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랑의 포장지를 찢고 마주한 100가지의 민낯부크럼 출판사의 책들이 주는 특유의 따스함과 서정적인 위로를 기대하며 펼쳤으나 예상과 달리 사랑을 예쁘게 감싸고 있던 포장지를 갈기갈기 찢어버리고, 그 안에 드러나는 자칫 초라하고 부끄러울 수 있는 인간 내면의 날 것의 감정을 마주하게 한다. 마치 사랑에서 느낄 수 있는 1부터 100까지의 감정을 하나하나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며 뜯어보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사랑이라는 단어의 달콤함에 속지 않으려는 인간들의 내면 전투를 보는 것 같기도. 2. 세 명의 이름, 그에게 남긴 세 가지책은 ’수‘, ’비‘, ’원‘이라는 세 여인과의 연애 에피소드를 축으로 흘러간다. 작가는 그녀들과의 만남과 이별을 통해 인간이 사랑 앞에서 얼마나 무력하고 어리석을 수 있는지 담담히 고백한다. 미련이란 표현이 맞는 걸까. 더 이상 상처받고 싶지 않은 사람들의 몸부림이 느껴져 가슴아프기도 그들의 미련을 탓해보며 실은 나도 그런 사람이었음을 고백하게 했다. 3. 사랑의 언어각자가 가진 ’사랑의 언어‘가 달랐음을 너무 늦게 깨달은 데서 오는 뒤늦은 후회. 붙잡지 못한 것에 대한 미련보다는, 그때 더 잘 알았어야 했다는 통찰 섞인 그리움. 몰래 이별을 준비하는 사람이 꼭 읽어보았으면 하는 책이었다. 혹 연애를 미리 정리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꼭 읽어보았으면 한다. 4. 깊은 ’짠함‘과 공감작가의 문장은 정제되지 않은 듯 솔직해서 때로는 거칠기도 아프게도 읽힌다. 사랑이 원래 이렇게 보잘 것 없고 아픈 것이었나 싶다가도 그 거침없는 솔직함 때문에 오히려 마음 한구석이 짠해진다. 예쁜 말로 포장된 조언보다, ‘나도 이렇게 못났었고 이렇게 아팠다’는 작가의 고백이 더 깊은 울림을 준다.5. 나를 거쳐간 수와 비책을 읽으며 인물들에게 지난 연애를 투영해보았다. 수와 같은 사람도 있었고 비와 같은 사람도 있었다. 그들이 거쳐가 준 덕분에 나는 지금의 남편과 아직도 덜 성숙하지만 아프지 않은 사랑을 하고 더 나은 미래를 향해 비전을 세우고 걸어가고 있다. 지금 나에게 찾아와준 남편이 나의 구원이구나. 모두 읽으실 때, 뒤늦게 막차에 탑승하여 읽었습니다. 귀한 책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