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속 빈 공간도 채우고 싶지만 작품을 아무리 훔쳐도 공허한 느낌은 여전하다. - P82
돌아보면 항상 어떤 장소를 지워버림으로써 삶을 견뎌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잊어야겠다 싶은 장소들은 아예 발길을 끊어서 최대한 망각할 수 있게 노력해왔지만 이 일을 맡으면 그곳에 대해 생각하고 더 알게 될 것이었다. - P17
기억은 시간과 공간으로 완성하는 하나의 건축물이나 마찬가지였다. - P300
역사가 슬픈 건 죽은 이들 때문일 수도 있고, 늘 미완으로 남는 소망 때문일 수도 있을 것 같았다. - P267
"사람들은 어쩐지 자주 보는 건 결국 싫어해. 마음이 닳아버리나봐.""건전지예요? 닳게?""많이 쓰면 닳지, 닳아서 아예 움직이지 않기도 하는걸." - P1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