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 개정판, 서울대 교수진이 추천하는 통합 논술 휴이넘 교과서 한국문학
이문구 지음, 한승희 그림, 방민호 논술, 조남현 감수 / 휴이넘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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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걸쭉한 사투리로 온통 물들어있는 이 책은 60~70년대 개발기 우리 농촌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정말 끝모르는 사투리와 무식한 농민들의 너무나 유식한 비유들이 이 책의 튼튼한 주춧돌이다. 그 위에 실제 있을 법한 사건들을 우습게, 그러면서도 우습지만은 않게 그려내고 있다. 가난과 빚, 관청의 강제에 의해 벌어지는 이 촌극을 보면서 그저 웃을 수만은 없는 이유는 그 모습이 30년이나 지나고 개발이 끝난 지금에도 계속되고 있다는 비애감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정말 재미있는 책이다. 억지로 웃기려는 코미디나 유머집 따위는 비교도 안될만큼 드라마적 재미, 이웃집 사랑방에 앉아서 듣던 동네 소문 같은 그런 재미가 있는 책이다.

[인상깊은구절]
"저이가 누구여"
"그이도 높은 사람이유"
"마을 번영회 회원이구"
"놀미 개발위원회 위원이유"
"불알까기 협회 놀미 대표유"
"이장하구 친구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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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뜻 - 오늘 여기서 그 분을 위해
제럴드 L. 싯처 지음, 윤종석 옮김 / 성서유니온 / 200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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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흔히 많이 하는 기도 중의 하나는 "어떤 것이 하나님의 뜻입니까?"라고 묻는 것이다. 직장의 선택에 있어서, 교회의 선택에 있어서, 유학과 전공의 선택에 있어서, 배우자의 선택에 있어서 "하나님의 뜻"과 계획이 어떤 것인지 알지 못하기에 우리는 많은 고민을 하고 기도를 한다.

하지만 우리가 A를 택했을 때는 하나님께서 우리와 함께하셔서 모든 일이 잘되고 B를 선택했을 때는 하나님의 뜻에 어긋났으므로 일이 잘 될 수 없다는 말은 맞지 않는다. 하나님은 전능하시므로, 우리가 어떠한 선택을 하던지 우리를 선한 길로 이끌어 주실 것이다. 중요한 것은 그 선택이 우리의 욕심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하나님의 일을 하는 것인지일것이다. 똑같은 일을 하더라도 개인의 영달을 위해서 한다면 하나님의 뜻에는 부합하지 않는 일이겠지만, 그 일을 통해 하나님을 나타내고자 한다면 그 것은 하나님의 뜻에 맞는 일이 될것이다.

물론 그러한 선택과 선택된 일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고난도 겪게 될 것이다. 혼란과 어려움, 포기하고 싶을 정도의 절망을 겪는 일도 있을 것이다. 때로는 하나님께서 나를 버리셨다고 느낄 만큼 큰 고통을 느낄 때도 있을 것이다. 저자는 사랑하는 아내와 두 아이를 사고로 잃고 남은 두 아이를 혼자 키워야만 했다. 그럼에는 불구하고 그는 사고를 통해 하나님께서 그에게 바라셨던 것들과 지금의 삶이 결국 하나님의 계획하심과 간섭하심에 의한 것이라고 믿는다. 그것이 믿음이다.

자신의 큰 고통을 승화시킨 저자가 우선 대단했다. 글 자체는 요즘 우리나라에서 나오는 많은 신앙서적과 달리 만연체이고 많은 예화를 들고 같은 말을 여러 관점에서 이야기해서 다소 지루한 면도 있지만 내용 만은 예정론과 하나님의 뜻을 분별한다는 것에 관해서 쉽고 설득력 있게 설명하고 있다.

신앙생활을 막 시작하여 하나님의 뜻대로 삶을 살기로 결정했지만 방법을 모르거나 혼란이 시작될 때, 이 책은 좋은 지침서가 될 것이다.

[인상깊은구절]
그 러나 시간이 가면서 훈련을 통해 그는 아름다운 음악을 연주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거기까지 꾸준히 한다면 말이다. 내가 그 결과를 확신하는 것은 우리 딸이 똑같은 방법을 따랐었기 때문이다. 캐서린도 존처럼 저항했었다. 딸을 연슴시키느라 내가 지쳐버린 일이 얼마 나 많았는지 모른다. 아무리 열성인 부모라도 단조롭게 "작은 별"만 치다 보면 영원히 음악과 담을 쌓기에 충분하다.

한 사람의 연주자로서 딸아이는 순종의 유익을 경험했고, 탁월한 연주라는 차된 자유를 얻었다. 경지에 이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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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다 타조
이외수 지음 / 리즈앤북 / 200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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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이 보편화 되면서 글이 넘치는 시대가 되었다. 사실 여부를 떠나 정말 감동적인 일화들과 유머러스한 글들, 풍자들과 개사, 개역된 글들이 많아 졌다. 이 책의 느낌이 그러했다. 분명 가볍게 쓴 글들의 묶음이지만, 내용은 분명 웃으면서 읽을 수 있지만 그 속에 담긴 작자의 생각과 위로는 가볍지 않았다.

   "날다 타조" 라는 제목은 속표지의 "그대에게도 하늘은 열려있다"는 글을 만나면서 비로소 완전한 제목이 된다. 약한 사람들, 어려움을 격고 있는 사람들, 소외되고 고민하는 사람들을 위한 작가의 금언들이 가득한 책이다.

  특히 첫 글, "그대는 백수다. 백수는 아름답다"가 좋았다

[인상깊은구절]

그러나 하늘이 무너 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도다.

봄좌에게 허심탄회하게 물어 보시라.

도대체 이럴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본좌는

일찍이 초대 국제백수연합(國際白手修聯合) 총회장을 역임하고

세계백수자활대책위원회 (世界 白手自活對策委員會) 위원장을 거쳐

현재는

사단법인(私團法人) 백자방협(白自防協 백수자살방지협회) 이사장

인터내셔널 화이트 핸드 그룹(Internatlmal Whlte Hand Group) 총수

등의 중책을 맡아눈부신 활약을 펼치고 있으며

쓰면 작가 안 쓰면 백수로서의 양다리 인생을 개척하여

절망에 빠져 있는 모든 백수들에게

희망을 무료로 공급하고 있는 인물이다.

 - 2004. 2

  이 책이 씌여질 때는 "폐인" 이라는 단어가 막 생겨날 때고, IMF 이후 취직이 참 어렵다고 할 때였다. 백수, 백조, 사오정, 이태백이라는 단어들이 막 생겨나 대학 졸업반이던 나와 친구들을 옥죄던 그런 시절이었다.  불행히도, 이 책의 위로가 여전히 유효할 뿐만아니라, 더 많은 사람들이 이런 위로를 갈구하고 있다는 현실에 마음이 무겁다. 경제가 어려워 질수록 사람들은 점점 더 인의를 잃어간다. 지갑이 얇아지는 것처럼 사람들도 얄팍해 지는 것 같아 슬퍼지는 요즘이다.

 - 2009.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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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촌수필 - 이문구 전집 8 이문구 전집 8
이문구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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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소설이란 것의 근본은 이야기이고, 그 이야기 중에서도 사람들이 살아가던 이야기라는 것이 가장 큰 가치와 설득력을 갖기 마련이다. 이 소설은 "수필"이라는 제목처럼 작가 스스로가 어린시절을 보냈던 관촌마을에서의 기억들 - 특히 여러 평범한고도 독특한 사람들과의 - 을 연작 소설로 엮어낸 것이다. 시간의 흐름을 따른 것이 아니라 인물 한명 한명을 추억하며 써나간 그런 작품이다.

  성석제의 "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를 읽으면서 뒤집어지며 웃었던 것과는 달리, 비슷한 배경과 소재를 갖고 썼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는 가슴이 따뜻해 지는 느낌과 미어지는 슬픔을 느꼈다. 한사람 한사람의 목숨이 작지 않기에, 그 삶이 작은 느낌이 아니기 때문에 이 책을 읽으면서 페이지를 정신없이 넘기며 한명 한명의 이야기에 집중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다소 읽기 어려운 만연체이고 주제가 무엇인지 정확히 잡히지 않은 "수필"같은 소설이기에 가끔 지루하기도 했지만 일단 이야기의 맥락이 잡히고 인물이 머리속에 그려지기 시작하면 이웃집 사랑에서 밤새워 이야기를 듣듯이 그렇게 읽을 수 있었다.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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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에 1 - 군사 역사편
스티븐 앰브로스 외 지음, 이종인 옮김 / 세종연구원 / 200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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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 역사라는 장르가 있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서 처음 알았다. 전에 "반삼국지"같은 책들 - 삼국지의 팬픽 혹은 패러디-을 읽어본 적은 있지만 실제 있었던 역사에 대해 여러 가상을 해 본다는 것은 재미있는 일이다.

  다만, 고대의 일을 뒤집으면 현재의 역사가 너무 많이 바뀌어서 감이 안오고, 근대의 역사는 미국의 독립전쟁과 남북전쟁 이야기가 너무 많아서 재미가 없었다. 고대 로마와 그리스 역사들은 익히 알고 있는 이야기라 실제 역사와 비교도 가능했지만 근대사는 그렇지 못했다는 이야기다. 특히 미국 잡지에 실렸던 이야기라 그 짧은 미국 역사, 그중에서 두 번의 전쟁에 관한 에피소드가 무려 6편은 된다. 로마사에 관한 에피소드를 하나 실었으면서 말이다. 모르는 이야기는 나와 관계 없는 "재미없는"이야기일 뿐이다.

  읽고 나서의 이야기지만 이 책을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권한 신문과 서평들을 이해하기 힘들다. 그 추천들이 아니었다면 별로 읽고 싶지 않았을 그런 책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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