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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나그네 2
최인호 지음 / 열림원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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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겨울나그네』는 아무리 노력해도 운명에 맞설 수 없는 인생의 고독을 다루는 이야기. 탁상공론처럼 ‘꿈’이고, ‘이상’이고를 논하기 전에 현실에 불어닥친 얼음장 같은 시련을 가장 밀도 있게 직시하는 작품이다. 이것은 방황하는 청춘에게 젊음이라는 희망이 있는데 왜 이겨낼 수 없느냐고 묻는 기성세대에게 던지는 저항의 목소리이기도 하다. 우리가 사는 세계는 너무도 알 수 없어서, 함부로 타인의 선택과 삶을 비난할 수 없다. 마찬가지로 나와 다른 세계를 살아가고 있는 이들이 개인의 양심을 저버리거나 배반하는 행동을 하더라도 그 이면엔 복잡한 사정이 있다는 것이다.

책의 마지막장을 넘기며, 처음엔 민우 캐릭터를 전형적인 남성상으로 우습게만 봤지만, 한편으로 내가 민우라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 생각했던 것 같다. 전과자에 천애고아, 심지어는 출생의 비밀도 불투명한 환경으로 순수하고 맑기만 한 다혜를 아무런 가책 없이 만날 수 있을까?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 입장이 되어보지 않으면 역시나 쉽지 않지. 나 역시 그런 고민을 할 때가 있으니까. 남들에게는 사소하고 아무렇지도 않은 비밀이 내게는 크게 다가오는 결점으로 느껴질 때가 있다. 그리고 우리는 그런 사소한 면면들로 각자의 인생을 살아가는 중일 것이다. 홀로 애끓고, 고민하고, 분투하며. 그러니까 『겨울나그네』는 아무리 노력해도 운명에 맞설 수 없는 인생의 고독을 다루는 이야기. 탁상공론처럼 ‘꿈’이고, ‘이상’이고를 논하기 전에 현실에 불어닥친 얼음장 같은 시련을 가장 밀도 있게 직시하는 작품이다. 이것은 방황하는 청춘에게 젊음이라는 희망이 있는데 왜 이겨낼 수 없느냐고 묻는 기성세대에게 던지는 저항의 목소리이기도 하다. 우리가 사는 세계는 너무도 알 수 없어서, 함부로 타인의 선택과 삶을 비난할 수 없다. 마찬가지로 나와 다른 세계를 살아가고 있는 이들이 개인의 양심을 저버리거나 배반하는 행동을 하더라도 그 이면엔 복잡한 사정이 있다는 것이다.

책의 마지막장을 넘기며, 처음엔 민우 캐릭터를 전형적인 남성상으로 우습게만 봤지만, 한편으로 내가 민우라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 생각했던 것 같다. 전과자에 천애고아, 심지어는 출생의 비밀도 불투명한 환경으로 순수하고 맑기만 한 다혜를 아무런 가책 없이 만날 수 있을까?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 입장이 되어보지 않으면 역시나 쉽지 않지. 나 역시 그런 고민을 할 때가 있으니까. 남들에게는 사소하고 아무렇지도 않은 비밀이 내게는 크게 다가오는 결점으로 느껴질 때가 있다. 그리고 우리는 그런 사소한 면면들로 각자의 인생을 살아가는 중일 것이다. 홀로 애끓고, 고민하고, 분투하며.
#최인호 #겨울나그네 #열림원 #뮤지컬원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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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나그네 1
최인호 지음 / 열림원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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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호 작가의 『겨울나그네』는 이러한 인생의 허무, 청춘의 한가운데에서 ‘유예된 희망’을 돌보는 작품이다. 이 작품이 발표되었던 1984년은 잔잔한 호수 위로 격동의 물결이 일었던 시기다. 사회/정치적으로 혼란스러웠던 시기, 이 작품은 한 인간의 생을 들여다보는 척하지만 실은 세상을 향한 참담함, 분노가 섞여 있는 작가의 목소리가 담겨 있다. 주요 인물인 ’민우‘와 ’다혜‘는 한국 사회에서 전형적인 세대에 속한 인물이다. 소설 초반에는 명석한 두뇌를 가진 의과생임에도 불구하고 좋아하는 이성 앞에서 잔뜩 고장 나 있는 민우와 가족의 통제 아래 자신의 삶을 개척해나가고 싶은 다혜의 가벼운 썸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그러나 다혜가 민우를 알아갈수록, 민우가 다혜를 알아갈수록 작가는 인간사의 곡절, 즉 필멸의 운명에 대해 늘어놓기 시작한다.

그러니까 『겨울나그네』는 아무리 노력해도 운명에 맞설 수 없는 인생의 고독을 다루는 이야기. 탁상공론처럼 ‘꿈’이고, ‘이상’이고를 논하기 전에 현실에 불어닥친 얼음장 같은 시련을 가장 밀도 있게 직시하는 작품이다. ‘그게 뭐라고 그렇게 애를 쓰는 거야.‘’, ‘그 감정이 뭐라고 매달리는 건데‘, ’네가 품은 이상이 밥이라도 먹여줘?’하고 질책할 수 없다는 메시지다. 우리가 사는 세계는 너무도 알 수 없음으로 가득 차 있으므로, 함부로 타인의 선택과 삶을 비난할 수 없다. 마찬가지로 나와 다른 세계를 살아가고 있는 이들이 개인의 양심을 저버리거나 배반하는 행동을 하더라도 그 이면엔 복잡한 사정이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방황하는 청춘에게 젊음이라는 희망이 있는데 왜 이겨낼 수 없느냐고 묻는 기성세대에게 던지는 저항의 목소리다.

#최인호 #겨울나그네 #열림원 #뮤지컬원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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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학교가 집이 되었다 - 제4회 창비×카카오페이지 영어덜트 소설상 우수상 수상작
김윤 지음 / 창비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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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 작가의 『어쩌다 학교가 집이 되었다』는 이러한 ‘낙인이론’의 불편함을 정통으로 돌파하는 작품이다. 소설 속 주요 인물인 ‘나’는 현재 보호자가 없는 상태다. 연락되지 않는 아버지, 여섯 평 남짓한 방이지만 그마저도 물과 전기가 끊긴 보호처, 몰려온 채무자들로 인해 집은 벽지가 뜯겨 있고, 십 대 청소년인 ‘나’가 이러한 상황을 들키지 않고 보호 받을 수 있는 곳(shelter)은 오직 학교뿐이다. 이 소설을 읽는 동안 혹자는 청소년 쉼터나 여러 기관을 떠올릴 수도 있겠다. 왜 도움을 구하지 않는 거지? 혹은 주변에 어른들은 뭐 하고 있는 거지? 이러한 질문에 대한 답은 바로 소설의 중심 소재인 ‘선’에 있다. 팬데믹 이후 개인주의가 팽배해진 이 사회에서 겨우 십 대 청소년인 나는 도움을 청하기도 전에 스스로 자신에게 규정된 ‘선’을 지키는데 애쓰게 된다. 피해 주고 싶지 않고, 피해받고 싶지 않은 마음. 어차피 진부한 결론만 따라오겠지 같은 생각들. 그러니까 비정형성의 세계에 흔적을 남기고 싶지 않은 두려움이 때로는 더 나은 세계로의 활로를 차단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처럼 성인이 된 이후에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만의 ‘선’과 ‘기준’을 지키는 암묵적인 롤을 성실하게 수행하고 있다.

작품 속에서 ‘나’의 대화 주체이자 객체가 되는 쪽은 애석하게도 나뿐이다. 선생님도, 친구도 있지만 ‘나’는 유일한 진실을 컴퓨터와 노트북에만 털어놓는다. 나는 전교 22등에, 시나리오 작가가 되고 싶다는 명백한 목표가 있다. 그러나 꿈을 이루는 데 있어 도움받을 사람은 없다. 모아 둔 전재산 108만 원으로 스스로 생계를 해결하려는 어리석은 생각은 입시원서를 쓰는 10만 원 상당의 금액을 지출하는데 망설임을 갖게 만든다. 학교라는 작은 사회에서 선생은 학생들이 자신을 믿지 않는다고 ‘선’을 그어버리고, 학생은 사회로부터 받을 수 있는 도움의 한계를 미리 구분 지어 버린다. 학교 곳곳에 붙어 있는 상담센터의 전단은 빛 좋은 개살구. 즉, 무용지물이다. 이 소설의 중심 소재인 ‘선’은 나의 심리적인 '선'이기도 하다. 천상천하 유아독존이라는 말이 있던가. 나의 진짜 모습을 드러냈을 때 도움받을 수 없을 것이라고. 오히려 나의 장래에 허들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나의 한계를 스스로 가늠하게 만든다. 이 역시 세상과 소통하는 방법을 배우지 못한 미성숙함, 즉 청소년에게 그어져 있던 보이지 않는 '선'에 대한 안타까운 시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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