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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이 삶의 전부는 아닙니다만 - 이것은 음악평론이 아니다
배순탁 지음 / 김영사 / 2025년 11월
평점 :
'음악이 삶의 전부는 아니지만'이라는 제목처럼, 이 책은 음악이 우리 삶의 전부는 아닐지라도, 결코 흘려보낼 수 없는 깊은 의미와 이야기를 품고 있음을 배순탁 작가만의 잔잔한 위트가 담긴 침착한 어조로 이야기합니다.
저는 고등학교 음악교사로 재직했었고 음악 교육에 오래 몸담았던 사람으로서 대중음악 역시 클래식만큼 비중 있게 다루어야 한다는 오랜 믿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믿음은 2008년 배철수 선생님이 무릎팍 도사에 나오셔서 클래식도 과거 대중이 즐겼던 음악인 만큼 비틀즈 역시 음악 수업에서 비중 있게 다루어야 한다고 말씀하셨던 내용에 깊이 공감하며 더욱 확고해졌습니다. 실제 제 수업은 중간고사를 기점으로 앞은 클래식이고 뒤는 대중음악과 공연예술로 채웠었습니다.
이 책 『음악이 삶의 전부는 아닙니다만』은 저의 음악적 소신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었고, 대중음악을 그저 즐기는 것을 넘어 클래식처럼 곡에 대한 접근과 이해를 높여주고 다시 음미하는 방법을 일깨워주는 소중한 경험을 선사해주었습니다.
이 책은 MBC 라디오 '배철수의 음악캠프' 작가이자 음악평론가인 배순탁 작가님의 음악 산문집으로, 음악을 통해 세상과 사람을 바라보며 음악 속에 숨겨진 우리 각자의 이야기를 발견하게 합니다. 록, 펑크, 재즈, 힙합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한 줄 가사에 깃든 뮤지션의 이야기와 시대의 숨결을 섬세하게 포착해내는 저자의 통찰력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특히, 마돈나는 록 아티스트라는 점을 통해 한국의 록과 미국의 록의 상징이 다름을 인지하게 하는 부분, 브루노 마스의 'marry you'가 일반적인 청혼 노래가 아님을 말하며 팝송에서 우리가 멜로디에 속아 혼동하는 음악들이 많음을 알려주는 부분이 좋았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데미안 라이스의 'The blower's daughter'을 알게된 것이 큰 수확처럼 느껴집니다. 뿐만 아니라 이승열, 정태춘 등 국내 아티스트의 숨어있는 명반을 듣는 재미가 아주 쏠쏠했습니다. 대중음악의 상징적인 라디오 프로그램 작가로서 배순탁 작가님만의 시선으로 큐레이션된 명반들은 그 자체로 완벽한 플레이리스트가 되어주며, 독자들에게 음악을 '클래식처럼' 깊이 있게 탐구하는 길을 제시해주었습니다.
책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챕터인 '음악과 다른 예술이 만날 때'는 음악과 영화, 책 등 다른 예술과 만나 작품을 겹겹이 세밀하게 다시 볼 수 있게 했습니다. 이미 알고 있는 작품들이지만 음악으로 보는 시선이 흥미롭고 재미있었습니다.
배순탁 작가는 음악을 삶을 해석하는 언어라 정의하며, 어떤 음악을 듣느냐에 따라 감정이 달라지고 삶의 질이 향상될 수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마치 클래식 음악을 감상할 때 곡의 이야기, 흐름과 전개, 박자와 빠르기, 조성 등을 구체적으로 이해하려는 노력을 기울이듯이, 이 책은 대중음악 역시 단순히 소비하는 것을 넘어 그 배경과 맥락을 이해하고, 곡의 구조와 표현 방식을 면밀히 살피며, 음악 속에 담긴 감정선과 서사적인 흐름을 따라가는 방법을 알려줍니다.
아티스트의 이야기, 곡이 탄생한 시대적 배경과 문화적 트렌드를 짚어내고, 곡의 구성, 악기별 역할, 멜로디와 리듬이 만들어내는 감정선을 섬세하게 분석하는 길을 안내하는 것이죠. 작가님의 날카로우면서도 설득력 있는 통찰은 독자로 하여금 무릎을 치게 만들며, 어쩌면 지나치거나 그저 흘러갈 수 있는 수많은 대중음악들을 놓치지 않고 한 번 더 음미하고 마음에 고이 간직하게 만드는 힘을 발휘합니다. 음악을 진지하게 대하는 마음이야말로 음악가에게 필요한 재능이자, 음악을 듣는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태도임을 깨닫게 합니다..
『음악이 삶의 전부는 아닙니다만』은 대중음악에 관심이 있거나, 아직 명반의 세계를 깊이 탐험해 보지 못한 분들에게 강력하게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 이 책은 단순히 명곡 리스트를 나열하는 것을 넘어, 우리가 놓치기 쉬운 음악의 본질과 그 안에 담긴 삶의 이야기를 재발견하게 돕습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멈춰 서서 음악을 통해 자신과 세상을 더 깊이 이해하고 싶은 독자들에게 진한 감동과 새로운 통찰을 안겨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