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강물처럼 말해요>와 같은 그림 작가의 책이라 장바구니에 한참 담겨있던 책이다.원제는 Small In The City, 책을 읽고 나면 지켜주고 싶은 작은 존재들이 생각나서 번역된 제목 보다 더 마음에 와닿는다.그림책을 읽었을 뿐인데 작은 존재인 소년에게 하는 말이 또 다른 작은 존재를 향한 말이라는 걸 알고 울컥하고 말았다. 겨울이 배경이고 책에 등장하는 작은 소년이 도시를 혼자 헤메는 모습이 영화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의 주인공을 떠올리게 해서 그런걸까. 그림을 보는데 마치 영화를 본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나도 모르게 한동인 넘기지 못하는 페이지는 내 안의 무언가를 건드려서일테지. 삭막한 세상에서 조그만 존재들이 무사히 잘 살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이 드는 책이었다.
이 책은 우리나라 미술관 7곳과 그곳에서 볼 수 있는 한국 화가에 관해 이야기한다. #환기미술관#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제주도립김창열미술관#이중섭미술관#양구군립박수근미술관#수원시립미술관나혜석기념홀#이응노미술관관심가는 작가를 찾아보기 쉽게 미술관을 작가의 삶과 함께 소개하고 있고 노출 제본이라 도슨트가 필요하면 어디서나 쫙쫙 펼쳐 읽을 수 있다. 나같은 저질 체력의 관객도 맘껏 즐길 수 있는, 책으로 떠나는 미술관 여행이었다. 한국 화가를 낯설어하는 사람에게도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고 관심을 갖고 찾아보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자세히 몰랐던 이중섭의 이야기를 읽다 눈물을 줄줄 흘리고 나니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이중섭전을 다시 보러가야겠단 마음이 들었다. 가족에게 쓴 편지가 너무 슬프다.-우리는 왜 미술관에 갈까요?-나는 왜 최근 1년간 미술관에 다니기 시작했을까? 질문을 던져봤다. 코로나에 대한 공포로 마스크를 꼭꼭 쓴 채 사람과 거리를 두느라 갖고 있던 툴르즈 로트렉 전시 티켓을 서랍에 넣어둔 채 문화 생활을 즐기지 못했다. 그러다 작년에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린 이건희컬렉션에서 몇몇 그림에 사로잡혀 우리나라 화가들이 궁금해졌다. 이중섭, 유영국, 장욱진, 김환기 등의 그림을 더 찾아보고 싶고 단조로운 일상을 깨고 감정에 울림을 주는 경험을 하고 싶단 욕구가 미술관으로 자연스레 내 발을 이끌었다. 김환기 작가의 전면점화를 봐도 미지근한 반응이던 때가 있었다. 최근에 S2A갤러리에서 본 <우주>는 어두운 방의 효과 때문인지 아니면 그리워할 별이 생긴건지, 그가 하나하나 찍은 무수한 점이 쏟아지는 별이 되어 가슴에 들어와 울컥했다. 책에서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에 관한 이야기를 읽고 나니 미뤄뒀던 환기미술관에 가야겠다.p.39"서울을 생각하며, 오만가지 생각하며 찍어가는 점, 내가 찍은 점, 저 총총히 빛나는 별만큼이나 했을까."(해당 후기는 쌤앤파커스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솔직한 후기입니다.)
이 책은 작가의 글자 없는 첫 그림책이라 해요. 제목과 책 뒷표지의 작가의 말 외엔 그림만으로 연결된 책이라 마치 추상화를 보는 듯 조금 낯설었어요. 책을 펼치면 양쪽 페이지에 똑같은 사람이 같은 동작을 하고 있지만 그의 손에 다른 소품을 쥐어주고 배경을 다르게 그려 다양한 상황으로 보여주는 게 인상적이었어요. 그들의 행동에 담긴 메세지를 찾고자 여러번 책을 보며 그림을 눈에 담았어요.처음엔 뒷짐을 진 남자가 그림을 보는 듯한 뒷모습이 나오고 그의 손에 수갑을 채우니 범죄를 저지른 무서운 사람으로, 그의 앞에 문을 그려주고 꽃을 쥐어주니 고백을 앞둔 로맨틱한 사람으로 눈에 들어오는 게 신기했어요. 첼로를 연주하는 여자의 손에 활 대신 매를 그려주고 아이를 때리는 모습과 보트에서 떨어져 바다에 가라앉고 있는 남자의 모습은 섬뜩했다가, 같은 동작으로 여자가 노인의 어깨를 감싸고 있고 남자가 떨어지는 아이를 받아내는 모습으로 보일 땐 마음이 따뜻해졌어요. 앞에 나왔던 인물들이 서로 이어진 모습으로 연출되어 묘한 희망의 기운이 느껴졌어요.마지막에 보트없이 텅 비어 있는 고요한 바다가 마음을 건드리면서 유독 전쟁에 고통받는 사람들에 대한 생각이 머릿속에 떠올랐어요.작가의 말처럼 내 안의 이야기를 발견할 수 있는 그림책이었어요.-"간단한 상징을 통해 인간의 운명에 대한 보편적 진실을 말하고 싶다. 서사 전체가 열려 있어, 아무런 제한 없이 자유로운 이야기로 풀어낼 수 있도록. 독자 개개인이 자신들의 생각으로 채울 수 있도록. 여러분을 나의 그림책 세계로 초대한다."- 작가의 말 중::해당 후기는 비룡소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솔직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