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툴다고 말해도 돼 - 마음에 서툰 당신에게 건네는 마음닥터 권명환의 작은 편지들
권명환 지음 / 호밀밭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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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완벽하고 인정받는 삶을 살기 원할 것이다.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기를 원할 것이다. 그렇게 하기위해서 내 자신이 완벽해야 하고,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하고, 많은 것들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 모두는 살아가는 것이 처음이고, 완성된 사람이 아니라 완성 되어가는 과장에 있기 때문에 서툴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서툰 것이 잘못이 아니라고, 서툴라도 말해도 된다고 위로해 주는 책이다.


권면환님의 '서툴다고 말해도 돼'는 제목부터 위로가 된다. KNN라디오 방송에서 소개되었던 실제 상담사례들을 모아서 더 가슴으로 와닿았던 것 같다. 이 책은 '자신'에게 서툰 당신에게, '사랑'에 서툰 당신에게, '외로움'에 서툰 당신에게, '화'에 서툰 당신에게, '상처'에 서툰 당신에게, '표현'에 서툰 당신에게, '슬픔'에 서툰 당신에게, '용서'에 서툰 당신에게, '선택'에 서툰 당신에게, '거리두기'에 서툰 당신에게로 세부적으로 나누어 '이럴때 이렇게  해라'가 아니라 '이렇게 하는게 어떨까?'라고 조심스럽게 마음을 두드린다. 쉽게 마주할 수 있는 상황들을 친절한 오빠가 얘기들어 주고, 괜찮다고 얘기해주는 것 같다.


나를 잘 몰라서 나를 안아주지 못했을때, 알 수 없는 외로움으로 가족들도 돌아보지 못했을때, 화를 억누르고 억눌러 가슴이 답답해서 터질것 같았을때, 상처를 꽁꽁 싸매고 아파했을때, 내 생각보다 남의 생각을 따라가며 표현하지 못했을때, 슬픈 순간 충분히 애도하지 못했을때, 나에게 상처준 사람은 아무렇지 않게 살아가고 있는데 난 잊지 못하고 끙끙 앓고 있었을때, 싫은것은 싫다고 말 못하고 내가 할 수 없는 것도 어떻게든 해내려 발버둥쳤을때 등 지난 날들이 지나갔다. 그런 순간들에 이 책이 있었다면 조금은 쉽게 견딜수 있지 않았을까?


뜨겁고 열정적인 것만이 사랑이라고 생각하고 그렇지 않으면 사랑이 식었다고 생각했었다. 촛불처럼 의지가 되는 사랑, 은근하게 따뜻함을 주는 아랫목처럼 편안한 사랑도 있고 서로 사랑하면서 힘든 기간을 같이 통과한 추억이나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서로 기울이는 노력, 안정감 같은 것도 사랑의 다른 모습 일 수 있다고 말해준다. 은퇴한 남편과의 관계를 위해서 노후를 위해 경제적인 준비를 하는 것처럼 좋은 부부 관계를 위한 관계 재테크도 해야 한다고 지혜를 준다. 삼식이 라고 힘들어하지 말고, 함께 취미나 운동을 하면서 그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준비해야겠다. 부모가 자녀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 중 하나가 아이가 화를 낼 수 있게 해주는 거라고 말한다. 화를 억누르는 건 아이가 자신의 존재 자체를 거부당했다고 느낀다고 알려준다. 이 부분을 읽을때 아이가 화를 내며 자신의 의견을 말할 때마다 예쁘게 말하라고 다그쳤던 순간들이 기억났다. 아이를 억누르려고 했던 순간들이 기억나서 아이의 감정이 걱정도 되고, 미안한 마음이 들어 책장을 넘기지 못했다. 수많은 마음의 문제들이 신체적인 고통으로, 심리적인 어려움을 나타나는데 그중에 어릴때 받은 아동학대로 인해 성장해서 평생의 흉터로 남아 성인이 되었을때 삶을 행복하게 살아내지 못하는 이들이 많다는 것을 볼때면 우리 사회가 얼마나 아파하고 있는지 볼 수 있었다.


살아가면서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되고, 상황들을 마주하게 된다. 그 중에 가장 되지 않은 것이 나에게 상처준 이들을 용서하는 것이다. 가해자는 아무렇지도 않게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는데 나는 속이 상하고, 마음에 상처가 있고, 부정적인 생각들로 나의 삶을 소비하면서 견디며 살아간다. 용서를 하지 못하면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인 내가 힘들고 견디기 어렵다. 평생을 가해자를 나의 마음에 모시고 사는 것이나 다름없다. 어렵겠지만 조금씩 심리적으로 용서하는 훈련을 해야겠다. 용서하지 못한다면 그냥 놓아버려야겠다.


힘겹게 살아가고 있는 나에게, 누군가에게 나도 얘기해 주고 싶다. '서툴다고 말해도 돼'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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