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를 포함한 화폐에 대한 모든 것, 글로벌 금융시장 작동의 메커니즘, 그 저변에 깔린 국가 간의 이해와 기득권을 둘러싼 지정학적 영향 등 관련한 인류 역사를 폭넓게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더 중요한 것은 '그래서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가?' 아닙니까? 여기에 대해서도 저자는 역사를 관통하는 혜안을 보여주고 있고, 또한 왜 그렇게 갈 수밖에 없는가, 즉 그것-여기서는 달러의 힘-을 가능하게 만드는 궁극의 힘의 원천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직접적으로 해답을 주는 대신, 독자 스스로 깨달을 수 있는 여러 증거들을 마치 '보물찾기 게임'처럼 책 속 곳곳에 담아놓았습니다.650페이지에 달하는 저술이라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화폐와 금융에 관한 평생의 궁금증을 해소하고 앞으로 벌어질 세상을 내다보는데 이만한 책을 찾기 어려울 것이라 생각합니다.
나는 저자가 만약 지금 살아 있다면, 분명히 자본주의를 비판하는 '노예의 길'을 썼을 것이라 생각한다. 시대가 변했다. 자본주의는 가진 자들의 끝없는 탐욕과 분배를 가로막는 법적•제도적 문제점들로 인해 극단적인 불평등으로 치닫고 있고, 부와 결탁한 정치권력들이 중산층을 무너뜨려 대다수의 국민들을 가난하게 만들고 있다. 이런 변화를 전혀 반영하지 않은 이 책 역자의 2018년 서문은 그런 측면에서 한심하다. 어쩌면 그렇게 부자와 우파들이 벌이는 작태에 대해 한 마디 비판도 하지 않을 수가! 만약 하이에크가 살아 있다면 오히려 그는 이념을 떠나 지금의 자본주의 사회를 똑같은 잣대로 비판할 것이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