호텔에 오는 날이면 그 당시 두 달 치 월급에 가까운 돈을 받았던 일. 70-80년대에는 밤에 신문을 찾는 고객들의 전화가 많았다면, 요즘에는 밤중에 스마트폰 충전기를 찾는 전화가 많은 일도. 한 호텔에서만 줄곧 자리를 지켜오신 권문현 지배인님이 겪어오신 삶의 이야기들은 들을수록 재밌었고 값진 시간이었다.


▪️한 가지 직업으로, 한 호텔에서 정년퇴직까지 하시면서 오래 일하신 점이 너무 대단해 보였다. 계속 서 있어야 하고, 추운 날도 더운 날도 밖에 있어야 하며, 항상 웃는 얼굴로 손님을 제일 처음 맞이하는 벨보이, 도어맨. 그런데도 권문현 지배인님은 자기 일에 대한 애정을 뛰어넘어, 고객들과 제일 먼저 인사를 나누고 친분을 쌓을 수 있는 ‘도어맨’의 자리가 좋다고 하신다.


‘누군가를 반갑게 맞이하는 그 환대의 순간, 내가 당신을 기다렸다는 마음이 전해지는 순간, 나는 참 행복하다.’고 말씀하시는 지배인님의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 시간여행을 하고 온듯한, 권문현 지배인님의 인생의 일부였던 44년 호텔 인생을 들을 수 있었던 값진 시간이었습니다🙏



명함을 받고, 이야기를 듣고, 공감하고, 설명해드린 것이 전부인데 고객들의 마음이 스르르 풀어졌다. 그러고는 언제 트러블이 있었냐는 듯이 또 호텔을 찾아주시니 고마울 따름이다. 그래서 나는 ‘진상 고객’이라는 단어보다 ‘애정 고객’이라는 단어를 더 좋아한다. 애정이 있어야만 지적도 한다. 애정 고객은 또 찾아올 고객이다. 관계라는 것은 투명해질 때 더 견고해지는 것 같다. 명함을 받고 당신과 내가 잠시라도 눈을 마주치고 대화를 나누는 순간, 관계가 한 겹 더 두터워지고 단단해지는 마법이 일어난다. - P57

나는 한 번이라도 우리 호텔을 방문한 고객은 최대한 특징을 기억하려고 노력한다. 기억이 곧 디테일한 서비스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경험으로 축적된 서비스들은 고객의 얼굴을 보면 자연스럽게 연상이 된다. 예를 들어 항상 차 안에서 신발을 바꿔 신고 내리는 고객의 경우 차가 정차한 후에도 잠시 기다렸다가 문을 연다. 고객의 성향에 따라 문을 닫는 세기도 달라진다. 문 닫히는 소리에 예민한 고객들은 각별히 더 신경을 쓰는 식으로 말이다. - P81

나는 후배들에게 웃는 모습과 당당한 모습을 항상 유지하라고 얘기해주었다. 모든 서비스업 종사자들이 그렇겠지만 호텔직원이라면 기본적으로 웃는 인상이어야 한다. 그리고 당당한 모습을 유지하라는 말은 고객을 친절하고 따뜻하게 대하되 내적으로는 항상 모든 인간은 같다는 생각으로 스스로를 소중하게 여기라는 의미였다. - P86

젊은 시절에는 에어컨 나오는 시원한 사무실에 앉아서 일하는 친구들이 부러웠다. 나야말로 소위 말해서 ‘더울 때 덥고, 추울 때 추운 데서 일하는 직업’ 아닌가. 그래도 내가 잘하는 일이고, 보람을 느끼는 일이니 묵묵히 벼텨왔다. 그런데 중년이 넘으면서 가만히 보니 앉아서 일하던 친구들은 하나둘 허리 디스크로 고생하기 시작했다. 오히려 하루 만 보 이상 무조건 걷는 나는 허리에 대한 걱정은 없었다. 살도 찔 틈이 없었다. 지금은 친구들이 오히려 나를 부러워한다. 출근할 곳도 있고 건강해 보이니 말이다. 그래서 이런 말이 있나보다. 인생은 길게 보면 공평하다고. - P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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