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라트 로렌츠라는 이름은 한 번 들으면 낯설지만 중고등학교 생물 시간에 배운 '각인'이란 걸 떠올리면 아~ 그 사람이구나라는 것을 알 것이다. 전문적인 생물학 보고서라기보다는 로렌츠가 자신이 기르던 생물과 있었던 일들을 가볍게, 때로는 깊이가 있게 쓴 수필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웃음을 참을 수 없는 부분이 많았다. 동물의 눈높이 맞추어 행동하고 '울음소리'를 내고...... 많은 동물학자들이 그렇듯 웬만한 애정가지고는 할 수 없는 일들이었다. 특히 내가 애견을 키우기 때문에 개와 관련된 뒷부분은 매우 흥미로웠다. 그리고 어떤 문장들은 슬퍼서 자꾸만 눈물이 났다. 개를 키우는 사람들이라면 아마 그들도 눈시울을 붉히리라...동물들을 접하면서 그가 그들에게 배울 수 있었던 것, 느낀 것들을 각 장마다 짤막하게 쓴 것들은 줄치고 몇 번을 읽으면서 감동을 느낄 수 있었다. 가벼우면서도 때로는 깊이있게, 또 웃음을 터뜨리게 하는 부분도 있으면서 눈물을 자아내게 하는, 글의 완급을 적절히 조절하는 로렌츠의 글솜씨도 참으로 뛰어나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이 책의 원제는 '동물, 새, 짐승과 이야기했다'인데 정말 그는 그것을 했다...... 끊임없는 애정과 관심을 준다면 우리도 '말 못하는' 짐승들과 얘기할 수 있을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